청계 폭포 _강은교
나 늙고 늙었다
흰 머리칼 시간의 장대에 매달려 깃발처럼 펄럭인다
쭈글거리는 살은 어둠의 장식 같은 것
혀는 꿈꾸고 꿈꾼다
돌의 날개 밭을
지층들이 부활의 동굴로 걸어 들어가는 것을
어느 밤엔가는 천둥소리 흩날리며
번개의 은빛 장대 휘두르리
나 늙고 늙었으나
네가 껴입은 내 눈썹 도도히 흐르는
부활의 동굴에서 그가 일어서는 것처럼
그렇게 일어서리
장대하게 장대하게 펄럭이리
詩 감상_양현근 시인
불멸의 시간에 매달려
장대하게 펄럭거리는 폭포의 성난 목소리를 기억한다
비록 지금은 늙고 흰 머리칼 성성하여
무한낙하의 고통과 상실의 시대를 건너가지만
우레처럼 쏟아져 내려가 언젠가는 너른 땅위에
새로운 생명으로 화려하게 부활하리라
그 빛으로 푸르게 푸르게 일어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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