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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체재의(量體裁衣)]국가보조금, ‘짬짜미 눈 먼 돈’ 오명 벗을 수 있을까

'양체재의(量體裁衣)’란 일을 실제 상황이나 형편에 맞게 처리해야 한다는 의미의 고사성어입니다. 평소 법률과 정책은 현실을 정확히 파악한 후에 그에 맞도록 만들어지고 적용되어야 한다는 문병윤 변호사의 주장이 담긴 연재물이기도 합니다.  

 

(조세금융신문=문병윤 변호사) 정부가 ‘보조금 부정수급 관리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부정수급 사례를 보면 액수와 수법이 범죄 수준이다. 어린이집 원장은 보육시간을 허위로 신고하고 실제 등원하지 않는 원아들을 허위 등록하는 방법으로 기본보육료 1억원 상당을 부정수급했다.

 

저소득층 에너지효율개선사업을 수행한 시공업체는 허위 공사사진, 허위 시공확인서 등을 제출하는 방법으로 시공비와 자재비 등으로 6억 8500여 만원을 편취했다.

 

FTA 폐업지원금 지급업무를 담당한 공무원은 지급대상자도 아닌 자신과 자신의 아내 등을 지급대상자로 허위 입력하는 방법으로 지원금 1억 5800여 만원을 받아갔다.

 

부정수급자 작년보다 3배 늘었지만 처벌은 ‘글세’

 

보조금이란 국가가 민간의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예산을 사용하여 재정원조를 해주는 제도다. 국고보조금은 보조금 이외에 부담금, 교부금, 조성비, 장려비, 위탁금 등 다양한 명칭으로 사용되는데, 그 규모는 2017년도 94.5조원, 2018년도 105.4조원, 2019년에는 124.4조원으로 매년 늘고 있다. 보조금은 18개 모든 부처의 소관 사항에 지급되는데 보건복지부가 46.7%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농식품부 8.6%, 고용노동부 8.4% 순이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부정수급 건수는 12만 869건, 부정수급 금액은 1854억원이다. 간단하게 계산해보면 부정수급액은 전체의 0.3% 수준에 불과하지만, 문제는 작년보다 부정수급 건수가 3배 가량 늘었다는 점이다. 내용과 수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보조금은 눈 먼 돈’이란 말도 빈말이 아닌 셈인데, 눈 먼 돈이라고 해서 처벌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현행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일명 보조금법)’에 따르면, 부정수급, 부정사용, 사업무단변경 등은 모두 처벌 대상이다.

 

① 부정수급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부정수급자 뿐만 아니라 부정을 알고 지급해준 사람도 처벌 대상이다.

 

②보조금 용도 외 사용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

 

③ 보조사업 무단변경이나 중단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다. 업무상 횡령·배임죄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고, 사기죄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니 부정수급죄도 결코 만만한 범죄는 아닌 셈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보조금은 눈 먼 돈’이란 공식이 성립했던 이유는 보조금 부정수급이 형사처벌까지 이어진 사례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장 필자가 경험한 바로도 보조금 부정수급(사용)이 적발된 경우 담당자 선에서 적당히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괜히 문제를 삼아봐야 담당자까지 처벌되거나 최소한 관리감독책임을 져야 했기 때문이다. 보조금은 사회적 약자에게 지급되는 예산이라는 정책 취지도 부정을 적극적으로 밝혀내려는 의지를 약화시켰다.

 

공정성 위해 민간전문가에게 맡겨 추진해야

 

정부가 ‘부정수급은 재정누수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하여 정부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범죄’라고 규정하고 적극적인 대응책을 내놓은 점은 긍정적이다.

 

특히 부정수급자의 고발 및 수사결과 통보를 의무화해서 사문화된 처벌규정의 취지를 되살리려는 의지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처벌이 만능은 아니지만 형사법의 예방적 기능을 전혀 작동시키지 않는 행정부의 태도는 국민의 대표자인 입법기관에 대한 도전이기 때문이다.

 

대규모 전국단위 신규사업의 시행 전에 민간전문가에게 컨설팅을 맡기는 정책은 조심스럽게 추진해야 한다. 보조금 사업은 ‘그들만의 리그’인 경향이 강하다.

 

소위 그 분야의 ‘고인물’들이 각종 사업을 독식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민간 사업자가 아이디어를 담당자에게 제안하고, 담당자는 그대로 사업을 공고해 제안자가 손쉽게 사업을 따내는 짬짜미 사례까지 있다.

 

이들이 노하우를 갖춘 전문가라는 명목으로 컨설팅까지 독점하게 된다면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정책 취지에 역행할까 우려된다.

 

보조금은 민간의 창의성을 활용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 시스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재원이다. 정부의 이번 정책은 재정관리의 측면이 강하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 각종보조금 사업의 결과를 분석해 타당성을 검토하고 문제해결의 효용성을 관리하는 차원의 정책까지도 기대한다.

 

 

[프로필] 문병윤 법률사무소 수영 대표변호사
•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 사시 54회(사법연수원 44기)
• 국회 보건복지위 행정안전위 비서관
•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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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유찬 조세재정연구원장 "보편증세, 자산·소득 과세부터 앞서야"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저성장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조세재정에 대한 다양한 정책이슈가 나오고 있다. 과도한 경제적 집중, 수출·내수구조, 고령화와 사회안전망, 자산과세, 복지재원 마련, 수도권 집중화, 재정집행 효율화 등 지금까지 한국경제와 사회를 이끌었던 패러다임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난제들이다. 김유찬 조세재정연구원장은 구조적 문제가 고칠 수 없이 커졌다는 것은 과거와 다른 국면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위기를 돌파하는 방법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라 공정한 규칙이 적용되는 상황에서 현재 우리상황에 맞는 적응방식이 무엇인지 찾는 것이라 말한다. 11월 20일 세종시에 위치한 조세재정연구원에서 김유찬 원장을 만났다. 다음은 김 원장과의 일문일답. Q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취임 후 600일이 됐다. 소회는? A 생각했던 것보다 연구원 운영과 행정이 일이 많았다. 지금은 많이 정리됐으며,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데 더욱 집중하려 한다. Q 조세재정 측면에서 한국 경제의 선결 과제는? A 사회안전망을 확충을 위해 복지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세부담이 공정하게 분담되도록 공정 과세를 유지하는 것이다. 모든 국민이 자신의 능력에 맞춰 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