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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조세금융신문=김미양 한국분노조절교육협회 회장) 추석하면 황금빛 들판과 가지가 휘어질 정도로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있는 풍성한 결실을 떠올리지만 올해는 추석이 일렀는지 이제야 들판이 노랗게 물들기 시작하고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자연의 이치는 늘 이렇듯 순리대로 흐른다. 온도와 일조량이 맞아야 결실을 맺고 단풍이드는 것이다. 이러한 것 외에도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거나 자신에게는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만 보편화시키면 그 범주에서 일어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라는 사실도 어찌 보면 큰 틀 안에서는 자연의 순리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무슨 의미인가 하면 사람의 출생에서 사망에 이르는 길이 한 개인의 역사로 보면 다다르고 특별하지만 인간의 발달사 측면에서 보면 연구된 것처럼 ‘라이프사이클’ 안에서의 발달과정일 뿐이다.

 

출생하여 신생아기, 유아기, 청소년기, 성인기, 노년기를 거쳐 사망하는 것은 중도에 사고나 병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의 경우도 있지만 누구나 겪는 일이다. 이러한 일들은 개인에게 기쁨과 즐거움으로 기억되는 일도 있겠지만 슬픔과 아픔을 주는 일로 기억되는 일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같은 일로 기쁨과 슬픔을 느끼는 것이 아니고 같은 일로 같은 종류의 감정을 느낀다고 하더라도 강도는 다를 수 있다. 이것은 누구에게나 노년기가 오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마음이 다 다르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서른이 지나며 마흔이 다가올 무렵, ‘흔때’가 다가온다면서 마음속으로 슬퍼했던 기억이 난다. 왠지 찬란했던 삼십대가 지나고 맞는 사십대는 중년으로 들어가는 관문 같아서였는지 모른다. 그래서 마흔을 앞두고 친하게 지내던 언니들도 싱숭생숭해하며 나이 들어가는 자신을 만나고 싶지 않아 옷도 더 어리게 입고 아줌마라 부르면 예민해하고 그랬던 기억이 문득 난다.

 

그러나 오십대가 되자 나이 드는 것에서 의외로 홀가분했고 나이 들어가는 것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나를 만나게 되었다. 나만 그런가 생각해서 주변에 물어 보았더니 대부분 답이 비슷했다. “이제 나이 들어가는 게 서럽지 않아. 주어진 시간들을 잘 지내야지.”

 

누구든 지나가는 사춘기도 호되게 앓고 지나가는 아이들이 있다. 혼자만 힘든 것이 아니고 가족들을 힘들게 하고 걱정에 빠지게 하는 아이도 있다. 반면에 “사춘기가 왜 저렇게 조용히 지나가지?”하는 아이들도 있다.

 

그 형태가 어찌되었든 평생 가는 사춘기는 없다. 오죽하면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말이 있을까싶게 방황하고 힘든 시간을 보낸 아이라 하더라도 성인이 되면 가족을 부양하고 맡은 일에 책임을 다하는 성실한 사회인이 되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준다.

 

그래서 중학교 시기의 자녀 문제로 힘들어하는 부모를 보면 “곧 지나가요. 그 때를 위해 관계

를 나쁘게만 하지 마세요. 부모-자녀 관계는 바꿀 수가 없고 그 관계가 잘 유지되어야 하니까요”하고 조언해 준다.

 

계절의 변화를 지구의 자전과 공전이라는 과학적인 현상으로 설명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그저 “봄이 왔네. 날씨가 따뜻해 질거야”, “겨울이 왔네. 춥겠구나” 한다. 그것처럼 사십대가 되면 비로소 “내가 중년이 되어가는 구나” 하다가 60대가 되면 “이제 나도 노년이 되어가는 걸까?”하다가 70대가 되면 “나도 이제 노인이구나” 하고 생각할 것이다.

 

어찌 보면 세포의 성장과 소멸로 설명하면 인간의 노화가 쉽게 설명되는 데도 사람들은 자신에게 오는 ‘노화’라는 현상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60대가 되면 나타나는 여러 가지 신체적인 노화현상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젊은이들의 체력기준에 맞추어 활동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을 보면 ‘이제 오래 쓴 몸이니 달래가며 써야지...’하고 여유로운 마음을 가진 노인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나도 예외는 아니지만 여러 가지 시술과 수술이 발달하여 외모도 과거의 노인들보다 젊게 보이는 나이 든 사람들이 많다. 그래도 ‘아이고 팔다리 허리야’하고 자신의 여러 부위에서 노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인정하고 있다. 다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응하는 가의 방식이 다를 뿐이다.

 

중년기에 접어들며 호르몬의 균형이 깨지기 시작하며 나타나는 신체적인 변화와 정신적인 변화 및 대사 증후군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갱년기’라고 부르는데 갱년기에 대한 대응방식도 사람에 따라 다르다. 갑자기 이유 없이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다가 의기소침해지는 등 심한 감정의 기복을 보이는 중년기의 여성을 보면 ‘갱년기야?’ 이렇게 질문한다.

 

그런데 근육은 점점 사라지고 하복부에 쉽게 살이 붙고 심지어 키도 작아지는 등 외모에서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기억력과 인지 능력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하며 성기능도 조금씩 감퇴되기 시작하는 중년의 남성을 보면 ‘갱년기일지도 몰라’ 하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남성의 갱년기는 노화 현상과 맞물려 나타나기도 하지만 남성에게 갱년기가 있다는 시각 자체가 생소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남성에게도 호르몬분비의 불균형으로 갱년기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그에 대한 대비를 하자.

 

어느 날부터 뉴스만 보던 남편이 드라마의 슬픈 장면을 보고 눈물을 훔치는 것을 보고 놀라는 아내들이 있는데 이는 남성갱년기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또, 본인 의지와는 달리 쉽게 화를 내고 짜증을 내고 가족이나 후배의 작은 실수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자신감과 결단력, 추진력 등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이는 남성호르몬이 줄어들면서 뇌에서 기분을 좋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분비량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여성들도 점점 복부에 지방이 쌓이기 시작하지만 남성들도 테스토스테론이 줄어들면서 지방 축적이 심해져 뱃살이 많이 늘어나고 혈관 탄력이 떨어져 혈관 안에 지방이 잘 쌓여 고지혈증·고혈압위험도 커진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혜준 교수는 “테스토스테론은 기억력과 인지력에도 관여하는데, 특히 공간지각능력과 관련 있다”며 “그래서 갱년기가 되면 길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새로운 길을 익히는 데도 전보다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또, 테스토스테론은 혈관을 확장해 음경 내로 혈액을 유입시켜 발기를 돕는데,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떨어지면 발기가 잘 안 되는 등 성 관련 기관의 기능 저하가 남성갱년기의 주요증상이다. 이러한 갱년기증상에 테스토스테론을 투여하면 성 기능과 우울감, 체력저하 면에서 빠른 효과를 볼 수 있으니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야 한다.

 

단,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데 특히 전립샘비대증이 중증 이상이거나, 전립샘암 위험이 있다면 남성호르몬 투여를 해서는 안 되니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치료에 임해야 한다.

 

가을이 되니 앞으로의 날씨는 점점 추워질 것이다. 이것은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말이다. 나이가 들면 노화가 되고 여러 가지로 기능의 저하가 올 것이다. 이 말 역시 지극히 상식적이고 일반적인 이야기이다.

 

그러나 날씨 이야기에는 자신에게 다가 올 계절에 예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서 노화는 자신을 비켜 갈 것이라고 기대(?)하며 젊은이 같다는 말에 기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것은 자신에게 비상식적인 일이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갱년기가 온 것을 순리로 받아들인다면 아마도 순탄하게 갱년기를 보낼 수 있을 것이리라.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일을 나만의 이벤트로 받아들이지 않기! 이것이 누구나 지나야 하는 ‘갱년기’라는 관문을 잘 통과하는 비법일 것이다.

 

[프로필] 김 미 양

• 한국분노조절교육협회 회장

• 교육학박사 • 에듀플랫폼 대표
• 인성교육, 생애주기에 따른 인생설계, 행복100세, 마음관리 강의
• 안양지청 예술치료전문 위원
• ‘달 모서리에 걸어둔 행복’ 저자

• 한국문인 등단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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