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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규·판례] ‘대우차 상환우선주 사건’ 배당으로 바뀐 이자, 세금 어떻게 했어야 했나

부실기업 어음을 상환우선주로 전환
‘부채는 자본으로, 채권은 출자로’ 글자만 바꾼 명찰
국제회계기준상 상환우선주는 부채, 한국만 자본 고집
심판‧판결로는 어려운 과제…법령 정비 필요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감사원이 최근 산업은행의 대우자동차 상환우선주 배당금 사건을 두고 조세심판원의 규정을 벗어난 과도한 숙고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조세심판원은 세금 불복 행정심판업무를 맡고 있고, 통상 심판 의결은 주심 심판부에서 심판관 회의를 통해 생산되지만, 기존 심판사례가 없는 사건이나 새로운 사안의 법 적용을 요구하는 사건의 경우 심판원장까지 참여하는 합동회의를 통해 의결한다.

 

그런데 심판원은 심판관 회의 의결 건을 합동회의로 가져가 보류결정이 났고, 다시 심판관 회의 의결을 거친 것을 합동회의에서 의결하고, 이 의결 건을 다시 심판관 회의로 보내 의결토록 했다.

 

감사원은 규정위반이라고 낙인을 찍었지만, 심판관 의결과 합동회의를 두 번이나 왔다갔다하게 한 심판 결정은 대관절 어떤 것이었을까.

 

 

◇ 모든 것은 대우차 부도에서 시작됐다

 

50조원 회계사기를 감행하던 대우그룹은 외환위기 당시 회계사기행각이 드러나 1999년 결국 부도처리됐다. 대우자동차도 인수희망자인 제네럴 모터스의 가혹한 구조조정 요구에 버티다 2000년 11월 8일 주채권자인 산업은행 판단에 의해 부도처리됐다.

 

부도가 나면 가장 화급해지는 것은 노동자와 채권자다.

 

노동자들은 2000년 12월 1750명의 대량해고 통보에 처절하게 반대했고, 2001년 2월 4200명의 경찰병력이 투입돼 2개월여간 대치를 벌였고, 전의경 병력의 방패찍기와 몽둥이질에 수십여명의 근로자가 구타 당하는 장면이 지상파 방송을 탔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대우차의 주채권자였던 산업은행의 행보가 주목을 받았다. 대우차에 사망선고를 내리긴 했지만, 대우차에는 부평‧창원공장이 있었고, 수백의 부품 협력사가 있었고, 수천의 근로자가 있었고, 전 세계 매출처도 있었다.

 

자동차 매니아들에게는 가끔 웃음거리가 되긴 하지만, 보령 미션(충남 보령공장 생산 변속기)도 그럭저럭 괜찮은 평가를 받으며 여러 국가에 판매됐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직접 경영에 참여할 수도 없고, 외환위기 사태로 법정관리를 하기도 어려운 상황. 산업은행이 내린 답은 미국 제네럴 모터스(이하 GM)의 인수였다. 경영은 GM이 하되 대우차가 한국과 해외에 만든 산업생태계를 유지해달라는 것이 조건이었다.

 

하지만 GM은 자동차 전문생산 기업이라기보다는 브랜드 자동차 기업을 여러개 사서 그 브랜드들의 운영울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었고, 허머, 폰티악, 새턴 등 10여개 문어발 브랜드 경영을 통해 수익을 올리다가 2008년 금융위기에 직격타를 받아 미국 정부 소유 공기업으로 바뀌면서 자회사 및 브랜드를 대거 정리했다.

 

이 과정에서 대우차는 쉐보레 브랜드에 편입되어 한국GM, 한국 지사로 격하되었고, 2018년 군산공장 폐쇄 등으로 지역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

 

 

◇ 배당으로 바뀐 이자, 영등포세무서 전투

 

산업은행으로서는 어쨌든 빌려준 돈을 받을 대상이 생겼으니 한 고비 넘기긴 했지만, 돈 받을 방법이 중요했다.

 

여기서 등장하는 논리가 채무의 배당화다.

 

대표적 사례를 들어보면 부실정리기금이 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정부와 15개 금융기관들은 기금에 출자한 돈으로 금융사들이 보유한 부실채권을 사들였다.

 

이 기금은 2013년 운용기간이 끝나면서 산업은행 및 15개 금융기관들이 이익분배금을 받았는데 산업은행과 이들 금융기관들은 법인세법에서 이익분배금은 세금을 물릴 수 없는 돈이라고 주장했다.

 

기업배당은 기업이 돈을 벌고 남은 이익이 있을 때 거기서 세금을 뺀 순이익을 배당하는 것으로 배당 전 한 차례 법인세를 거치게 된다. 그리고 배당 후 배당 받은 사람은 배당소득세를 내게 된다.

 

다만, 앞서 배당 전 법인세를 한 번 거쳤기에 세무상으로는 조정이란 작업을 한다.

 

 

개인의 경우 2000만원 초과 배당에 대해서는 앞서 낸 세금을 빼주는 조정(귀속법인세)를 하고 기업의 경우는 자회사 또는 출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세금 계산에서 빼준다. 자회사가 이미 배당하기 전 세금을 냈고, 남은 순이익을 모회사로 보낸 건 자본의 이동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세심판원과 1심 법원에서는 기금운용사인 캠코와 금융기관들은 부모-자회사가 아닌 완전히 개별 회사고 따라서 법인세는 각 회사에 별개로 매기는 것이기에 이중과세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청구를 기각했다.

 

대우차의 경우는 약간 형태가 달랐다. 대우차는 2002년 9월 채권단에 1조5153억원 규모의 단기 약속어음을 발행했는데, 부도 등으로 곳간이 텅텅 빈 대우차가 1년 만에 이 돈을 다 갚을 수가 없었다.

 

주채권자인 산업은행은 이 어음을 산업은행 채권부에 넣어서 이 어음을 근거로 상환우선주를 발행했다. 그리고 산업은행 채권부는 2015년 1월 28일 대우차 상환우선주에서 나온 주식배당을 산업은행에 지급했다. 상환우선주 발행 이후에도 대우차가 배당금을 낼 여력이 없었으니 이런저런 밀린 돈이었던 셈이다.

 

산업은행은 이 배당금은 우리 회사가 대우차에 출자해서 받은 배당금이기에 받은 배당금은 세금계산에서 빼달라고 국세청에 요구했다.

 

 

상환우선주라는 게 얼핏 자본의 일종인 듯 싶지만 국제적으로는 아니다.

 

상환우선주는 기업이 돈을 어디서 갔다 써야 하는데 유상증자는 어림도 없고, 어음도 안 되고, 채권도 못 발행할 때 발행하는 일종의 변칙 채권이기 때문이다.

 

상환우선주를 받은 채권자는 처음에는 우선주 배당률에 따라 고배당을 받다가 우선주에 적힌

상환기간이 오면 우선주 금액만큼 기업에 돈 갚을 것을 요구할 수 있다.

 

상환우선주와 채권과 비교해 보자면 상환우선주 배당률은 이자, 상환우선주 자체는 채권, 상환우선주에 적힌 상환기간은 채권 만료기간가 정확히 일치한다. 이름만 다르지 기능은 똑같은 셈이다.

 

상환우선주는 보유자(채권자)가 상환기간 만료 후에도 우선주 형식으로 갖고 있을 수 있는 권리가 있기는 하지만, 상환청구권이 상환우선주에 본질이기에 우선주는 채권에 부가된 속성이다. 국제회계기준에서는 상환우선주를 부채로 판단한다.

 

국세청 입장에서는 기업에 돈 빌려주고 그 대가로 받은 이자를 중간에 신탁회사 하나 끼워서 출자 배당금으로 세탁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맞섰고, 산업은행 측은 출발이야 어음에서 시작됐지만, 대우차가 도저히 돈을 못 갚을 상황에서 상환우선주 형태로 바꿔준 거고 상환우선주도 국제회계야 어찌됐든 국내 기준으론 자본이 맞으니 출자가 맞지 않느냐, 그러니 수입배당금이 맞다고 되받아쳤다.

 

이 전쟁에 참가자인 금융사들의 세적지는 영등포세무서였다. 

 

 

◇ 심판원, 고민 또 고민

 

산업은행이 대우차 상환우선주 배당금은 수익이 아니니 세금 계산에서 빼달라는 청구가 2016년 8월 23일 들어왔고, 이 사건은 처음 2심판부에 배당됐다.

 

대우차 사건은 단순히 채권-채무 관계만이 아니라 노동자 강경탄압, 지역경제 붕괴와 먹튀논란 등 사회적 여파가 심각한 사건이고, 현재도 우발요인이 잠재돼 있으며, 곳곳마다 핏자국이 묻어 있는 사건이기도 하다.

 

 

2017년 12월 6일 2심판부가 인용결정을 하자 심각한 사회적 파장과 상환우선주에 대한 새로운 법령해석을 우려하던 당시 심판원장은 2018년 3월 9일 심판원장이 심판 의결에 참여하는 합동회의를 연다. 여기서 9:9로 나와 보류가 됐는데, 법률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청구를 기각하는 것이 맞았다.

 

그런데 이 사이 새로운 심판원장이 임명됐고, 새 심판원장은 이 사건의 중대성을 볼 때 보다 숙고가 필요하다며 3심판부에 넘겼고, 3심판부가 2018년 6월 27일 기각결정을 내리자 심판원장이 참여하는 합동회의로 가져갔다.

 

2018년 10월 12일 새 심판원장은 합동회의 참석자 다수가 산업은행 요구를 들어주자는 ‘인용’ 의견을 내놓자 이것을 3심판부로 다시 보내 2018년 11월 6일 산업은행의 요구를 최종적으로 수용하는 의결을 내렸다.

 

심판원장이 심판에 직접 참여하려면 합동회의를 열어야 하고 합동회의를 열려면 1차적으로 심판부 의결이 끝나야 되는데 새 심판원장이 이 제도를 재차 적용해 한 번 거치고 끝나야 할 ‘심판관 회의-심판원장 참여 합동회의’를 한 번 더 거치게 한 셈이다.

 

 

◇ 비어 있는 법의 틈

한국-국제 회계기준 간 괴리

 

심판원 상황을 보면 전임 심판원장 시절에 최종 결정되지 않은 건을 후임 심판관 시절에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되는 형태다.

 

규정에 맞지는 않은 행정절차이긴 하지만, 신탁회사를 중간에 끼워넣고, 어음을 상환우선주로 바꾸어 이자를 배당으로 지급한 건에 세금을 매기지 말아야 할지 감사원은 판단을 내리지 않으며, 조세불복 영역에서도 애매하다.

 

국제회계기준에 따르면 상환우선주는 발행기업(채무자) 입장에서는 자본이 아니라 엄연히 부채이며, 한국이 이를 변칙적으로 운용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심판원의 어긋난 절차는 고쳐야 하지만, 부실관리기금 배당금 소송도 있었기에 심사숙고 자체를 문제가 있다고 하기 어렵다. 이를 방증하듯 조심 2018서4113, 조심 2018서4254, 조심 2019서357 사건처럼 과세가 맞다고 반대되는 심결도 있다.

 

대법 2020두53958은 산업은행의 청구를 최종 수용했고, 대법 2020두5395는 산업은행과 동일 쟁점의 청구를 수용했다.

 

하지만 국제회계기준과 한국 간 회계처리에 어긋난 부분은 여전하며 이는 앞으로 어떤 공방을 전개할지 모른다.

 

게다가 상환우선주도 여러 권리에 따라 속성이 다르며, 상환전환우선주 등 여러 형태가 있어 무조건 자본으로 분류되는 것도, 무조건 부채로 분류되는 것도 아니다.

 

명확해야 할 조세법 영역에 불투명성에 노출돼 있고, 노출된 영역이 커진 만큼 빠져나가는 세금도 커진다.

 

법령 정비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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