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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우리 공부할 땐 나왔다"…변호사, 세무사 자격증 자동지급 재점화

법 개정으로 이익침해 발생시 소급 이익보장 원칙
세무사 자격증 제도는 납세자 위한 것…변호사 기대이익 아니야
소급효 하더라고 기준선 마련, 쉽지 않아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2018년 이후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 중 일부에게 세무사 자격증을 지급할 이유가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법적으로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 자동부여가 보장되던 시기에 공부해서 변호사 자격증을 딴 사람들에 자격증을 주지 않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세무자 자격 자동부여를 기대하고 공부한 시점을 언제부터로 봐야하는지 실무적인 영역에서는 기준선을 긋기가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3일 발표한 ‘이슈와 논점 - 세무사 자격 취득을 둘러싼 현안과 과제’ 보고서에서는 2018년 1월 1일 이후 변호사 자격 보유자 일부에게 세무사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변호사는 원래 변호사 자격 취득 시 세무사 자격증도 함께 받았지만, 세무사법 개정으로 인해 2018년 1월 1일 이후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부터는 자격증을 주지 않았다.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증 자동 부여는 납세자를 대신해서 세무업무를 봐줄 민간전문가들이 턱없이 부족했던 1960년대 들어온 제도인데 현재는 세무사 선발 시험을 통해 배출되는 세무사가 연간 700명이나 된다.

 

세무‧회계 제도도 매우 복잡해져 회계나 세무학은커녕 경제학도 모르는 변호사들에게조차 세무사 자동 발급 제도를 이용해 세무사 활동을 보장해주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변호사 공부할 때만 해도 세무사도 받을 수 있었는데 변호사가 되고 나니 없어진 사람들은 억울한 부분이 발생한다.

 

법으로 보장된 이익이 법 개정으로 사라졌을 경우 해당 이익 취득을 위해 활동을 한 사람에 대해서는 그 이익을 보장해주는 사례가 많다.

 

법으로 보장된 이익이 있는 시점에서 이를 노리고 관련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법이 바뀌어 그 이익이 사라지면 닭 쫓던 개 꼴이 된다.

 

따라서 입법 실무에서는 이익이 사라질 것을 몇 년 전 미리 고지하거나(일몰법) 미리 고지하지 않은 경우 법 개정 이전에 사업활동을 한 사람에게만 그 이익을 보장해준다(소급효 적용).

 

입법조사처는 세무사 자격증 자동 부여가 몇 년 전부터 폐지를 예고한 것이 아니고 예고 없이 갑자기 사라진 것이라며, 2018년 1월 1일 이후로 변호사가 된 사람들도 후자의 경우를 적용해 소급효를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법 개정 이후에 변호사가 되겠다고 공부한 사람들은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실무적으로는 변호사 공부를 한 시점을 어느 시점으로 볼지를 두고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예를 들어 법대 입학한 시점으로 볼지, 아니면 로스쿨을 입학한 시점으로 볼지, 초등학교 때부터 변호사를 목표로 한 고등학생은 세무사 자격증에 대한 기대이익이 없다고 딱잘라 배제할 수 있는 것인지 명확한 선을 긋기가 쉽지 않다.

 

세무사 협회에서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렸다.

 

세무사 협회 관계자는 “법 개정으로 사라진 이익을 보장할 때는 기업처럼 명백히 해당 이익을 목표로 사업했다는 것이 실제 활동으로 의심할 여지없이 충분히 입증될 때 가능한 것”이라며 “변호사 수험생들의 마음 속에 기준선을 긋는다는 게 가능해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갑자기 세무사 자격증이 사라져 로스쿨 학생들이 억울한 심정도 이해가고, 입법조사처에서도 이 정도 말은 할 수 있다고 본다”고 하면서도 “세무사 자격증 제도의 진짜 목적은 변호사도 세무사도 아닌 납세자를 위한 것인데 그 점에서 보면 타당성을 얻기 어려워 보인다”라고 전했다. 

 

그는 “변호사든 세무사든 납세자는 세무사 자격증만 믿고 일을 맡긴다”라며 “세무사 자격증은 그 자체로 세무회계, 세법, 경제학 영역의 전문성을 담보하고 있기 때문인데 변호사 자격증은 그러한 담보가 없어서 세무사 자동취득이 사라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변호사 수험생의 세무사 자격증에 대한 기대를 충족하고자 납세자가 세무회계를 잘 모르는 변호사를 찾아가도록 방치하는 것은 세무사 제도의 근본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변호사 업계는 입법조사처가 제기한 쟁점을 배제한 바 있다.

 

변호사 협회는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자동취득 폐지, 세무사 자격을 자동취득한 변호사의 업무 제한 영역에서 세무사 협회와 대립해왔다.

 

변호사 협회는 이 과정에서 2018년 1월 1일 이후 변호사를 취득한 사람들은 완전히 배제하고 2017년 12월 31일 이전 자격을 취득한 변호사의 세무사 활동으로만 쟁점을 좁혀 법리를 전개해왔다.

 

2018년 1월 1일 이후 자격을 취득한 변호사들은 변호사 협회의 행동에 반발했지만, 변호사 협회는 수용하지 않았다. 이는 단순히 일개 직역 협회의 결정이라고 할 수 없다. 변호사 협회는 변호사 내부통제, 징계권한 등을 갖고 있는 법정단체이기 때문이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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