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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기획]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⑦ 조덕현 후보, “조합장이냐, 양돈업자냐” 비판 쇄도

일파만파로 번진 '非농협' 사료 이용 사태
조덕현 후보, 저렴한 非농협 사료 이용 문제없어
협동조합 이념, 농협회장 자질 문제로 번질 조짐

 

(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최근 선거를 목전에 두고 동천안농협의 조덕현 후보가 농협계통 사료가 아닌 민간업체 사료를 이용해 왔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골자는 ‘진왕영농조합법인’ 등 조 후보가 운영하는 양돈회사에서 지역 축협이 생산하는 사료를 사용하기보다는 민간업체 제품을 사용해 왔다는 것이다. 조 후보는 주로 미국의 곡물메이저인 카길과 우성 등의 국내 업체 사료를 이용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조 후보는 언론을 통한 반박 기사에서 농협사료가 외부 사료보다 20%가량 비싸 사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해명에 대해 농협에 근무하는 축협 전문가는 “농협계통 사료 가격은 지속적인 가격 인하 등을 통해 가격이 많이 낮아졌는데, 농협사료가 맥락도 없이 20%나 비싸다는 설명은 터무니없는 말이다.”라고 지적했다.

 

조합원을 섬기는 조합장이 이윤을 쫓아 농축협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공동구매 원칙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는 비판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이유다. 물론, 조 후보가 조합장이 아니라 단순히 성공한 기업인이라면 전혀 문제 될 게 없다. 하지만, 협동조합의 이념을 담아낼 농협회장에 출마한다면, 매우 심각한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 농축협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조덕현 후보는 ‘진왕영농조합법인’을 포함 5개의 양돈법인을 통해 4~5만 두의 돼지를 키우는 대형 양돈업자로 알려졌다. 이 법인의 매출액은 2022년 기준 315억원으로 동종업계에 견줘 12위에 해당할 정도로 규모가 큰 사업체다. 또한, 매년 5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둘 정도로 수익성도 양호하다. 이 정도면, 지역 양돈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할 것으로 예상될 뿐만 아니라, 성공한 기업인으로 평가할 만하다.

 

최근 ‘저렴한 사료“ 사태가 후보 자질 문제로 번지자, 조덕현 후보는 이와 관련된 추측이나 악의성 비방 보도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적반하장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더 커지며 이번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분위가다. 협동조합의 리더인 조합장이 협동조합의 운영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 것도 문제이고, 상업성에 물든 도덕적 해이도 문제라는 비판이 거세다. 본지는 복수의 협동조합 전문가와 농협 관계자를 대상으로 조 후보가 언급한 “저렴한 사료” 사태가 농협중앙회장 자격과 충돌하는 지점을 살펴봤다.

 

첫 번째 문제는 협동조합 경쟁력의 원천인 ‘농협사업 전(全)이용 원칙’을 위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합원들이 농협 제품을 최대한 이용해야 사업경쟁력이 높아지고 조합원에게 이익을 돌려줄 수 있다. ‘공동구매’를 통해 물량 규모화를 지원해야 가격교섭력이 높아지고, 운영비용이 절감되기 때문이다. 결국 대농(大農)의 농협사업 이탈은 농협의 사업경쟁력 약화시켜 농가의 농협사업 이용을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협의 협동조합 전문가는 “조합장이 이용하지 않는 농협사업을 어찌 조합원이 이용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두 번째 문제는 조합원 간 상생, 즉 협동조합의 상호부조 원칙을 위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농민은 80% 정도가 소농이기에 농업소득이 매우 낮은 편이다. 대농이나 전업농이 농협의 공동구매에 참여한다면, 가격 인하의 효과를 소농도 누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리회사는 대농을 포섭하기 위해 가격할인을 통해 소농보다 낮은 가격을 제공하게 된다. 하지만 대농이 농협 사업을 전(全)이용 한다면 소농과 함께 가격할인 효과를 누리게 된다. “조합장이 소농의 이익을 무시하고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행동임을 인식해야 한다.”라는 농협 관계자의 지적이 뼈아프게 들린다.

 

농협의 조합원 기여에 대한 이해 부족이 문제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농이나 전업농들의 경우 농협 제품의 가격이 높기 때문에 농협사업이나 제품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많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가격이 높아도 연간 평균 가격을 비교해 보면, 농협의 가격이 높지 않은 경우도 많다. 설령, 농협의 가격이 높다 해도 농협은 조합원에게 ‘이용고배당’, ‘지도‧지원사업’ 등을 통해 이익을 환원하고 있다. 협동조합 전문가는 “조합장이 단순 가격 문제로 영리회사 제품을 이용한다면, 어떻게 조합원들에게 농협사업 참여를 유도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끝으로, 리더인 조합장이 일반 농민 조합원을 배신하는 행위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조합장의 고유 업무는 조합원들이 농협사업에 참여하도록 지도‧지원하는 것이다. 따라서 조합장이 농협사업을 이용하지 않고 영리회사의 제품을 이용하는 것은 일반 조합원에 대한 배신행위라는 지적이다.

 

조덕현 후보가 저렴한 민간업체 사료를 사용한다는 사실이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협동조합의 정체성 문제가 선거의 막판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후보의 자질 검증이 어려운 농협 선거의 구조적 문제점이 드러나는 사례로 평가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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