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심재완 기자) 카드사들이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가상화폐를 구매할 수 없도록 신용‧체크카드의 사용을 차단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실은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 가맹점을 찾는 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와 국내 카드사 8곳은 지난 15일 회의를 열고 신용·체크카드로 가상화폐 결제를 막는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했다.
여신협회와 카드사들은 이 자리에서 개별 카드사가 결제 내역을 통해 가상화폐 거래소를 찾아낼 경우 상호와 가맹점 번호를 협회에 알리고, 협회는 이를 다른 카드사에 전달‧공유하기로 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가맹점의 경우 각 카드사들과 직접 계약을 하기 때문에 가맹점에 대한 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있어 결제 차단이 쉽다.
문제는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 가맹점의 경우다. 해외 가맹점은 비자‧마스터 등 국제 브랜드 카드사가 계약을 맺고, 국내 카드사는 수수료를 주고 이용하는 구조다.
국내 카드사는 국제 브랜드 카드사로부터 해외 가맹점 정보를 받을 때 시리얼 번호로 구성된 가맹점 코드를 받는다. 하지만 가맹점 코드만으로는 가맹점의 실체를 알 수 없기 때문에 결제 차단이 어렵다.
카드사 관계자는 “결제 차단은 카드승인 요청이 들어왔을 때 해주지 않으면 된다”며 “문제는 그 코드가 어떤 가맹점인지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승인 여부 자체를 판단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신협회와 카드사들은 전날 회의에서도 이 사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뾰족한 해법은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개별 카드사가 해외 가맹점을 찾아내는 방법밖에는 없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현재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가 얼마나 있는지조차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관련 거래소가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파악 자체가 어려운 만큼 별도로 집계된 자료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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