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구기동 신구대 교수) 시간과 공간은 스스로 존재하는 ‘오행’과 사계절의 순환에 의하여 질서가 부여된다.
그 속에 존재하는 모든 만물은 기(氣)로 구성되는데 그 움직임이 클 경우 양기(陽氣), 작을 경우 음기(陰氣)로 구분한다. 음기가 극에 달하면 양기로 변하고 양기가 극에 달하면 음기로 변하면서 끝임 없이 순환을 한다. 이 때 양기는 하늘로 오르고 음기는 땅이 된다. 북두칠성의 7은 이러한 음양과 오행을 결합한 우주의 질서를 나타낸다.
중국의 고대 사서인 주역(周易)은 시간과 공간에서 천지 자연의 운행과 역사의 변화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책의 명칭은 주(周)나라의 역(易)이라는 의미이다.
고유명사는 'I Ching'이지만 영어 'The Book of Changes'다. 그 의미는 ‘생명은 세상에 존재하는 생물의 마음이며, 인간은 세상 만물의 공생에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우주의 거대한 흐름에 순응하면서 현상을 개선해 나가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주역의 원리인 팔괘(八卦)는 전설의 복희씨(伏羲氏)가 처음 그었고, 괘사(卦辭)는 문왕(文王)이 유리(羑里)라는 감옥에 유폐되었을 때 지었다. 효사(爻辭)는 무왕의 아들인 주공(周公)이 지은 것으로 전하고 있다. 역전은 10개 편으로 경문의 내용을 보조하는 '열개의 날개'라는 뜻이다. 그리고, 계사전(繫辭傳)은 공자의 저작으로 인정되고 있다.
주역은 전한 시대의 초연수가 쓴 역림(易林) 16권과 비직이 쓴 역림 2권이 수서에 기록되어 있다. 비직의 역림은 소실되었고 초연수의 역림만 전한다.
초연수는 8괘에서 64괘, 64괘에서 4096괘를 만들어서 오행(五行), 간지(干支), 역율(歷律) 등의 수를 융합하여 길흉화복을 표시했다. 그 중에서 64괘의 괘사와 384개의 효사는 모두 450개의 점사로 이루어져 있다. 괘마다 6개의 효사가 있는데 우주의 진리를 복제해 놓은 만물의 기준(척도)을 의미한다.
골복점(骨卜占)에서 복자(卜者)는 신에게 미래를 묻는 상형문자이다. 술수자(術數者)는 음양오행의 상생과 상극의 원리를 이용하여 점을 친다. 사기의 ‘일자열전’을 보면 일자(日者)와 일관(日官)이 정치에서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영역에 참여하였다. 그들은 시일(時日)을 점치고 자연과 기상(공간)을 살펴서 길흉을 예단(式占)하였다.
식점(式占)은 전국시대에 식반(式盤)을 이용하여 점을 치는 방식이다. 점을 칠 때 사용하는 식반 중에서 육임식(六壬式)은 둥근 원모양의 천반(天盤)이 있고, 아래에 네모난 지반(地盤)으로 구성되어 있다(天圓地方). 천반은 중앙부에 북두칠성, 그 아래쪽에 둥글게 육임 12지신상과 28수를 그린다. 지반은 안쪽에 8천 4위, 중간에 12지, 밖에 28수를 새긴다.
백제시대의 일자는 국가의 중대사를 정당화시키거나 합리화시키는 역할을 담당했다. 주서에 백제인은 음양오행을 이해하고 의약, 복서, 점상의 술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백제의 역(易)박사는 주역을 연구하고 전수하였다. 백제의 20대 비유왕이 송에 사신을 파견하여 역서인 역림(易林)과 식점(式占)을 들여 왔다.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지석은 십간십이지(十干十二支)를 음각하고 있다.
점(占)은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 박힌 민속으로 인간의 지혜를 초월하는 하늘의 수(數)를 얻어서 그 수(得卦)를 해석하는 것이다. 주역의 사고는 행복과 불행을 알려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이치로 사고하고 행동하며, 헛된 탐욕과 불필요한 노력을 줄이려는 지혜를 찾기 위한 과정이다.
이 때 선악(善惡)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자연의 순리에 따른 정도(正道)를 찾아야 한다.
[프로필] 구기동 신구대 보건의료행정과 교수
•덕수상고, 경희대 경영학과, 경희대 경영학석사, 고려대 통계학석사,
영국 리버풀대 경영학석사(MBA), 서강대 경영학박사, 경희대 노화의학박사과정
•국민투자신탁 애널리스트, 동부증권 본부장, ING자산운용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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