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옴브라 마이 푸-아, 편안한 나의 그늘이여! 헨델의 ‘라르고(Largo)’라고도 불리는 이 곡은 <세르세>라는 오페라의 1막에서 나오는 노래입니다. 기악연주로는 피아노와 첼로 등의 악기가 사용된 편곡으로도 연주되고 있습니다. ‘라르고’라는 말에 담긴 의미처럼 이 곡은 매우 느린 곡이기 때문에 자칫 장송곡으로 오해가 생기기도 하지만, 실은 위안과 애틋함을 느끼게 하는 힐링음악입니다. 음악의 어머니 헨델 헨델은 ‘음악의 어머니’로서 추앙받으며, 종교음악인으로서 음악사에 귀한 족적을 남긴 인물입니다. ‘음악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바하와 비슷한 바로크 시기에 활동한 음악인이지요 오페라 <세르세>는 1738년 헨델이 병환으로 육체의 마비를 딛고서 힘들게 올린 작품입니다. 그의 마지막 오페라입니다. 하지만 육체의 고통을 감수하면서 올린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초반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오페라와 달리 극에 코믹적인 요소가 첨가되어 있고, 화려한 아리아 대신 단순한 노래들이 많아 작품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것이 혹평의 전반적인 내용이었습니다. 거기에다 기존에는 카스트라토(castrato, 거세가수)가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수십 대의 하프가 만드는 울림, 상상만 해도 황홀한 그 하모니가 펼쳐집니다 음악의 신 ‘아폴론’. 그리스의 신화 속에 등장하는 아폴론의 손에는 ‘하프’가 들려 있었습니다. 그래선지 하프는 신들이 가지고 놀았던 ‘천상의 악기’라는 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곤 했지요. 이처럼 천상의 영역에 있던 하프를 우리 생활로 끌어들일 수는 없을까에 대한 고민 끝에 켈틱하프를 중심으로 한 <코리아 하프오케스트라>가 창단되었습니다. 이제 신들의 악기 하프가 날개를 접고 우리 곁으로 들어옵니다. 천상의 악기로 인식되던 하프가 이제는 우리 곁으로 가까이 들어옵니다 대중과 소통하고 함께 즐기며, 음악과 함께 노는 삶을 추구하는 생활음악의 선구자, 제임스 정 교수님을 위시하여 창단된 ‘코리아 하프오케스트라(이하 K-하프 오케스트라)’가 하프의 문턱을 낮추었습니다. 대부분의 오케스트라에서 볼 수 있는 그랜드하프 대신, 현의 수가 작고 무게가 가벼우며, 휴대하기까지 편한 모습의 켈틱하프를 사용한 것이 놀라운 신의 한 수입니다. 켈틱하프 오케스트라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거의 존재하지 않는 오케스트라인 만큼, 그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켈틱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낭만주의의 대표적인 작곡가인 <펠릭스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은 호기심과 욕구가 충만한 타고난 여행가입니다. 음악적 영감을 얻기 위해 어디든 맘 편히 다니며 세계여행하기를 좋아했던 그와 그러한 그를 뒷받침하기 충분히 부유했던 그의 가정은 그가 짧은 생애동안 주옥과 같은 명곡을 탄생시키기에 너무나 환상적인 조합이었습니다. 누구보다도 끈끈했던 남매애를 자랑했던 누나 ‘파니 멘델스존(Fanny Mendelssohn)’의 죽음과 그로 인한 고통의 기간을 제외한다면 그의 대부분의 인생은 굴곡 없이 평탄했습니다. 그래선지 멘델스존의 음악은 대부분 평온하고 행복한 기운이 가득합니다. 낭만주의 음악의 거장이라는 별칭이 잘 어울립니다. 멘델스존의 음악을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생활에서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기 위한 음악으로 추천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곡은 그런 멘델스존이 유럽여행을 할 당시에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온 후 작곡한 곡입니다. 멘델스존은 여행지에서의 낯선 풍경과 그 설렘 같은 감정들을 음악으로 이 곡에 담아내었습니다. (그는 물론 미술에도 탁월한 재능이 있어서 이 풍경들을 그림으로 남기기도 했답니다.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튀르키예에서 진도 7.8의 강진이 발생하여 현재까지 3만 5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였습니다. 인접한 시리아까지 합쳐 엄청난 피해를 입으며 각국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8개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는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오스만, 비잔틴, 히타이트제국 등의 풍부한 문화가 숨쉬고 있는데, 가치를 측량할 수 없는 수많은 유산들이 한순간에 무너져버렸습니다. 동서양문화의 퇴적층 역사 속의 튀르키예, 그리고 그 찬란한 문화가 낳은 음악을 소개합니다. 튀르키예의 음악은 유럽과 아시아에 인접하여 두 문명이 만나 조화, 충돌을 하며 만들어진 독특한 색깔을 가진 것이 특징입니다. 아라비아나 페르시아의 몽환적인 느낌도 있고, 그래서 더욱 신비한 빛깔을 냅니다. 튀르키예의 음악은 원래 그리스로부터 영향을 받아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오스만제국의 군대 음악이 유럽으로 유입되면서 17~18세기의 유럽에서는 한때 튀르키예의 음악이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동명이곡인 <터키행진곡>이 작곡된 시기도 바로 이때입니다. 모차르트는 그의 작품 piano sonata No.11, K.331에서 alla turca(터키풍으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토카타와 푸가’는 푸가의 대가로 인정받던 바흐가 24살의 젊은 시절 작곡(1703-1707)한 오르간 곡입니다. 누구나 첫 소절을 들으면 잊을 수 없는 “띠리리, 띠리리리리-짠!” 젊은 바흐의 힘이 넘치는 분산화음의 열정이 특징인 곡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내면적이며 차분해지던 바흐의 후기음악과는 사뭇 대조적이죠. 바흐는 궁정악단에 속해있으면서 종교음악을 주로 작곡했지만, 당시 가장 핫한 악기였던 최정상 오르가니스트로서 그는 일반적인 오르간곡도 자주 작곡하고 연주했습니다. 특히 이 곡은 오르간의 성능을 최대치로 올린 화려한 매력을 뿜어내는 곡입니다. 피아노가 악기로써 발전이 아직 이루어지기 이전의 시절, 한때 ‘악기의 여왕’ 자리를 지키고 있던 건반악기인 오르간의 화려함과 강렬함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곡이라 할 수 있죠. 토카타와 푸가란? ‘토카타’에 대해 설명을 하자면, 토카타는 화려한 기악곡의 일종으로 프렐류드나 환상곡처럼 화려한 기교를 뽐내며 자유로운 형식을 갖춘 건반악기를 위한 곡입니다. 또한 ‘푸가’는 17세기에 독일에서 발전된 형식이며, 일반적으로 ‘토카타’가 오면 ‘푸가’가 뒤따라 오게 되어있는데, 토카타를 따라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오랜만에 샹송을 들고 왔습니다. 겨울엔 꼭 한 번 들어 주어야 하는 노래. ‘눈이 내리네’입니다. 첫 가사는 무척 자주 들어봤을 겁니다. “Tombe la neige(똥브~라 네쥬~)” 프랑스어의 원어 발음이 익숙치 않던 옛 시절에는 그 뭉글뭉글하고 생소한 발음이 개그의 소재가 되어 웃음을 주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눈 내리는 날 오지 않는 연인을 기다리는 애타는 마음. 추위와 침묵, 절망으로 새까만 맘과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심한 듯 내리는 새하얀 눈의 대비. 거기에 슬픈 가사의 내용만큼이나 구슬프고 낭만적인 멜로디를 베이스로 놓은 명곡입니다. 살바토르 아다모(Salvatore Adamo) 작사 작곡을 한 살바토르 아다모는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벨기에에서 자란 작곡 작사가 겸 가수입니다. 그는 비록 가난한 광부의 아들이지만 부모의 교육열 덕분에 카톨릭 부속학교에서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어려서부터 음악과 문학에 재능을 발휘하여 여러 오디션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였고, 이미 십대에 1962년 “샹 뚜아 마미(Sans Toi Ma Mie-그대 없이는)를 히트 시킨 그는 이듬해 1963년, 연이어 ‘눈이 내리네’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이번 호에서는 어릴 적 동심으로 돌아가 마음이 포근해지는 이야기를 나눌까 합니다. <신데렐라> 이야기 모두 아시지요. 오페라에서도 신데렐라 이야기가 있는데 바로 오페라 <라 체네렌톨라(La Cenerentola)>입니다. 1817년 초연한 로시니의 2막짜리 오페라 작품이죠. ‘라 체네렌톨라’는 이탈리아식의 신데렐라 표기로서 ‘재투성이’라는 뜻이랍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샤를 페로의 동화 <신데렐라>와 다른 점이 있다면 우선 새엄마 대신 새아빠가 등장한다는 것, 마법의 변신이 없고, 유리 구두 대신 팔찌가, 요정 대신 왕자의 스승이 등장한다는 점 정도입니다. 당시 유럽의 1815년에는 ‘워털루 전쟁’의 발발로 무척 암울하던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로시니는 사람들의 우울함을 달래기 위해 동화의 줄거리를 모티브로 사용했습니다. 참고로 이 때의 로시니는 그 명성이 빈 사교계의 최고였는데 심지어 베토벤을 능가하는 정도였다고 합니다. 지금으로서는 상상이 안 되는 일이지요. 그는 이 작품을 22일만에 완성했는데, 타이트한 일정 탓에 초연 전날까지도 작곡을 하여 신곡을 넣는가 하면, 촉박해서 미처 작곡을 못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창작을 하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중요한 점, 저작권. 또한 음악인들에게 공공연히 일어나는 문제, 저작권분쟁. 지적재산에 속하는 저작권은 본인이 만든 음악 콘텐츠를 보호하기 위한 권리입니다. 내가 만든 창작물의 권리가 나에게 있고 그 권리를 행사한다는 것이죠. 근래에는 유형자산보다 무형자산에 대한 가치가 점점 상승하고 있다 보니 더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나의 무형재산을 지키려는 노력을 하는 것은 음악인들에게도 필수요소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내 음악을 남의 이름을 빌려 발표한 작곡가가 있습니다. 바로 오스트리아의 작곡가 크라이슬러(Fritz Kreisler 1875~1962)입니다. 역저작권 발표, 크라이슬러 크라이슬러는 자신의 곡을 발표할 때 그의 순수 창작곡인데도 다른 작곡가의 이름으로 종종 발표하곤 했습니다. 유명한 작곡가의 곡이지만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악보를 정리해서 출판하는 등의 형태로 말이죠. 이번에 소개해 드리는 크라이슬러의 대표작인 “사랑의 기쁨”, “사랑의 슬픔”, “아름다운 로즈마린”이 실린 소품집 또한 오스트리아의 작곡가 ‘요제프 라너(Joseph Lanner 180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음악계의 다빈치 – 생상스 뛰어난 오르가니스트이자 리스트에 비견될 정도의 초견을 가진 피아니스트, 2살 때부터 절대음감으로 작곡을 한 작곡자이자 지휘자, 문학과 과학에 뛰어난 천재이며 또 심리학자… 모두 ‘생상스(saint-saëns)’라는 인물을 지칭하는 단어들입니다. 음악은 물론이요, 과학과 인문학, 천문학, 점성술까지도 탐구한 학자였으니 그에게는 일상의 모든 것이 호기심의 대상이었고, 각 분야의 학문이 뇌에서 시냅스로 교류하며 끊임없이 자극을 주고 받았을 것입니다. 즉흥적이며 개성이 강한 수백 곡의 작품을 남긴 음악인으로서 볼 때, 생상스는 작곡과 편곡에 모두 능통했던 후기 낭만주의 작곡가라 할 수 있겠습니다. 동물의 사육제 작품 〈동물의 사육제〉는 1886년 그의 나이 51세 때 휴가지에서 작곡되었습니다. ‘동물의 사육제’라는 의미는 쉽게 말해 ‘동물의 축제’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사순절 기간을 지내면서, 동물들이 사순절을 즐긴다면 어떤 식으로 지낼지 상상을 하고 그것을 음악으로 표현했다고 하지요. ‘동물’이라는 개념과 ‘음악’이라는 개념을 엮었을 때 그가 가진 다방면의 지식들이 결합하여 서로 연동이 되며 그 작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귀뚜라미 소리가 스산한 가을의 문턱에 들어왔습니다. 이번에는 가을에 어울리는 곡 베토벤의 ‘월광’을 가져왔습니다. 3악장까지 있는 곡이지만 가을에 감상하기 좋은 1악장을 소개합니다. 월 광 ‘월광’은 베토벤이 당시 제자이자 연인이었던 줄리에타 귀차르티에게 헌정한 곡입니다. 이 시기의 베토벤은 청각장애가 점점 심해지고 연인과의 결별로 많은 정신적인 고통 가운데 서 있었습니다. 유서까지 쓸 생각을 할 정도로 그의 인생 중 가장 힘든 시절이었지요. 그래서인지 다단조의 1악장은 여타 다른 소나타와 다르게, 조용하고 슬프고 약간은 비장한 기운도 느껴집니다. 베토벤은 이 곡의 표현에 대해 ‘환상곡풍의 소나타’라는 부제를 남겨놓았을 뿐이지만 그의 사후 5년 뒤에(1832년) 음악평론가 루드비히 렐슈타프가 1악장에 대해 ‘달빛이 비친 루체른호수 위에 떠있는 흔들리는 조각배’와 같다는 표현을 한 연유로 ‘월광’이라는 이름이 붙여져 오늘에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첫 소절부터 등장하는 셋잇단음표의 반복은 뱃노래처럼 마치 작은 배 한 척이 잔잔한 호수 위에서 출렁이듯 들리기도 합니다. 이 곡을 연주할 때는, 평론가들에 의해 지어진 제목이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거울 같은 강물에 송어가 뛰노네 화살보다 더 빨리 헤엄쳐 뛰노네 나그네 길 멈추고 언덕에 앉아서 거울 같은 강물에 송어를 바라보네 젊은 어부 한 사람 기슭에 서서 낚시대로 송어를 낚으려 하였네 그걸 내려 보면서 나그네 생각에 거울 같은 물에선 송어가 안잡혀 그 어부는 마침내 꾀를 내어 흙탕물을 일으켰노라 아, 그 송어 떼가 모여 들어 이윽고 송어는 낚여 올렸네 마음이 아프게도 나는 그것을 보았네” ‘가곡의 왕’ 슈베르트가 1817년에 작곡한 가곡 ‘송어’의 내용입니다. 원래 슈베르트는 괴테를 비롯한 여러 시인들의 시에 곡을 붙이기를 좋아했습니다. 가곡 ‘송어’ 또한 독일 시인 슈바르트(Christian Friedrich Daniel Schubart 1739~1791)의 시에 곡을 붙인 것입니다. ‘숭어’로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이는 일제 강점기를 지나며 우리나라에 알려질 때 잘못 전달된 제목입니다. 가사의 내용에서 나타난 대로 강에서 생존하는 물고기임을 볼 때 ‘송어’가 맞는 말입니다. 슈바르트의 이 시는 사실 일종의 정치풍자시입니다. 어부는 정치인, 송어는 일반 국민을 빗대어서 시인의 정치적 신념을 표현하고자 한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한국을 빛나게 하는 또 하나의 반가운 소식이 K-클래식계에 전달되었습니다. 쇼팽, 차이콥스키, 퀸 엘리자베스콩쿨에 버금가는 권위를 가진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콩쿨>에서 한국인 피아니스트 임윤찬 군이 압도적인 지지로 우승을 거머쥐었다는 소식입니다. 뿐만 아니라 청중상과 현대곡 최고 연주상까지 3관왕을 획득했다고 하지요. ‘괴물신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우는 18세인 피아니스트 임윤찬. 이는 60년 ‘반 클라이번 국제콩쿨’ 사상 최연소 수상이어서 더욱 그 의미를 더합니다.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쿨에서는 2009년 손열음이 2위, 그리고 지난 대회였던 제15회 2017년 선우예권의 우승에 연이어 이번 16회에서도 한국인이 수상해 2연패의 기록을 세웠습니다. 독보적인 실력이 아니고서야 같은 나라에서 연달아 수상하기는 어렵고 불리한 상황이었는데도, 이 모두의 우려를 깬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습니다. 임윤찬 군은 7세에 동네 피아노학원에서 피아노를 시작한 순수 국내파로서 현재는 한예종에 재학중이며, 이번 수상은 피아노 인생 불과 11년 만에 이룬 쾌거입니다. 이 콩쿨에서 임윤찬 군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과 라흐마니노프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코로나로 인한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음악인들의 공연이 봇물 터지듯 열리고 있습니다. 홀 연주는 물론이요, 거리마다 넘치는 버스킹 공연으로 활기 넘쳤던 코로나 이전의 모습을 되찾고 있는 요즘입니다. 원래 누렸던 것으로 돌아가는 길이 아직은 좀 어색하지만 쉬 적응이 되겠지요? 서곡(overture)이란? 슬슬 공연장 나들이로 발걸음들 하시는데 오페라 공연의 상식 하나 알려드립니다. 연주장을 찾을 때 늦게 도착해서 공연의 시작을 놓친 경험들 있으시지요? 음악회장에서는 그런 경우 늦게 도착한 관객이 곡과 곡 사이 또는 인터미션 때 입장하게 됩니다. 오페라에서는 이런 상황을 고려하여 본 공연 전에 ‘서곡’이라는 순서를 넣는답니다. 늦게 들어오는 관객들을 위한 배려라고 볼 수 있죠. 서곡의 내용에 대해 쉽게 말하자면, 오페라 전체의 줄거리를 암시하는 듯한 음악이라고 보시면 되는데, 드라마의 ost나 영화음악과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때론 10분 정도의 이 음악이 본공연보다 더 사랑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그런 예의 대표곡이 ‘롯시니’의 <윌리엄텔 서곡>입니다. 윌리엄 텔 서곡 ‘프렐류드(새벽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녹음이 짙어가고 새소리가 더욱 선명히 들리는 5월입니다. 일 년 중 가장 좋은 시즌입니다. 적당히 따뜻하고 적당히 선선하니 가족과의 나들이도, 부모님과의 추억도 가장 많은 때입니다. 부모님께 선물 많이 하시지요? 이번 호에는 고인이 된 부모님을 향한 선물과 같은 음악 소개합니다. 우아한 유령 <우아한 유령>은 작곡가 볼컴이 돌아가신 아버지를 추모하며 작곡한 ‘세 곡의 유령 래그(rag)’중 한 곡입니다. 제목에서 ‘Ghost’라는 표현을 쓰지만 ‘유령’보다는 ‘영혼’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더 어울립니다. 비록 고인이 되셨지만 생전에 춤추기를 좋아하시던 아버지의 영혼에게 바치는 아들의 사랑고백입니다. 볼컴은 슬픈 듯 우아한 듯 그러면서도 약간은 경쾌하게 춤을 추며 노니는 아버지의 모습을 상상하며 허전함을 달랜 듯 합니다. Rag-time 미국의 현대음악가인 볼컴은 ‘래그타임’이라는 기법을 주로 사용하여 작곡하였습니다. 래그타임이란 ‘규칙적인 리듬 위에 흥겨운 당김음(syncopation) 리듬을 얹어 표현하는 음악’을 말합니다. 재즈의 전신이라 할 수 있죠. 볼컴은 그의 음악이 형식과 틀에 갇히지 않고 연주자의 감성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고난 없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고뇌와 고문 가운데서도 평온한 마음, 오직 소망과 순결한 사랑으로 살았도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습니다. 현지 시각 새벽 5시였습니다. 전쟁이라는 것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충격이고 공포입니다만 예전처럼 영토정복전쟁을 전혀 경험해보지 않는 21세기의 세대들에게는 ‘고통’이라는 기본감정에 ‘당황’이라는 생소한 감정까지 더해졌습니다. 러시아의 갑작스러운 새벽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의 국민들은 군인은 물론이고 일반 시민들까지 총대를 메고 국가수비에 나섰습니다. 전쟁으로 인한 고통은 비단 피침략국가만 겪는 것이 아닙니다. 침공을 감행한 러시아 역시 수입수출을 비롯한 경제 제재 등의 압박과 세계인들의 비난을 받으며 궁지에 몰려 있습니다. 모든 일상과 평화가 전쟁이라는 먹구름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음악이 상처를 치유 매스컴을 통해 여러 나라의 음악인들이 고통당하는 이들을 응원하기 위하여 악기를 잡는 모습이 비춰졌습니다. 피난의 행렬 앞에서나 대피소등 장소를 불문하고 각국에서 몰려든 자원봉사자들의 공연이 열렸고, 군인의 신분으로 수비를 하다가 총을 잠시 내려놓고 악기를 잡은 음악가도 있었습니다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아름답다, 슬프다, 우아하다… 이 곡은 브람스의 애틋하고 마음 저린 사랑이 듬뿍 담겨있는 금기된 사랑 노래입니다. 청년 브람스는 20세에 14살 연상인, 스승 슈만의 부인 클라라와 운명적으로 만나서 43년을 이어간 외사랑, 음악계에서 이 이야기는 너무도 유명하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당신을 사랑합니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가질 수 있는 모든 수식어를 사용해 당신을 불러보고 싶습니다.”(클라라에게 보낸편지 中) 당시에 이미 촉망받는 여류피아니스트였던 클라라와 그녀의 남편 슈만, 그리고 슈만의 제자인 브람스의 운명같은 사랑. 이 질긴 운명의 고리 안에서 셋은 독일 낭만 음악의 동지로서 서로 지지하고 교감하며 예술혼을 불태웠습니다. 후에 슈만이 자살기도를 하고 결국 정신병원에서 세상을 떠난 후에도 평생을 클라라 옆에서 보필하며 옆을 지키다가 60세의 어느 때에 74세인 클라라에게 이 6곡의 인터메조를 헌정합니다. 마치 보물처럼 애틋하고 귀한 마음을 곡의 중간중간에 담아놓고 이제라도 부디 그의 마음이 그녀에게 닿기를 기원하지요. 평생을 마음 열어 브람스를 받아 들여주지 않던 클라라가 죽기 전 브람스와의 마지막 만남에서 그를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이보다 더 아름다운 곡은 이제 쓸 수 없다. 여기서 그만두자” 작곡가의 작품에 후세 사람들이 제목을 지어 부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제목이 나라마다 다르기도 한데, 슈베르트의 이 곡은 전 세계 공용으로 ‘미완성교향곡’으로 불리우고 있습니다. 교향곡의 구성은 대부분 4악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2악장만으로 지어져 후대에 전해지고 있는 ‘슈베르트의 미완성교향곡’을 소개합니다. 슈베르트가 작곡한 이 곡이 미완성으로 남게 된 데에는 많은 의혹과 분분한 의견들이 있으나, 다만 작품의 시기(1822년)로 볼 때 작곡하다가 사망을 하거나 한 이유는 아닌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 중에서도 ‘비록 2악장만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이 곡의 완성도가 너무나 훌륭하여 그가 의도적으로 작곡을 멈췄다’라고 하는 의견이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하여 하나의 작품으로서 퍼펙트하다고 생각한 데서 비롯된 이야기인데, 수긍이 갑니다. 지금까지도 슈베르트의 9개 교향곡 중에서 가장 명곡으로 남아있을 정도로 인정받는 작품이니 말입니다. 멜로디 장인 슈베르트 ‘가곡의 왕’답게 아름다운 멜로디에 능한 슈베르트의 악풍이 살아있어 9번과 함께 가장 유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그리스 신화에 ‘판(Pan)’이라는 신이 있었습니다. ‘판’은 ‘숲의 신’ 또는 ‘목신(牧神)’이라고도 불리며 술과 축제, 음악을 즐기던 유쾌한 신이었지요. 나른한 오후, 갈대피리를 불던 목신은 시냇가에서 목욕하던 요정들에 대한 생각에 잠깁니다. 그 생각이 발전하여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몽상이 되고, 그 몽상 속에서 아름다운 자태를 한 요정을 좇아 헤맵니다. 그러나 환영 속의 요정은 곧 사라지고, 목신은 이미 커져 버린 욕정의 공상을 펴나가다가 마침내 사랑의 여신인 비너스를 만나 품에 안게 됩니다. 이윽고 환상이 사라지고 오후의 고요함과 그윽한 풀냄새 속에서 다시 졸기 시작하는 목신, 그에게 막연한 권태가 스며들어옵니다. 인상주의의 신호탄 “나는 스테판 말라르메의 시를 자유롭게 회화로 표현하였다. 시 전체를 샅샅이 다룬 것은 아니고 하나의 배경으로 삼아 목신의 갖가지 욕망과 꿈이 오후의 열기 속을 헤매고 있는 공기를 그렸다. 요정은 겁을 먹고 달아나고 목신은 평범한 자연 속에서 모든 것이 자신의 것이 된다는 꿈에 부푼 채 잠이 든다”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 초연 때 드뷔시가 한 말입니다. 이 곡은 ‘스테판 말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하늘길이 열리다 “호주는 이제 이륙할 준비가 되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의 말입니다. 호주 시드니공항의 닫혀있던 문이 열렸습니다. 600일만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타국인은 물론 자국민까지도 해외 왕래를 할 수 없도록 꽁꽁 봉쇄조치를 취했었던 호주입니다. 업무차 호주에 나가 체류해 있던 외국인들도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해외에 잠시 나와 있던 호주인 또한 돌아가지 못해 타국에서 외로움을 삭혀야 했던 날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백신 접종률이 80%에 이르고 전 세계적인 ‘위드코로나’의 움직임에 맞추어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해서 서서히 규제를 풀어주고 있습니다. 코로나 봉쇄해제 이후 첫 비행기가 착륙한 날 시드니공항은 눈물바다가 되었습니다. 부모와 자식이, 사랑하는 연인이, 형제자매가 그동안 그리움 속에 얼마나 애를 태웠을런지요. 그리움 가곡 ‘그리움’은 박목월 작사 이수인 곡의 명곡입니다. 청록파 시인 박목월(1915~1978)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객지생활을 호되게 하면서 지독한 향수병을 앓았다 합니다. 하긴 그가 살았던 한국의 시대상이 워낙 그랬을 겁니다. 전쟁, 가난을 동반한 격동의 세월이고 보니 누구나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오징어 게임과 왈츠 전세계가 열광하는 넷플릭스의 드라마,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가 집계하는 세계 83여개국에서 당당하게 1위. 생각보다 잔인한 장면들이 여과 없이 드러나서 약간의 충격이긴 했지만, 그것을 상쇄할 만한 진한 감동도 있고 여운도 남더군요. 인터넷도 핸드폰도 없던 시절 아이들의 놀이는 정말 창의적이고 다양했어요. ‘사회성’이란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알아서 단합하고 조율하고 그랬지요. 장난감 하나 없어도 눈만 뜨면 나가서 해가 질 때까지 어울려 놀고, 저녁이 되면 “○○야, 밥 먹어라!”하는 엄마들의 호출에 집으로 돌아가던 추억에 잠시 젖었습니다. 전쟁의 피비린내를 잠재우던 왈츠,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오징어 게임에는 클래식 음악이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그들이 게임을 하러 나갈 때, 그리고 게임을 마친 후 사용된 음악이 ‘요한스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입니다. 얼핏 보면 너무 안 어울리는 듯 해요. 죽고 사는 일이 걸려있는 게임인데 왈츠를 들려주다니... 놀리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이 곡의 그 창작배경을 보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1866년에 오스트리아는 프로이센과의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