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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규 · 판례

[예규·판례] 대법 "백내장 수술, 일괄적 입원치료로 인정해선 안돼"

'최소 6시간 이상 입원실 머무르거나 처치·수술, 관찰 받아야 입원'
보험업계 "백내장 수술 일률적으로 '입원' 인정 관행 바뀔 듯"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환자의 개별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백내장 수술을 일괄적으로 입원치료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19일 보험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민사2부는 지난 16일 A보험사가 백내장 수술을 받은 실손보험 가입자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심리불속행(원심에 중대한 법령 위반 등 특별한 사유가 없을시 본안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 기각으로 확정했다.

 

A보험사에서 질병통원실손의료비(외래), 질병통원실손의료비(처방조제), 상해질병입원실손의료비 등을 담보하는 보험에 가입한 B씨는 2019년 8월 9일 서울의 한 안과 의원에서 노년성 백내장 진단을 받고, 같은 달 16일에 왼쪽 눈, 17일에는 오른쪽 눈에 대한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 

 

B씨는 자신이 받은 수술이 입원치료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지만, A보험사 측은 통원치료에 해당한다고 보고 B씨에 대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보험은 입원치료시 입원 의료비 지급 대상으로서 가입금액 5천만원 한도가 적용되지만, 통원치료시 통원의료비 지급 대상으로서 가입금액 25만원 한도만이 적용됐다.

 

1심은 "입원치료가 인정된다"며 B씨 측 손을 들어줬으나, 2심이 "입원치료가 아닌 통원치료에 해당한다"며 1심 판결을 뒤집고 보험사 측 손을 들어줬다. 그리고 이어 대법원도 이같은 2심 판결을 확정한 것이다.

 

법원은 보험 약관상 정의 규정과 대법원 판례의 법리, 보건복지부 고시 내용 등을 고려했을 때 B씨가 받은 백내장 수술이 입원 치료에 해당하기 보다 통원치료에 해당한다고 봤다.

 

법원은 입원치료에 해당하려면 최소 6시간 이상 입원실에 머무르거나 처치·수술 등을 받고, 연속해서 6시간 관찰을 받아야 하는 사정이 있어야  하지만 B씨가 백내장 수술을 받을 당시 수술 준비부터 종료까지 약 2시간가량이 소요됐기에 입원할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 B씨에게 부작용이나 합병증 등 특별한 문제가 있지도 않았던 데다, 의료진이 B씨에게 수술 후 처치나 관리를 했다고 인정할 만한 내용이 없다고 봤고, B씨의 입·퇴원 시간이 불명확한 점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단순히 입·퇴원 확인서가 발급됐다는 사실만으로는 입원치료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게다가 B씨가 수술받은 안과 의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상으로도 입원실이나 병상을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백내장은 도수치료와 함께 실손보험 적자의 주범으로 꼽힐 정도로 허위·과다 청구 사례가 많아 문제가 됐다. 생명·손해보험협회 집계에 따르면 백내장 수술로 지급된 생·손보사의 실손보험금 지급액은 올해 1분기 4천570억원(잠정치)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3월 한 달간 지급된 보험금만 2천53억원으로, 전체 실손보험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4%에 달했다. 지난해만 해도 이 비중은 9.0% 수준이었다. 그간 실손보험금 지급 과정에서 백내장 수술이 일률적으로 입원치료로 인정돼왔던 만큼 이번 판결이 보험업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간 백내장 수술은 일률적 입원치료로 인정됐었는데, 환자 개별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입원에 준해 실손보험금을 지급하는 현 행태가 불합리하다는 사법부 판단"이라며 "향후 백내장 수술비 전액에 대한 보험금을 못 받을 수 있고, 고액 시술의 경우 실손보험금 지급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입원치료 인정 여부를 두고 분쟁 가능성도 예상돼 선의의 피해자를 막을 수 있는 대책도 필요해 보인다. 실제 보험사의 지급 심사 강화 이후 올해 들어 백내장 실손보험금 지급을 둘러싼 분쟁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꼭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할 백내장 환자도 있는데 이번 판결로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입원 치료 적정성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지는 새로운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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