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NH농협은행에서 최근 5년간 800억원이 넘는 금융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횡령, 배임, 사기 등 각종 비위가 잇따르며 여신업무 해태와 금융윤리 해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사고금액의 84%는 아직도 회수되지 않았고, 거액 금융사고도 발생한 것으로 확인돼 제도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준병(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협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농협은행 금융사고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총 38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해 사고금액이 8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사고 유형은 횡령(시재금, 고객예금, 지방세 수납대금 등) 업무상배임(가장 분양자에 대한 대출, 공문서 위조 등), 사기(사문위조 부당대출, 허위계약서 확인 소홀 대출) , 사적금전대차(거래고객과의 금전 거래 등), 사금융알선, 금융실명제 위반(고객정보 착오입력 등), 절도 등으로 2021년부터 2025년 7월까지 38건이 발생했으며 사고금액은 무려 800억6000만원을 넘어섰다.
사고건수와 금액도 대폭 증가했다. 금융사고는 2023년 6건, 3억9400만원에 불과했으나 2024년 19건, 453억7500만원, 2025년 7월까지만 해도 8건, 275억4200만원이 발생했다.
사고건수로만 보면 5년 간 총 38건이 발생했는데, 이 중 횡령이 14건으로 가장 많았고 사적금전대차 7건, 사기 7건, 배임 4건이 뒤를 이었다.
사고금액으로 보면 전체 사고금액 중 여신심사 중에 외부인의 사기로 발생한 부실채권, 허위 임대차계약서 확인 소홀로 인한 부동산 대출 등과 같은 사기에 의한 사고금액이 430억2800만원으로 전체 금융사고 금액 중 54%를 차지했고, 횡령과 업무상배임이 368억9500만원으로 46% 수준이었다.
게다가 2024년과 2025년에는 100억원 이상의 금융사고가 무려 4건이나 발생했다. 2024년 A시지부에서 허위매매계약서에 의해 109억4700만원 부당여신, B지점에서 허위 담보물 등록을 통해 121억500만원 부당대출, C금융센터에 외부인에 의한 사기로 140억원 부실채권, 2025년 D지점에서 이중매매계약서에 의해 257억 4700만원 사기대출과 같은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금융사고로 인해 해당 기간 18명이 징계를 받아 해직됐으며 8명이 정직을, 2명이 감봉 처분을 받았다. 징계해직 처분에 해당하지만 사망으로 인해 징계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도 있다. 현재 3건에 대해서는 금융감독원에서 검사를 진행 중이며 검사 후 문책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고금액에 대한 회수금액도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금액 800억원 중 회수한 금액은 16% 수준인 125억1800만원에 불과했고, 84%에 달하는 675억4900만원은 아직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2023년에는 사고금액 39억 4000만원에서 20억 5400만원을 회수해 52% 정도의 회수율을 보였으나 2024년에는 약 12%, 2025년에는 2.4%의 회수율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농협은행의 금융사고 심각성에 대해 많은 지적이 있었고, 이에 강호동 농업협동조합중앙회장은 전산시스템 강화와 인력 보강을 통해 철저히 감사하겠다고 했으나 금융사고는 개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윤 의원은 “임대차계약서의 확인을 소홀히 하거나 허위 매매계약서에 따라 여신을 취급한 것은 여신업무의 태만에서 비롯된 것이며, 횡령·배임이나 고객과의 사적금전대차는 도덕적 해이로 인한 금융사고다”라며 “사고유형별로 매뉴얼을 상세하게 만들어 적용하고, 금융 윤리교육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윤 의원은 사고금액의 회수율이 저조한 것을 두고 “금융사고의 특성상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회수할 가능성이 낮아지므로 금융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최상이지만 숨겨놓은 재산을 끝까지 찾아내려는 노력과 함께 작은 금융사고라도 엄격하게 징계하고 사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강조하며 “금융사고를 줄일 수 있는 입법정책적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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