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KB금융그룹이 내년도 전략 키워드로 ‘전환과 확장’을 내걸고, 그룹(지주)과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조직개편 및 경영진 인사를 확정했다. 정보보호, 생산적 금융, 포용적 금융, 디지털 전환 등 최근 금융권 핵심 키워드를 조직 전반에 재배치한 점이 눈에 띈다.

금융당국이 강조해 온 내부 통제 강화와 자금흐름 전환 기조를 구조적으로 반영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26일 KB금융에 따르면 이번 조직개편은 크게 고객신뢰와 보호체계 강화, 생산적·포용적 금융 전환, 미래전략과 디지털혁신 융합, 고객중심 시너지와 가치 극대화에 초점을 맞췄다.

지주 조직개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정보보호 조직의 위상 변화다.

KB금융은 고객정보보호 및 소비자보호 체계 강화를 위해 디지털 AI 환경에서 금융사 신뢰의 핵심 기반으로 떠오른 정보보호 조직을 대폭 강화했다. 지주 정보보호부를 기존 IT부문에서 분리해 준법감시인 산하로 이동하고, 본부장급 전문가를 배치해 조직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강화했다.

이는 정보보호를 그룹 차원의 컴플라이언스 과제로 격상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또한 KB금융은 정보보호 조직 내 ‘사이버보안센터’를 신설해 최고·최신 정보보안 기술을 연구하고, 그룹 전반의 사이버 침해 대응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생산적 금융 역시 실행 조직 중심으로 재편됐다. CIB마켓부문을 신설해 그룹 차원의 전략 컨트롤 타워를 구축한다. CIB와 자본시장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첨단산업과 성장분야로의 자금 흐름을 전략적으로 설계하겠다는 구상이다. CIB마켓부문은 그룹 내 CIB 분야를 대표하는 경영진이자 KB증권 전 대표이사인 김성현 부문장이 맡는다.

은행 부문에서도 생산적 금융 조직이 강화됐다. 국민은행은 ‘성장금융추진본부’를 신설하고 여신 관리·심사 조직을 재편해 첨단산업과 미래 성장동력 분야에 대한 자금 공급 기능을 통합적으로 수행하도록 했다.

포용적 금융 차원에서는 KB금융은 이미 지난 7월 포용금융 전담 부서를 신설해 ‘포용금융부’ 중심으로 현장 체감형 포용금융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미래 전략과 디지털 혁신은 조직 내 하나의 축으로 묶었다. KB금융은 경영 전략과 디지털 혁신 융합을 위해 그룹의 전략·시너지·ESG를 담당하는 ‘전략 담당’과 AI·데이터·디지털혁신을 담당하는 ‘AI·DT추진본부’를 총괄하는 ‘미래전략부분’을 새롭게 만들었다. 전략과 기술을 분리하지 않고 동시에 설계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고객 중심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선 ‘WM·SME부문’을 새로 만들었다. 이를 통해 그룹 차원의 종합 자산관리(WM) 및 연금 서비스를 활성화하고 자산관리와 중소기업(SME) 고객에 대한 통합적인 솔루션 제공을 추진한다.

◇ 국민은행, 보호·성장·현장 중심으로 조직 축 재정렬

국민은행 조직개편에서는 고객 접점과 현장 실행력이 강조됐다. 소비자보호그룹 산하에 ‘금융사기예방Unit’을 신설해 금융사기 대응 기능을 전담화했다.

생산적 금융 추진을 위해 첨단전략산업에 대한 심사를 전담하는 ‘첨단전략산업심사Unit’ 출범에 이어 ‘성장금융추진본부’를 신설했다. 생산적 금융을 적극 실천하고 첨단산업과 미래성장동력으로의 자금흐름 가속화 및 전환 역할을 통합적으로 수행하기 위함이다.

포용적 금융 확대를 위해선 취약계층의 경제적 재기 지원 등을 속도감 있게 실행하기 위해 ‘여신관리·심사’ 기능을 재편했다.

신성장 비즈니스 추진 동력 강화 차원에서 경영기획그룹 산하에 AI·DT추진본부를 재편해 AI·디지털·데이터와 연계된 경영 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 디지털자산 제도화 흐름에 대비하기 위한 전담팀도 신설한다.

대면·비대면 고객 접근성 및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도 이번 조직개편에서 두드러졌다. 우선 국민은행은 대면 채널에서 영업점별로 일부 분리 운영되던 업무영역을 통합해 고객이 전국 대부분 영업점에서 다양한 금융업무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영업점 지원 역할을 수행하는 기존 12개 지역영업그룹을 5개의 영업추진그룹(강남, 강북, 수도권, 영남, 충청·호남)으로 재편해 현장 중심 영업 지원 체계를 단순화했다.

디지털금융 이용 편의성 강화를 위해선 ‘UI/UX 및 디지털 콘텐츠’ 관련 기능을 디지털영업그룹으로 통합했다. 비대면 플랫폼개발을 총괄하는 조직도 신설해 스타뱅킹, 기업스타뱅킹 등 비대면 플랫폼 전환 동력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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