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일부 중소형 보험사들이 특화 전략을 앞세워 대형사를 능가하는 자산 대비 수익지표를 보이고 있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라이나생명과 알리안츠AGCS, 에이스손보 등 일부 중소사들이 각종 영업지표에서 대형사를 능가하는 우수한 수치를 보였다.
자산규모 대비 수익성에서 경쟁사를 압도하는 중소사들은 철저한 특화 상품 판매와 숙련된 자산운용 노하우를 바탕으로 ‘알짜 보험사’의 입지를 굳히고 있는 상태다.
대표 주자는 라이나생명이다. 라이나생명은 생명보험업계 최상위 총자산순이익률(ROA)을 기록했다.
ROA는 기업의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을 얼마나 올렸는지를 가늠하는 지표다. 기업의 일정기간 순이익을 자산총액으로 나누어 계산한 수치로, 특정기업이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느냐를 나타낸다.
작년 말 기준 라이나생명의 ROA는 8.43%로 24개 생명보험사 평균 수치인 0.15% 대비 56배나 높았다.
이는 라이나생명의 자산규모를 고려할 때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다. 라이나생명의 총자산은 4조4590억원으로 생보업계 21위에 불과하다.
같은 시기 라이나생명과 비교해 총자산이 58배에 달하는 생보업계 1위 삼성생명(262조2304억원)의 ROA는 0.69%에 머물러있다. 동일 자산으로 비교할 때 라이나생명이 삼성생명 대비 12배의 수익을 거둬들였던 셈이다.
라이나생명의 놀라운 수익 비결은 국내 시장 진출 초기부터 유지해온 경영 전략의 덕이 컸다.
고액 계약인 단체보험과 저축성보험 위주로 성장했던 타 생명보험사와 달리, 단기 보장성보험과 텔레마케팅(이하 TM) 위주로 판매채널을 특화해 육성했던 ‘뚝심’의 효과가 실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저축성보험은 초장기 상품의 특성상 보험사의 보험료 수입이 보장성보험과 비교해 월등히 높다. 생보사들의 규모 확대에 최적화된 상품이었던 만큼 지금까지의 생보업계 성장을 견인한 핵심상품이다.
다만 저축성보험은 금리하락으로 인한 역마진 발생 위험이 컸고, 보험사가 실제로 거둬들이는 수익은 그다지 많지 않았던 단점이 있었다.
IFRS17 도입 이슈로 애물단지로 전락한 저축성보험을 애초에 판매하지 않았던 라이나생명은 규모를 키우지 못한 반대급부로 높은 수익성을 달성할 수 있었던 셈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실속을 챙긴 보험사는 손보업계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알리안츠AGCS와 에이스화재는 각각 기업성보험과 저가형 보장성보험 상품에 ‘올인’한 결과 우수한 수익성을 거뒀다.
알리안츠AGCS는 2017년 국내에 등장한 외국계 손보사다. 당시 한국 시장에서 전면 철수한 직후 재진출을 결정한 알리안츠그룹의 결정에 보험업계의 이목이 적잖은 쏠리기도 했다.
영업부진 등의 이유로 손보사와 생보사를 모두 청산한 알리안츠그룹이 꺼내든 카드는 기업성보험 특화 전략이었다. 개인보험 위주로 성장해온 국내 시장에서 기업을 대상으로 소수의 계약을 유치, 수익성 극대화에 도전한 것이다.
노창태 알리안츠AGCS 대표이사는 출범 1주년을 맞이해 3년 내 흑자, 5년내 1276억 수입을 목표로 내세웠다. 2018년 기준 노 대표이사의 공언은 빈말이 아닌 현실로 나타난 상태다.
실제로 작년 말 기준 알리안츠AGCS의 ROA는 11.31%였다. 15개 손보사의 평군 ROA(1.84%)와 비교해 수익성이 6배 이상 높았다. 같은 시기 5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 목표도 조기 달성한 상태다.
에이스손보는 저가형 보장성보험 상품을 앞세운 디지털플랫폼 활용 승부수가 통했다. 에이스화재는 8.26%의 ROA로 알리안츠AGCS의 뒤를 이어 손보업계 2위사 자리를 차지했다.
손보업계는 에이스손보가 가성비가 뛰어난 중저가상품을 직관적인 판매채널을 통해 판매해 젊은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하는데 성공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에이스손보는 작년 8월 780원으로 층간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5만원까지 보장하는 생활밀착형 미니보험 'Chubb층간소음피해보장보험'을 출시했다.
올해 초에는 1일 단위로 1580원에 가입이 가능한 'Chubb One-Day 레저보험(스키플랜)'을 선보이면서 커피 한잔 값으로 가입 가능한 ‘미니보험’ 열풍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에이스손보가 활용했던 무인 키오스크(여행자보험), 토스(보장성보험) 등의 플랫폼 역시 20‧30 고객들의 인기몰이를 이끈 비결로 꼽히고 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