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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위기의 보험업계, SI업체엔 기회?

감원 한파에도 차세대 영업·인수심사 시스템 수요는 'UP'

(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저실적과 저성장의 늪에 빠진 보험업계가 인건비 감축을 목표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사이 IT업계가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신계약의 지속적인 감소로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장담하기 어렵게 된 보험업계가 사람 대신 시스템으로 업무를 대체함에 따라 SI 업체 등 IT업계의 일거리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의 임직원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업무 자동화를 위한 신규 프로그램은 확대되고 있다.

 

이는 보험사 성장의 밑바탕이 됐던 신계약과 운용자산이익률이 동시에 주저 앉은데 따른 현상이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운용자산이익률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데다 인구 고령화의 영향에 따라 신규 계약이 정체되면서 보험사가 저실적의 늪에 빠진 셈이다.

 

실제로 올 5월 기준 생명보험사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3.6%, 손해보험사는 3.4%로, 지난 2010년 5.6%, 5.0%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상대적으로 자체 자산이 규모가 적은 중소형사 중에서는 이익률이 2%대를 기록, 일부 시중은행 예금금리 보다 낮은 곳도 속출했다.

 

더욱 큰 문제는 운용을 통해 자산을 불리는데 한계를 맞이한 보험사들이 손에 잡히는 매출 확대 전략을 펼칠 수도 없다는 점이다.

 

특히 오는 2021년 도입을 앞둔 IFRS17은 지금까지 보험사들이 원가로 평가해왔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한다. 이 경우 보장과 저축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컨셉으로 보험사에 목돈을 안겨줬던 저축성보험의 역마진 우려와 동시에 부채로 책정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커진다.

 

이처럼 새로운 수입을 늘리기도 쉽지않고 가진 자산을 불리기도 어려운 보험사의 차선책은 결국 내부 인건비 감축일 수밖에 없었다.

 

판매를 위해 필수적인 설계사 조직을 키우기 위한 노력과 반대로 보험사의 정직원이 해마다 끊임 없이 줄어든 원인이기도 하다.

 

실제로 올해 8월 현재 국내 생명보험사의 임직원수는 총 2만5337명으로 전년 동기 2만5483명과 비교해 146명 줄었다.

 

같은 기간 생보사들의 점포수는 3375개에서 3107개로 268개나 급감했다. 영업력이 쪼그라들면서 실적이 저조한 점포를 통폐합한 결과로 분석된다.

 

저실적의 여파로 침체기를 맞이한 보험업계의 상황은 역설적으로 IT업계의 ‘호실적’을 불러왔다. 줄어든 사람을 대신해 업무를 처리하기 위한 각종 시스템 개발 일감이 쏟아졌던 것.

 

보험사들은 발달된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시스템으로 상품은 물론 보험계약 인수 심사 등 복잡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업무 담당자인 사람을 단순히 보조할 뿐이었던 과거 시스템과 달리 스스로 알고리즘을 수정해 업무를 처리하는 ‘딥러닝’기반 AI시스템들이 시장에 실제로 출시되고 있다.

 

교보생명이 현업에 적용하고 있는 AI 기반의 보험계약심사시스템 '바로(BARO)'가 대표적이다. 해당 시스템은 교보생명이 구축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정해진 언어 규칙을 벗어난 유사 문장의 의미까지도 분석할 수 있다.

 

자가 학습능력을 통해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정확성도 개선되는 만큼 업무심사에 사람이 따로 필요 없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삼성화재 역시 장기보험에 AI계약 심사 시스템을 10월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DB손보는 9월 암 발생 후 진단·수술·입원 등 발생 전 전조증상까지 보장하는 ‘I’mOK(암오케이) 암보험’을 선보이기도 했다.

 

보험사의 ‘IT'활용은 시스템 개발에 필요한 막대한 개발비용을 수반했다. 삼성SDS와 LGCNS 등 개발 업무를 따낸 SI업체에겐 수천억원의 신규매출이 생긴 셈이다

 

실제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ERP(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은 사업비만 3500억원에서 4000억원에 달했다.

 

교보생명 역시 차세대시스템 ‘보험시스템 V3' 개발을 위해 3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시스템 구축의 첫 삽을 뜬 한화생명도 시스템 개발 비용으로 최대 3500억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쏟아 부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태다.

 

특히 금융당국이 GA의 운영비를 별도 인정하지 않는 설계사 사업비 개편안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향후에도 보험업계와 IT업계의 희비가 교차할 것으로 보인다.

 

신규 수입을 늘릴 뚜렷한 방안이 없는 보험업계의 선택은 결국 고정 비용 감축만이 있을 수밖에 없으며, 줄어든 인력을 대체하기 위한 시스템 개발 업무는 더욱 늘 것이란 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소비자들이 보험료를 납부하며 가입할 만큼의 유인을 지닌 신상품을 개발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가진 돈을 투자해 이익을 창출할 수 도 없다는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선 인력감축 등 고정비를 줄이며 이를 IT시스템 등으로 대체하는 방법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험사의 저실적은 역설적으로 해당 시스템을 개발하는 IT업체에는 기회가 되고 있다”며 “보험업계 인력들이 최근 IT업계로 이동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데 이는 이 같은 시대적 추세를 따른 결정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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