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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이슈체크]회계기준 변화, '계륵된 저축성보험' 생보업계 해법은?

IFRS17 도입, 저축성보험 부채로 편입 전망
보장성보험 판매 강화해 보험료 수익 매꿔야
매출 감소 돌파구는 ‘판매채널 재편’

(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IFRS17 도입을 앞둔 생명보험업계가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회계제도 변화에 따라 저축성보험 의존도를 낮추고 있지만 고액계약이 많은 저축성보험의 빈자리를 보장성보험 판매량으로 보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

 

생명보험사들은 보장성보험 위주로 수익 구조를 재정비하기 위해 설계사조직 및 GA채널 등 대면채널 육성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저축성보험 딜레마에 발목 잡힌 생보업계

18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IFRS17 도입을 앞둔 생보사들이 올해 1분기에도 저축성보험의 판매 비중을 줄여나가고 있다.

 

올해 1분기 생보사들은 총 85조1949억원의 신계약 수입 중 저축성보험을 통해 8조6305억원의 거둬들였다. 생보사들의 저축성보험 신계약액 비중은 10.1%로 전년 동기(12.8%) 대비 2.7%포인트 낮아졌다.

 

생보업계가 이처럼 저축성보험 판매량을 억제하는 것은 오는 2021년 도입되는 IFRS17 때문이다. 부채의 시가 평가가 핵심인 IFRS17가 도입될 경우 저축성보험은 부채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고액 장기 계약이 많은 저축성보험이 기여했던 보험료 수익을 보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생보사들의 저축성보험은 2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보험료 수익의 약 절반을 책임졌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기준 보험사가 거둬들인 18조7443억원의 보험료 중 저축성보험(8조901억원)이 43.1%에 달한다. 전년 동기(45.5%)와 비교해도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저축성보험의 판매량 감소는 자연스레 보험사의 보험료 수입이 쪼그라드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보험사의 총 보험료 수입은 1년 사이 1842억원 줄었다.

 

GA로 눈 돌리는 생보사

 

생보업계의 해법은 결국 저축성보험이 담당하고 있던 보험료 수익을 보장성보험 판매량의 증진을 통해 보전하는 것이다.

 

계약 당 보험료 수익에서 큰 차이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생보사들은 보장성보험 판매량을 현재 대비 3배 이상 늘려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보장성보험 판매의 핵심인 대면판매 채널 육성 및 확보에 생보사들이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생보사들은 전속조직 확대를 추진함과 동시에 GA와의 관계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전속 조직의 GA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생보사들의 관심은 결국 GA에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생보업계 상위사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작년 나란히 GA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삼성생명은 작년 상반기 조직개편을 통해 GA 사업부를 2곳으로 늘리고 사업단을 기존 4개에서 6개로 확대했다. 2만4744명의 전속설계사를 보유한 업계 1위사로서는 이례적인 행보였다.

 

1만7588명의 전속설계사가 재직 중인 한화생명 역시 작년 GA 수입보험료 중 보장성 비중을 55%까지 끌어올리면서 전년 말(41%) 대비 14%포인트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GA채널을 통해 판매하는 상품의 절반 이상이 보장성보험이었던 것이다.

 

양사의 전속설계사가 생보업계 전체 전속 조직의 44.8%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보장성보험 판매량 증진을 위해선 모든 생보사가 GA시장 장악이 필수 불가결한 상태에 이른 셈이다.

 

중소사‧GA ‘운명 공동체’

대형사에 비해 전속설계사 조직이 빈약한 중소사는 GA채널의 매출에 따라 당기순이익이 널뛰기 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아진 상태다.

 

설계사들의 GA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전속 조직 육성 및 확대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진 만큼 상품과 수수료율을 앞세워 GA를 공략하는 성과에 따라 중소사의 수익성이 좌우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GA채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가장 크게 늘어난 생보사는 실적 부진에 따른 자본확충과 매각 이슈에 시달리고 있는 KDB생명이었다.

 

KDB생명은 1분기 GA채널 매출은 47억3000만원으로 전년 동기(24억8200만원) 보다 90% 늘었다. 최근 이뤄진 일련의 유상증자로 확보된 ‘실탄’을 고스란히 GA에 재투자했던 셈이다.

 

1분기 기준 GA매출 상위권 회사가 중소사였다는 사실 역시 향후 중소 생보사들의 GA ‘올인’이 가속화 될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KDB생명의 뒤를 이어 GA 매출 증가 상위사 자리에 이름을 올린 생보사는 농협생명(78%)과 DGB생명(55.6%)이었다. GA채널의 ‘최대고객’은 대형사가 아닌 중소사인 것이다.

 

은행계 생보사 ‘엇갈린 선택’

 

농협생명의 GA 공략은 최근 자산 규모 대비 실적부진의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농협생명은 지역 농‧축협과 농협은행을 중심으로 한 방카슈랑스 채널, 저축성보험으로 성장했던 생보사다.

 

동일 회사 상품을 25%까지 판매하도록 제한하는 방카슈랑스 25%룰 역시 유예된 상태인 만큼 농협생명이 신경분리 이후 급성장한 배경에는 90%를 넘었던 저축성보험을 빼놓을 수 없었다.

 

그러나 IFRS17 도입 이슈 이후 저축성보험은 성장 동력에서 실적부진 원인으로 전락할 전망이다. 농협생명은 출범 이후 5년 연속 달성했던 흑자 기록이 끊기고 작년 말 최초로 적자(1141억원)를 나타내며 위기를 맞이한 상태다.

 

이는 농협생명의 판매채널 구조에서 기인한 현상이다. 농협생명의 전속설계사는 2048명에 불과하다. 자산 규모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에 이은 업계 빅4였음에도 전속 조직은 하위사보다도 부실했던 것이다.

 

출범 초기에는 GA와의 협력에 인색했던 농협생명의 태도가 급변한 것 역시 보장성보험의 마땅한 매출 확대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농협생명과 함께 은행계 생보사 상위사로 꼽히는 신한생명은 상대적으로 탄탄한 전속조직을 활용, GA채널의 의존도를 줄여나가고 있어 대조를 이뤘다.

 

신한생명은 올해 1분기 GA채널 매출이 15억6200만원으로 집계되면서 전년 동기(37억3000만원)의 절반으로 급감했다.

 

신한생명은 GA 매출액 감소에도 농협생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여유를 보이고 있다. 농협생명과 비교해 2배 이상 많은 전속설계사 조직이 비결로 꼽힌다.

 

신한생명의 전속설계사는 총 5825명으로 대형 3사를 제외하고는 설계사 조직이 가장 크다. 전속조직의 강점을 살린 신한생명은 은행계 생보사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저축성보험 의존도가 낮았던 상태다.

 

결과적으로 올해 1분기 총 532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달성했다. 같은 시기 1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나타낸 농협생명과의 차이점은 결국 판매채널에서 비롯됐던 셈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IFRS17 도입이 예정되면서 저축성보험 판매를 억제하고 매출액을 과거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생보사들의 최대 난제”라며 “보장성보험 판매량 증진은 결국 대면채널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만큼 GA 공략이 생보사의 지속 성장을 좌우할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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