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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보험업계, 제판분리 대세 속 대형사 갈등봉합 안간힘

한화생명 노조 달래기 불구 ‘강대강’…현대해상 전속‧비전속 동반 추진

(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보험업계의 ‘대세’가 된 제판분리 추진 과정에서 판매자회사 설립을 발표한 대형사들이 내부 조직원들의 반발 및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속조직 해체를 결정한 한화생명은 계획을 밝힌 이후 노동조합의 즉각적인 반발에 직면한 한화생명이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라며 내부 조직원 다독이기에 나섰으나 노조의 반응은 싸늘하다.

 

판매자회사 설립을 발표한 현대해상 또한 전속조직과 판매자회사를 별개로 운용한다고 발표, 기존 조직원들의 동요 여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및 판매채널의 판도 변화에 발맞춰 판매자회사 설립을 결정한 대형사들이 기존 조직원들의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내부 조직원 다독이기에 나서고 있다.

 

보험사의 판매자회사 설립은 이미 이루어 졌으나 대형사의 경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를 제외한 보험사는 매년 검토만을 반복했을 뿐 실제 설립 계획이 구체화되지는 못했다.

 

이는 수 만명에 달하는 전속 설계사 조직 및 해당 판매채널을 관리하는 임직원들의 거취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공포감’ 때문으로 대형사들이 판매자회사 설립이 가능함에도 매년 무산됐던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러나 내년 정부의 각종 규제와 코로나19에 따른 영업위축 등으로 보험사들의 허리띠 졸라메기가 지속됨에 따라 이 같은 태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대면채널의 헤게모니를 장악한 GA업계와의 힘겨루기에서 우세를 점하기 위해선 판매자회사 설립을 더이상 미룰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한데다, 한 회사 상품만을 판매하는 전속조직의 효율성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졌기 때문.

 

그러나 이 같은 결정은 필연적으로 내부 조직원들의 불안 확산, 나아가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 대형사들이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다는 ‘장담’을 반복하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실제로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은 최근 회사 영업조직을 떼어내 판매전문 자회사를 만들기로 한 것과 관련해 24일 "인력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한화생명은 내년 4월 판매전문회사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칭)를 출범할 예정이다. 영업 전문성을 확보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으로, 국내 '빅3' 보험사 중 처음으로 시도하는 방식이다.

 

노조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현재 한화생명 노조는 사측이 보험대리점(GA) 설립을 강행하면 총력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실제로 판매자회사 설립 소식이 알려지자 정규 영업조직 인력 1400명이 포함된 한화생명 노조는 18일 오후 2시 한화금융센터 앞 여의도63스퀘어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화생명 물적분할 저지를 위한 총력 투쟁을 불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한화생명 노조는 GA 설립을 반대는 경고파업을 오는 31일과 내달 4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파업 과정에서 노사간 협상이 격화될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판매자회사 설립을 결정한 현대해상의 경우 전속 조직 전체를 물적분할아하는 한화생명과 달리 전속‧판매자회사를 동시에 운영하기로 결정하면서 이 같은 불안감을 상당부분 해소했다.

 

전속‧비전속 이중 운용이 효율적인 측면에서는 물적 분발 대비 떨어지게 된다지만 수만명의 설계사와 임직원과 충돌하는 것보다는 일정 기간 시범 운용 기간을 가지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 노사 또한 판매자회사 설립 문제는 아니나 GA 경영 전략을 놓고 갈등에 휩싸였다.삼성화재 노조는 사측에서 GA법인대리점 가입설계지원업무를 전담하는 계약직과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특수고용직 계약관계로의 전환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직무전환을 거부하는 노동자들에게 사실상 자진퇴사를 유도하고 있다며 투쟁의 강도를 높여나갈 방침을 밝힌 상태다.실

 

제로 현재 삼성화재 측에서 새로운 근로 관계 전환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은 무기계약직 130여명과 기간제 노동자 400여명 등 총 530여명으로 알려졌다.

 

KB손해보험 노조 역시 최근 GA프런티어 지점장 제도를 두고 "지점장 대상자들에게 부당전보를 통한 희망퇴직을 유도하고 있다"며 사측과 대립각을 이어나가고 있다.

 

GA프런티어 지점장 제도는 정규직 직원을 개인사업자 형태인 위촉직으로 바꾼 뒤 대리점을 맡기는 제도다.

 

해당 갈등은 결국 앞서 중소사에서 촉발됐던 ‘사업가형지점장제도’의 반복이다. 정직원은 사업가형지점장이 됨에 따라 성과가 좋을 경우 보다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업황 악화시 특고직 전환에 따른 ‘쉬운해고’가 가능해지는 단점을 안게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면 채널의 과반수를 GA업계가 차지한 상황에서 수 만명의 설계사를 보유한 대형사들도 효율성 측면에서 판매자회사 설립 및 사업가형지점장 전환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 됐다”면서도 “지난 수년간 대형사들이 해당 전략을 추진하지 못했던 이유는 결국 내부 조직원과의 갈등이었으며 이는 내년 본격적으로 문제가 수면위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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