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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늪'에 빠진 보험사…판매자회사 경영 성적 ‘낙제점’

실적부진 대비 높은 불완전판매율…보험연구원 “인재가 만사”

(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보험사들이 설립한 판매자회사 대다수가 작년 당기순손실을 기록한데다 매출규모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불완전판매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 회계기준 도입에 대비한 사업비 절감과 판매채널 다변화를 통한 수익 강화 효과가 기대됐으나 영업에 난항을 겪으면서 실제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

 

판매자회사가 영업조직을 개편하지 않는다면 영향력이 GA업계로의 설계사 이탈을 방지하는 안전판 역할만으로 쪼그라들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판매자회사를 설립해 직접 GA를 운영했던 보험사들이 작년 GA시장에서 불황의 늪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 최대 규모의 리딩 보험사인 삼성생명이 운영하는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이 기간 당기순이익에서 50억 4838만 원, 영업이익에서 58억 2158만 원의 적자가 발생,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대형사인 한화생명 또한 운영하는 판매자회사가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체면을 구겼다.

 

자사가 설립한 한화라이프에셋이 20억 9300만 원과 2억 3900만 원을 기록했던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이 큰폭으로 하락, 각각 27억 7100만 원과 30억 9800만 원의 적자를 보인 것.

 

자사 상품 독점 판매의 틀을 벗어던지고 일반 대형GA와 동일한 영업방식을 추진,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보였던 판매자회사 역시 이익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메트라이프생명이 설립한 메트라이프금융서비스는 판매자회사중 가장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둬들이고 있었으나 마찬가지로 수익성 악화 문제를 피하지 못했다.

 

메트라이프금융서비스는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전년대비 33.2% 감소한 24억 5125만 원과, 31.8%감소한 19억 6655만 원으로 나타났다.

 

라이나금융서비스는 작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전년대비 35.97% 감소한 22억 5027만 원과 28.84% 감소한 20억 8358만 원까지 줄었다.

 

ABL생명의 판매자회사 ABA금융서비스는 영업이익에서는 37억 9978만 원, 당기순이익에서는 37억 3107만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상황은 손해보험업계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삼성화재가 설립한  삼성화재금융서비스가 작년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에서 각각 기록한 적자 규모는 47억 3600만원과 45억 28만원에 달한다.

 

손보업계 대형사인 DB손보 또한 판매자회사인 DBMnS 및 산하의 DB금융서비스가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DBMns는 전년도 11억 9198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영업이익이 지난해에는 9억 75만원의 흑자로 돌아섰으나, 20억 4071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이 기간 AIG손보의 AIG어드바이저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전년대비 63.49% 상승한 14억 6323만 원과 53.25% 상승한 15억 6585억 원을 기록, 판매자회사 중 유일하게 실적이 개선됐다.

 

문제는 이 같은 실적부진에도 불구, 일부 판매자회사들의 불완전판매율은 생각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대형GA로 분류되는 DB금융서비스는 작년 주력 판매시장인 생명보험업계에서 0.94%의 불완전판매율을 기록했다. 8개 대형 판매자회사의 평균 불완전판매율(0.3%)는 물론 60개 대형 GA 평균(0.68%)와 비교해도 불량한 수치다.

 

판매자회사들은 매출 및 순이익 부분에서 대형 GA들과 비교해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보유계약이 적은만큼 불완전판매율도 낮아야 정상이나 오히려 높다는 점은 그만큼 불완전판매율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의미로 분석될 수 있는 것.

 

결과적으로 보험사가 설립한 GA인 판매자회사들은 기존 GA들과의 매출‧순이익 경쟁에서도 고전하고 있는데다 GA업계의 ‘아킬레스건’이었던 불완전판매율 문제에서도 마냥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 놓여있는 셈이다.

 

이 같은 결과는 보험사의 판매자회사 설립 목적이 매출확대와 내부조직원 관리로 설립 초창기부터 뚜렷하게 나뉜 결과라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대형사가 설립한 판매자회사는 매출 및 수익 증대를 위한 판매채널 다각화의 목적보다는 기존 전속설계사의 이탈을 방지하고 조직원을 관리하기 위한 ‘안전판’ 역할에 중심이 쏠려있었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보험업계는 판매자회사가 영업 분야에서 유의미한 실적을 거둬들이기 위해선 판매채널의 중심인 ‘설계사’ 조직의 육성 및 역량 향상이 필수적이라 조언하고 있다.

 

특히 모회사의 전속조직과 자회사형 GA에 속한 판매자간 동일 상품 판매에 따른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고객과 상품을 세분화하고 채널간 역할을 조정하는 것이 필수 과제로 거론되고 있는 상태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수석연구원은 3월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자회사형 GA를 설립할 때 본사에 소속된 고능률 판매인력 일부를 자회사형 GA에 배치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합리적 보상체계를 마련해 모집인이 모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보험업계 관계자 역시 “영업 분야에서 선방하고 있는 판매자회사가 자사 상품은 물론 경쟁사 상품의 판매를 허용한 것과 대조적으로, 대다수 판매자회사가 자사상품 독점 판매를 원칙으로 했다”며 “보험사들이 판매자회사를 사실상의 ‘반쪽 GA’로 운영한 결과 타 대형 GA와 비교해 양호한 자산 및 재무건전성을 지녔음에도 영업력에선 밀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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