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봄날 / 박희홍 괜한 심술을 부려도 입춘에 맞추어 계절의 근위병 교대식이 열린다 신기하다 날씨 변화의 시기를 어찌 그리 알고 고개를 쑥쑥 내밀까 신비롭다 해도 달도 아닌데 덩두렷하게 빠르게도 떠오르니 꾸물대다 마중이 늦었다 그렇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마주한 반가움에 눈과 입가에 번지는 환한 미소에 행복의 꽃이 피어난다 [시인] 박희홍 광주광역시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시집 : 제1 시집 “쫓기는 여우가 뒤를 돌아보는 이유” 제2 시집 “아따 뭔 일로” 제3 시집 “허허, 참 그렇네”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정말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어쩌면 계절의 변화는 자기의 자리를 그리 잘 알고 들어갈 때 들어가고 나올 때 나오는지 참 궁금하다. 박희홍 시인의 ‘행복한 봄날’ 시에 표현한 것처럼 ‘계절의 근위병 교대식이라 표현이 참 재미있고, 공감된다. 그것도 시기에 어긋나지 않고 제때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 정말 자연의 신비롭고 위대한 힘은 우리 인간이 넘을 수 없는 넘사벽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 장마철에 들어섰다. 인간이 대비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잘 준비하여 인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지만, 놀라운 자연의 힘은 거스를
천년의 꿈 / 전병일 우리 하늘 아래 최고봉 비도 바람도 쉬어가는 백록담은 메마른 젖가슴 보여주기 싫은 듯 하루에도 열두 번씩 가슴을 열었다 가렸다 한다 정상 주변의 식생들 혹독한 추위와 비바람에 상흔으로 얼룩진 억겁의 세월 속 반쯤 넘어진 채 백골이 되었다 사후(死後) 극락 세상에 가 보지도 못하고 쓰라린 고통을 떠안은 체 또 한 세기를 살아간다 백골 사이 새 생명 유구한 세월 배운 학습으로 날개 꺾인 새처럼 낮은 포복으로 꼭 움츠린 체 천년의 꿈을 꾸면서 살아간다. [시인] 전병일 전북 무주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수필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저서 시집 “거꾸로 사는 세상이 편하다” [詩 감상] 박영애 시인 가뭄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 제주에 있는 백록담에 물이 바짝 말랐다. 금지되어 직접 들어가 볼 수는 없지만, 가까이서 보는 사계절의 풍광이 정말 장관이다. 다녀온 지 정말 오래되어 다시 가 보고 싶은 마음이 꿈틀거리는 오늘 그 안에 담겨 있는 사연 또한 얼마나 많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전병일 시인의 ‘천년의 꿈’ 작품을 보면서 메마른 젖가슴 보여주기 싫은 듯 / 하루에도 열두 번씩 / 가슴을 열었다 가렸다 / 하는 비도 바
좋은 사람 / 송용기 따스한 햇살이 창문으로 비치 울 때 바람 따라 흔들리는 나뭇잎 사이로 떠오르는 얼굴 하나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로 혼자 인양 우두커니 있을 때 허공에 있는 얼굴 하나 일상의 반복적인 생활에서 웃을 수 있는 꿈틀꿈틀 마음 깨우는 얼굴 하나 침묵에 잠긴 밤하늘 바라보며 쓸쓸한 가슴에 그리움이 물들 때면 창 너머로 꺼질 줄 모르는 네온사인 불빛마저 눈먼 사랑이 되어 그리움의 빛을 길게 늘어뜨린다 침묵의 밤도 마음으로만 마음으로만 부르짖는 내 사랑에 달빛조차 숨어들어 그리움을 가두고 있다 오로지 그리움밖에 모르는 사랑이지만 그 사람이 내 곁에 있어 좋다 그 사람 곁에 내가 있어 좋다 [시인] 송용기 경기 광주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분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살아가면서 나는 누구일까? 끊임없이 고민하고 또 질문해 본다. 거기에 대해 속 시원한 답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러면서도 자신을 돌아보며 살아간다는 것에 작은 위로가 된다. 같은 사람이라도 대상에 따라 생각하는 것이 다를 것이고 또 필요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깊은 인연을 맺은 관계가 아니라면 더군다나 신경
품속 어머니 / 안태현 마음 안에 돛단배 하나 띄워 놓았구려 순항(順航)에 바람 실어 펄럭이는 풍어기(豊漁旗) 풍향기(豊向旗) 맘껏 돌아도 숨 토하는 곳곳마다 자리 자리를 놓았구려 오는 길 언제일까 마는 마음에 단 모닥불 하나 따뜻한 온기로 숨 토하는 곳곳마다 애절한 기원 하나 돛달고 술렁술렁 잘도 가는구나! 여기가 어디냐고 묻지도 말고 그냥 그냥 절로 절로 가는 길에 달 속 이야기로 품속 어머니 살뜰한 미소로 꿈 핀 듯 화사(化絲)한 모습으로 별빛 방향 잡아 노 저음이 줄줄 흐르는 땀 속에 꿈 잡은 꿈속 이야기로 어느새 다가온 새벽에 등댓불 속 날아드는 불나방이 되었구려 품속 어머니여! [시인] 안태현 수원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詩 감상] 박영애 시인 가뭄 끝에 비가 내리는 오늘 보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이 비가 마른 땅에도, 속 타는 농부의 마음에도 촉촉하게 스며들어 조금이나마 근심이 줄어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고 비를 기다리는 그 누군가에게 기쁨의 소식으로 전달되어 웃음꽃 피울 수 있기를 바라고 또 울고 싶은 누군가에게는 시원하게 울어주는 눈물이 되길 바란다. 오늘은 엄마 품에 안겨 마
계절의 상흔 / 송태봉 계절이 가로지르는 사방에는 파스텔톤 빛의 향연이 벌어졌는데. 저는 무언지 모를 외로움에 못 견디며 이 밤 당신을 그립니다 휘 하는 선바람인데도 섬마을 새색시 웃음 마냥 볼그레하던 꽃잎 자락이 늙수레 바퀴 구멍마냥 뚫린 메이플 잎사귀가 이 계절의 스산함을 더하는 이 시간 이 밤 나와 함께 흐려지는 저 별이 이제 아득해 저버린 흐린 기억 속 연인의 추억을 물어옵니다 마땅히 사랑이라 말하지 않아도 좋으련만... 이제 움직이는 모든 것에 감응하는 이 몸은 타는 저녁놀에 과거를 회상케 하고 어느새 계절의 심장에 꽂혀버려 홀로라는 사실을 깨달음에 다시 나만의 세상에 왕이 되어버립니다. [시인] 송태봉 서울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초록의 싱그러움과 함께 소리 없이 무더위가 찾아왔네요. 곧 여름이 방긋하고 인사를 하겠지요. 자연의 변화는 늘 볼 때마다 놀라운 것 같습니다.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시간의 흐름과 비례하듯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자연의 변화 앞에서 숙연해집니다. 또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도 점점 더 빠르게 변화되고 있는 지금, 계절의 변화를 느
그대가 있어 외롭지 않다 / 김정섭 시간적 공간에서 잃어버린 꽃잎은 부호(符號)의 느낌으로 추억이 살아나 교차(交叉)하는 비바람에 강산(江山)이 바뀌었다 꽃 몽우리 몽글몽글 피어올라 타원형 나팔꽃처럼 오밀조밀 고개 들어 연한 홍색 고운 빛깔 그대의 볼과 같다 짙은 황색 한두 잎 새끼줄에 끼워 넣어 건조실 매어달고 화구에 불 지피는 또 한 번의 회상(回想)은 그리움보다 더 진한 초록빛으로 살아난다 달빛이 내려올 무렵 흔들리는 백열등 아래에서 졸음을 주고받는 가족의 협력 공간 연초(煙草) 잎으로 함께하는 그곳을 달려가 본다. [시인] 김정섭 경북 문경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분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대구경북지회 정회원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점점 초록이 짙어지는 싱그러운 5월이 참 좋다. 활짝 피는 꽃도 화려하고 예쁘지만,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흔들리는 나뭇잎 일렁이는 숲의 초록이 바쁜 삶 속에서 잠시나마 쉴 수 있는 여유를 준다. 그 여유로움과 더불어 하얀 종이에 글자로 수 놓을 수 있는 시인의 삶이 참 멋스러운 날이다. 김정섭 시인의 ‘그대가 있어 외롭지 않다’ 작품을 보면서 시인만의 시각으로 풀어내는 심상이 마음으로 살
튤립 사랑 / 배정숙 어쩜 이리도 이쁠까 올해도 찾아온 꽃님 울 엄마도 때 되면 오신다면 좋겠다 어쩜 이리도 색색이 고울까 시집간 울 언니 고운 얼굴에 촉촉한 입술 닮은 빨강 분홍 튤립 청정지역 튤립꽃들의 축제 때론 울 사랑꾼 새아기처럼 때론 수줍은 18세 울 언니처럼 보고 또 보아도 보고 싶은 오로지 내 사랑 튤립 튤립꽃 속엔 아기처럼 예쁘고 꽃보다 더 어린 울 엄마가 해맑게 웃고 계신다 튤립꽃 한 무리 물 따라 바람 따라 천년의 향기로 만년의 사랑으로 영원한 사랑 튤립 내 사랑. [시인] 배정숙 경기 남양주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경기지회 정회원 [詩 감상] 박영애 시인 고운 자태를 뽐내며 여기저기 꽃들이 만발하는 계절, 보기만 해도 행복의 미소 절로 난다. 꽃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어느새 소녀가 되어 얼굴에 웃음이 만개하고 마음이 설레며 환호성을 지른다. 저마다 다른 모양으로, 또 다른 향기로 피고 지는 꽃을 보면서 우리의 인생과도 참 많이 닮아있음을 본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세상, 오고 가는 순서 없이 주어진 시간에 마음껏 풍성한 삶을 누리다 가기를 바랄 뿐이다. 다른 것이 있다면
당신을 소환합니다 /김수용 은행잎 흩날리던 어느 가을날 하얀 교복에 짧은 단발머리의 모습으로 좋아한다고 고백하며 수줍어하던 순수했던 당신을 소환합니다 힘든 시기에 두 아이를 키우면서 언제나 변함없는 모습으로 정성 어린 밥상과 함께 넥타이를 매어주던 부지런했던 당신을 소환합니다 사업에 실패하여 방황하고 있을 때 힘든 내색 한번 없이 새벽일 다니면서도 힘내라며 빈 지갑을 채워주며 활짝 미소 짓던 인자했던 당신을 소환합니다 흰머리가 하나둘 늘어가면서 이제 잠시 쉬어가려는데 수고했다고 안아주고 싶었는데 육신의 고통에 당신은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순수했던 당신, 부지런했던 당신 인자했던 당신의 모습이 너무 그립습니다 소록소록 하얀 눈이 내리는 아침 그때 그 모습의 당신을 소환합니다 [시인] 김수용 인천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대한문인협회 정회원(인천지회)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저서: 시집 “잊지 못할 그리움 하나”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일 년 열두 달 중 5월 하면 모임도 많고 챙겨야할 기념일도 가장 많은 달이다. 그러면서 그동안 전하지 못했던 감사의 마음과 따뜻한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올해 가정의 달을 맞이해서 그간 사회적
오늘 같은 날 / 전경자 파아란 하늘에 올라간 마음은 항상 난 네가 궁금했다 돋보기를 쓰고 바라보고 있는 하늘의 끝은 어디일까 오늘은 노란색 개나리꽃으로 피우고 내일은 연분홍 진달래꽃 피우고 모르는 척하는 하얀 목련꽃 봉우리 맺혀 당신을 기다리고 하루하루의 돌고 도는 인생은 내일은 내일 하리라 호탕하게 웃는 웃음소리가 사라진 아쉬운 젊은 날들 미친 예술가로 취해도 보고 혼자서 기다리는 지금, 이 순간 행복한 시간이었다 가지 말라고 해도 바람 따라가 버렸기에 오늘 같은 날 파아란 하늘에 올라간 마음 정원에 내리는 부족한 그 모습 비추어본다 잘 튀겨진 팝콘을 하늘을 가득히 채우고 사랑했던 날 바라만 보아도 행복해 팝콘을 연일 볶아서 그냥 매달아 놓은 팝콘 나무 너를 보면 행복해 [시인] 전경자 경기 의정부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대한문인협회 경기지회 총무국장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저서: 시집 “꿈꾸는 DNA”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조팝나무 꽃에 이어 요즘 한창 피는 것이 이팝나무 꽃이다. 바람을 친구 삼아 살랑살랑 흔드는 모습이 푸른 하늘과 단짝을 이루어 가슴을 흔든다. 꽃이 밥알을 닮았다고 해서 이밥이라고도 하며, 예부터 꽃이 많이 피면
우리 엄마는 / 국순정 우리 엄마는 호랑이가 무섭지 않습니다 안방에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시어른들을 모셔두고 지게 지고 산으로 향하고 호미 들고 삽 들고 들로 나가야 했습니다 우리 엄마는 쓸개가 없습니다 누르고 참았던 모진 세월 수모의 앙금 덩어리가 극심한 통증으로 남아 미련 없이 던져버리고 웃어주었습니다 우리 엄마는 죽고 싶어도 죽지 못했습니다 자식을 둘이나 앞세운 죄인이라 통곡조차 할 수 없어 냉가슴에 묻고 가슴앓이로 죽은 숨을 토해냅니다 우리 엄마는 바보입니다 따뜻하고 온화한 미소는 그 누가 보았는지 모를 살얼음 같던 청춘의 칼바람 운명의 수레바퀴에 묶인 족쇄를 끝내는 풀지 못하고 돌아온 주인에게 안방을 내어주는 우리 엄마는 허리가 땅을 향해 휘었습니다 눈만 뜨면 논과 밭을 기어 다니고 남의 집 일에 딸린 자식 돌보느라 굽어진 허리 펴보질 못하고 고목이 되었습니다 우리 엄마는 나의 통증입니다 엄마를 보는 내 눈은 가시에 찔린 듯 쓰리고 내 가슴은 망치로 맞은 듯 아픕니다 나는 그 아픈 통증을 너무도 사랑합니다 [시인] 국순정 경기 안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경기지회) 저서 : 시집 “숨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