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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철의 부동산 돋보기] 집값·전세값을 잡으려면

(조세금융신문=양기철 (주)하나감정평가법인 부회장·감정평가사)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전국주택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집값은 현 정부의 집권시작인 2017년 5월 이후 9개월(입주물량이 많았던 2018년 12월부터 2019년 8월까지)을 제외한 전 기간 상승했고, 최근에는 그 상승률도 가파르다.

 

전세값 상승도 집값 상승 추세와 동일하다. 이러한 흐름은 “집에 대한 대기수요가 여전히 차고 넘치고 있다”는 것으로, “정책전환이 없는 한 3기 신도시 분양물량이 본격적으로 공급되기 전까지는 집값, 전세값 상승추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집값 올라도 너무 올라,

수요억제대책에만 올인하고 늦은 공급대책이 원인

 

특히 ‘수도권아파트상승률’은 현 정부 집권 시작부터 2021년 7월까지 공식적인 정부통계로도 무려 26.2%에 달한다. 필자가 사회생활을 막 시작할 때인 1993년도 대치동 선경아파트 가격은 평당 약 750만원 정도로 샐러리맨 평균 월급(75만원)의 대략 10배 정도였다. 지금은 샐러리맨 평균 급여(약 400만원)의 약 20배 수준인 8000만원 정도이니, 집값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

 

우리나라 주거형태 중 아파트 등 공동주택 거주비율이 70%에 달하므로 “현 정부의 집값대책은 사실상 실패했다”고 보아야 한다.

 

혹자는 현재의 집값 상승현상이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말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OECD 국가 연평균 집값 상승률이 5∼15%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집값 상승률이 높은 것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터키는 32% 상승으로 우리나라보다 더 큼).

 

그렇다면 그간의 정부정책 부작용은 무엇이었고, 바람직한 정책방향은 무엇일까?

현 정부는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이 공급부족보다는 투기적 가수요에 있다고 판단하고, 대출규제, 보유세 및 양도세 강화를 통한 수요억제에 주안점을 두었다.

 

시장이 달아오른 한참 뒤에야 공급부족도 집값 상승의 원인이라고 판단하고 뒤늦게 공급대책을 발표하였지만 만시지탄이었다. 애당초 투기수요억제 대책과 함께 공급대책도 같이 발표했어야 시장의 불안 심리를 잠재울 수 있었다. 왜냐하면 부동산가격은 심리적인 요인이 가장 크게 좌우하기 때문이다.

 

대출규제는 집 구하러 다니는 ‘유랑민’ 양산,

세금강화 정책은 부의 대물림만 가져와

 

수요억제정책에 대한 시장반응은 어땠을까?

집값, 전세값이 계속 오르자 집 없는 서민들은 내 집 마련을 위해 대출이 가능한 지역을 찾는 유랑민이 되었다. 오른 전세금을 장만하기 지긋지긋한 사람까지 매매수요에 합류하였다.

 

직장이 있는 대도시에서는 오른 전세값을 감당하지 못하니, 전철이 닿는 수도권의 도심지로, 다시 수도권 농촌지역으로(수도권 농촌지역에 빌라신축 붐이 일어나고 있는 이유), 수도권 경계지역인 안성을 넘어 천안까지 집을 구하러 다닌다. 그러다 보니 집값 상승세는 전국적인 현상이 되어 버렸다.

 

만약 이 시기에 전세값이라도 안정되어 있었다면 집값은 정부 의도대로 잡혔을지도 모르나, 이번에는 ‘부동산임대차3법’이 전세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막아버려 불안한 전세값이 다시 집값을 끌어올리는 악순환을 만들었다.

 

정부는 집 사지 말고 청약을 기다리라고 한다. 특별공급이 많아 일반공급 물량으로 청약에 당첨되기가 ‘하늘의 별따기’이거니와, 막상 당첨되어도 선호지역은 분양가가 높아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분양가 9억 이상)하니 청약을 포기한다.

 

다주택자 양도세를 강화하자(양도차익의 약 60∼70%를 세금으로 부과) 다른 사람에게 파는 대신 자녀에게 증여하고 만다(2020년 1월∼2021년 6월까지 서울에서의 주택증여건수는 총 거래건수(22만 6549건)의 약 15%(3만 2140건, 한국부동산원 통계자료). 부의 대물림현상만 커진 셈이다.

 

집값, 전세값 대책은 선악·정의·당위의 잣대가 아닌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할까? 부동산시장은 자연과학보다는 사람들의 심리에 바탕을 둔 인문학에 가깝다. 돈의 속성, 시장원리를 무시하고 선과 악, 정의의 관점으로만 접근해서는 정책당국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정부가 “부동산 양도차익은 불로소득이므로 환수하는 게 마땅하다”고 아무리 강변해도 국민들은 내 몫의 이익을 빼앗긴다고 생각하지, 세금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은 옳고 그름,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돈의 속성이 그러하다. 사실상 집 한 채가 전 재산의 70% 이상인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더욱 그렇다. 집값, 전세값 문제에 대해 이념이나 당위(마땅히 그렇게 되어야 하는 것)의 잣대가 아니라, 실용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

 

지금처럼 지나친 대출규제, 징벌적 세금정책, 전세기간 및 전세금 상승을 인위적으로 통제하는 정책으로는 전세에서 매매수요로, 저가주택에서 고가주택으로 자연스럽게 순환되는 시장흐름(시장메커니즘)을 막아버려 집값, 전세값을 잡기는커녕 부작용만 심화시킬 뿐이다.

 

민간참여 임대주택건설, 한시적인 양도세완화, 사람기준 대출규제,

청약주택 대출규제 철폐로 시장기능 회복시켜야

 

그렇다면 바람직한 정책방안은 무엇일까?

첫째, 정부 혼자서 다 해결할 생각을 버리고 민간과 협업하여야 한다. 공급자가 집값을 좌지우지하려면 필요한 전체물량의 약 20% 이상인 450만호를 공급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 공공 혼자서 그 많은 물량을 무슨 수로 감당할 수 있겠는가?(2015년 기준, 전체주택대비 공공임대주택 비율은 한국 6.4%, 2020년 정부 목표 8%, 유럽 15∼25%). 민간과의 협업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미국의 ‘LIHTC(Low Income Housing Tax Credit: 민간주도의 공공임대주택에 대해 수익성을 보장해주는 대신 의무는 강화하여 지역의 요구에 적합한 맞춤형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제도) 제도’를 참조하여 임대주택시장에 민간도 참여시켜 서민층뿐만 아니라 중산층 대상의 임대주택 공급도 확대하여야 한다.

 

둘째, 이미 발표한 공급대책은 차질 없이 진행함과 동시에 중·장기적 공급정책도 지속적으로 수립·제시하여야 한다. 새 집, 새 동네, 대도시에 대한 대기수요는 항상 차고 넘치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갈수록 더 할 것이다. 정부가 주기적으로 중장기적인 주택공급정책 및 리모델링 지원정책을 수립·발표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하여야 대기 수요자들이 심리적으로 동요하지 않는다.

 

새 집이 충분히 공급되기 전까지는 기존주택이 공급을 담당해 주어야 한다. 그러려면 약 2년을 한시적으로 앙도세를 획기적으로 완화시켜 다주택자의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어야 한다. ‘양도세 중과 유예’ 정도로는 효과가 없다. 지역 중심의 대출규제는 사람 중심으로 전환하고, 무주택자가 집을 살 때는 LTV, DSR을 (폐지에 가까울 정도로)획기적으로 완화시키고, 청약당첨주택에 대한 대출규제는 없애는 것이 합리적이다.

 

투기감시전담기구 설치, 월단위로만 주택가격동향 발표, 임대차3법보완 서둘러야

 

셋째, 부동산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투기꾼들에 대한 감시를 더 철저히 하여야 한다. 지금의 부동산시장 관리는 후진적일 뿐 아니라,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어 단속에도 비효율적이다. 그러다 보니 가격 올리기 담합, 자전거래 등이 판을 친다. ‘질병관리청’처럼 ‘주거복지청’을 신설하든지, 기존 조직을 통폐합하여 전담부서를 두어야 한다.

 

또한 ‘주택가격동향’은 월단위로 발표하여야 한다. 일기예보 발표하듯 ‘주택가격동향’을 매주 발표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우리나라가 유일할 뿐더러, 그 수치가 정확한지도 의문이다. 집값 불안 심리만 부추길 뿐이다.

 

넷째, 무주택자가 구입한 매매물건에 대하여는 ‘계약갱신청구권’ 행사(세입자가 2년 더 살 수 있도록 한 제도)를 배제시켜야 한다. 기존세입자의 주거안정을 해칠 수 있으나 새로 구입한 무주택자도 (예정된)세입자인 것은 마찬가지다.

 

‘전월세상한제(계약연장 시 전세금이나 월세를 5% 이상 못 올리도록 한 제도)’에 대한 보완도 준비해야 한다. 작년에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여 만기가 도래하는 내년 7월이면 발생할 혼란이 불을 보듯 뻔하다. 이상의 대책은 선별적으로 해서는 효과가 없다. 전광석화처럼 동시에 실시해야 한다. 그러면, 일시적인 혼란을 거친 후 시장기능이 작동되고 집값, 전세값은 안정될 것이다.

 

균형감 있는 시각으로 일시적 혼란 두려워 말고

실패한 정책 수정할 용기 필요

 

대선이 다가오니 정치권은 자기의 입맛에 맞는 것만을 골라 백가쟁명식 부동산대책을 쏟아낸다. 집은 생필품인가? 공공재인가? 집은 반드시 필요한 생활필수품이지만, 소수의 사람들만이 독점해서도 안 되는 공공재 성격을 갖고 있는 것도 의심할 여지없는 사실이다. 이런 이유로 ‘시장만능주의’도 ‘정부만능주의’도 위험한 건 똑같다.

 

‘선과 악’, ‘정의와 불의’의 관점에서 벗어나 ‘집주인과 세입자’, ‘집값과 전세값’을 균형감 있는 시각으로 동시에 바라봐야 해법이 보인다. 지금은 일시적인 혼란을 두려워하지 말고, 실패한 정책은 과감히 수정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프로필] 양기철 (주)하나감정평가법인 부회장

• 감정평가사/경영학박사

• 가천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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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주택 등 경제정책수단에서 세금의존도 낮춰야
(조세금융신문=홍기용 인천대 교수, 전 한국세무학회장) 최근에 주택폭등, 재난사태 등으로 국민들의 어려움이 가득하다. 주택과 재난은 국민복지에서 매우 중요하다. 어떤 정권에서도 관심을 둘 수밖에 없다. 최근 주택과 재난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수단으로 세금을 너무 과도하게 활용하고 있다. 실효성도 뚜렷하지 않다. 주택의 경우 취득세의 최고세율은 13.4%(지방교육세와 농어촌특별세 포함), 양도소득세율 최고세율 82.5%(지방소득세 포함),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 7.2%(농어촌특별세 포함)로 크게 인상했다. 해당 주택의 경우 주택보유를 생각조차 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또한 재난지원금도 전국민에게 대규모(2차에만 34조원)로 지급하며, 전국 및 혹은 88% 국민에게 지급한다. 재난지원금인데도 재난 정도를 감안하지 않고 세금을 지출한다. 국가는 세금을 걷을 때는 물론이고 지출할 때도 원칙이 있어야 한다. 또한 세금을 경제정책의 핵심수단으로 삼는 경우 실효성이 제한적이다. 대부분 현대국가가 사유재산에 기초하는 시장경제체제를 기반으로 하는 민간중심의 경제이기 때문이다. 국가가 아무리 세금으로 시장경경제제체에 도전하려고 해도 정책효과가 매우 제한적일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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