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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철의 부동산 돋보기] ‘전세대란’, 쉽게 끝나지 않는다

(조세금융신문=양기철 (주)하나감정평가법인 부회장·감정평가사) 전세가가 위험수위에 이르렀다. 10월 4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전월세통합지수’를 보면 수도권전세가는 2019년 7월 이후 66주째 상승세이고, 상승폭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2020년 7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전월세통합지수’ 97.6에서 100.6으로 상승, 월간 ‘전월세변동률’은 0.06%에서 0.48%로 상승).

 

전세수급 사정은 KB국민은행(KB부동산 LIIV ON)에서 발표하는 ‘전세수급지수’(0∼200범위 내에서 산출되며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공급부족 현상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함)를 보면 알 수 있다. ‘수도권전세수급지수’는 2019년 5월 100을 초과한 이후(2019년 5월 13일 기준 101.0) 계속해서 상승하여 현재는 무려 193.7에 달한다(2019년 10월 5일 기준 193.7). 즉 전세공급이 전세수요보다 턱없이 부족하여 산출최대치인 200에 육박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세는 집 없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리 비싸도 선택해야만 하는 필수재이고, 자녀교육 혹은 직장출근을 위해서 선택가능한 지역적 범위가 좁고, 거주 목적의 실수요자로만 구성되어 있는 특성이 있다. ‘전세시장은 매매수요와 달리 투기가 있을 수 없고, 철저히 시장사정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전세가 상승을 심각하게 보아야 한다. 현재 전세가 상승은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특히 수도권에서 심각하고, 그 상승세도 쉽게 꺼질 거같지 않다. 전세대란이 시작된 것이다.

 

기본적 전세수요에, 집값폭등, 청약 당첨 위한 전세수요까지 더해져 전세수요 차고 넘쳐

 

전세가는 왜 계속 오르는 것일까? 그 해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전세수요는 많은데, 전세공급이 부족하니 전세가가 오르는 것이다. 전세 수요는 왜 많은 것일까? 사회초년생, 신혼부부들의 기본적인 전세수요에, 최근 집값폭등으로 집을 살 여력이 없어진 무주택자들과 청약대기자들이 대거 전세수요로 몰리고, 대출이 막혀 오른 집값을 자금융통으로 충당할 수 없게 된(예전 같으면 집을 구입할 수 있었던) 매매수요까지 전세수요로 전환되다 보니 전세수요가 넘쳐나게 된 것이다.

 

저금리로 온전한 전세물량 자체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대세흐름에, 양도세비과세 요건으로 실거주기간 추가,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이 전세공급부족 가져와

 

전세공급은 왜 부족한 것일까?

첫 번째 이유로, 청약, 양도세 비과세요건 등에서 실거주를 추가한 부작용이다. 무주택자는 아파트신규공급 예상지역에서 지역우선배정물량 청약당첨을 노리고 매매보다는 전세거주를 선택한다. 현재 3기신도시 주변지역(하남, 고양, 부천 등)전세수요와 전세가가 폭등하는 이유이다.

 

양도세 비과세요건으로 실거주기간 2년을 추가하자, 해당지역에서 굳이 거주하지 않아도 될 집주인들까지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고 직접거주를 선택한다. 그러면 직장, 자녀교육 때문에 해당 지역에서 거주해야만 하는 기존세입자는 어쩔 수 없이 그 지역 내 다른 전셋집을 구해야 한다. 새로운 전세수요자가 생기는 셈이다. 소비되는 전세물량 총량은 변화가 없지만, 특정 지역의 전세수요는 늘어나게 된다.

 

서울, 수도권 중 출퇴근 혹은 교육여건이 양호한 지역의 전세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이유이다. 광역적인 전세공급통계는 의미가 없다.

 

두 번째 이유로,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하여 7월 31일부터 시행중인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정책의 부작용이다. ‘전월세상한제’는 집주인이 계약을 연장할 때 전세금이나 월세 상승폭을 기존 금액대비 5%로 제한한 것이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임차인에게 계약갱신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1회)를 부여하여 법이 정하는 사유이외에는 한 집에서 최소한 4년은 살 수 있도록 보장한 것이다(기존세입자가 그 집에서 10년을 살았더라도 추가 2년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가능).

 

‘전월세상한제’가 시행되자, 집주인들은 향후 전세금을 못 올릴 것에 대비하여 전세기간이 끝나 새로 계약하는 전세금을 30∼40% 올리거나, 월세로 전환하여 내놓는다. 현재 임차인은 4년 동안은 5% 오른 전세를 살 수 있지만, 전세기간이 끝나고 이사할 때는 이미 올라있는 전세금을 장만해서 이사 가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임차인은 ‘전월세상한제’ 시행 전보다 더 오른 전세금을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지금까지 전세가가 내려간 시기는 별로 없었다). 이 제도가 과연 임차인에게 득이 되는 제도라고 말할 수 있을까?

 

‘계약갱신청구권’은 어떨까? 임차인에게 ‘계약갱신청구권’을 보장하자, 대다수 전세계약이 연장되어 전세매물 자체가 절대적으로 줄어들었다. 여기에 추가적인 신규유입 전세수요까지 더해지니 해당지역 전세매물은 씨가 마르게 되고, 턱없이 부족해진 전세매물로 인해 전세 값은 집주인이 부르는 게 값이 되는 것이다. 모두 예상되었던 현상이다.

 

세 번째 이유는, 저금리 등으로 온전한 전세물량 자체가 줄어드는 대세흐름이 형성되어 있는 점이다. 금리가 낮아지거나, 집값이 안 오르면 집주인들은 수익률을 보충하기 위해서 전세를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한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0년 전세와 월세 비중이 7:3이었던 것이 2017년에는 5.5:4.5로 줄어들었다. 현재는 그 비율이 더 줄어 있을 것이다.

 

전세대란은 향후 2년은 지속될 것, 충분한 공적임대주택공급량과 전세수요 일부가 매매수요로 전환되지 않는 한 2년 후에도 안정 어려워

 

이와 같은 전세대란은 언제까지 계속되고, 예상되는 부작용은 무엇이 있을까?

전세대란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여 전세기간이 끝나는 시점인 향후 2년간은 지속될 것이다. 2년 후는 ‘행복주택’, ‘청년임대주택’ 등의 ‘공적임대주택’이 얼마나 공급되는지 여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3기신도시 신규공급대책이 얼마나 속도감 있게 추진되는지 여부, 전세수요를 매매수요가 얼마나 흡수하는지 여부에 따라 전세대란 지속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정책추진이 더디면 2년 후에도 전세가가 안정되기는커녕 더 큰 폭등을 야기할 수 있다. 지금처럼 전세가가 계속 오르면 오른 전세가가 매매가격을 끌어올려 집값(특히 중저가 주택)을 다시 상승시킬 것이다. 집값과 전세가는 상호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시적인 양도세 완화로 주택거래활성화 통해 전세수요 줄여야

 

그렇다면 바람직한 정책방향은 무엇일까?

우선, 하루빨리 ‘시장메커니즘’을 복원시켜 전세시장과 매매시장이 자연스럽게 순환될 수 있도록 환류기능을 복원시켜야 한다. 매매시장과 전세시장은 동전의 앞뒤와 같다. 전세가 대책이 곧 집값대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매매시장인 집값은 과연 안정되어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 통계를 보면 ‘주간아파트매매가격지수’는 비록 상승폭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강보합세(8월 이후 수도권 주당 평균 0.06% 이상 상승)내지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거래절벽(7월 대비 8월 ‘전국주택거래건수’ 약 40% 감소)으로 인해 집값이 내려간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가 있을 뿐이다.

 

주택거래를 활성화시켜 매매가 전세수요를 일부라도 흡수하여 전세수요를 줄여주어야 한다.

전세수요층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매매수요 대기자들이 집을 쉽게 살 수 있도록 무주택자들에 대한 대출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해 주어야 한다. 현재 ‘계약갱신청구권’이 정착되는 기간(2년)만이라도 한시적으로 양도세를 완화시켜 기존 재고주택들이 매물로 나올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어야 한다. 양도차익의 60% 이상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현실에서는 매물이 나올 리 만무하다. 거래가 활성화되어 일부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되지 않는 한 전세시장은 안정될 수 없다. 일부 급매물만으로 전세가나 집값을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다.

 

무주택자가 구입하는 매매주택에 대해서는 세입자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배제시켜야

 

다음으로, 무주택자가 구입한 매매물건에 대해서는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를 배제시켜주어야 한다. 기존세입자 뿐만 아니라, 새로 구입한 무주택자도 세입자인 것은 마찬가지이므로 ‘세입자보호’라는 법의 취지에도 어긋나지 않는다. 현재는 기존 세입자 계약기간 만료일 6개월 전에 등기이전까지 마쳐야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고 새로운 구입자가 입주 할 수 있다. 세입자가 있는 주택은 사실상 거래가 불가능한 셈이다.

 

그동안 수십 차례의 부동산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은 왜 안정되지 않는 것일까? 정책에 ‘선악의 흑백논리’만 있고,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하에서 ‘돈의 속성’, ‘시장원리 및 시장기능’을 무시한 정책은 그 기초가 부실하여 오래 가지 못한다. 억지로 눌러 거래절벽만을 가져오는 정책이 아닌, 시장기능이 작동되도록 물꼬를 터 주어야 전세가는 안정된다. 전세가가 안정되어야 집값도 안정된다. 둘은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한 몸통이다. 더 늦기 전에 정책당국의 사고의 전환을 기대해본다

 

 

[프로필] 양기철 (주)하나감정평가법인 부회장

• 감정평가사/경영학박사

• 가천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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