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은 지난주부터 제일모직에 대한 세무조사에 돌입했다.
이번 조사는 제일모직이 지난해 연말 상장한 이후 첫 정기 세무조사이며, 2010년 당시 사명이 삼성에버랜드였던 시절 받았던 세무조사 이후 5년 만이다. 2010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은 삼성에버랜드를 대상으로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정기 세무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국세청의 제일모직에 대한 세무조사는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제일모직의 특성상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제일모직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2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도 각각 7.74%씩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세청의 이번 조사에서는 지난해 제일모직의 상장 과정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이들 이건희 회장 일가의 지분 보유 과정에 대한 면밀한 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과거 제일모직이 리조트·건설 부문과 패션사업 부문으로 구조가 분리된 후 패션사업 부문이 에버랜드(현 제일모직)에 양수되고 나머지 소재 부문은 삼성SDI에 포함된 점을 감안할 때 인수 과정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편 국세청이 앞서 ‘삼성꿈장학재단’을 대상으로 13년만에 처음으로 세무조사에 들어간 것도 이번 제일모직에 대한 조사가 주목받는 이유다.
삼성꿈장학재단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게 2006년 불법대선자금과 안기부X파일 파문,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증여 등의 논란이 생기자 삼성이건희장학재단에 헌납한 4500억원과 이건희 회장 및 이재용 부회장 등이 추가 조성한 3500억원 등 총 8000억원 가량을 출연해 만든 비영리기관.
따라서 이번 조사에서 과거 삼성꿈장학재단에 출연한 기부금과 관련된 부분도 조사 대상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특히 지난 2006년 삼성그룹이 재단에 기부한 삼성에버랜드 지분 4.12% 중 일부를 재단측이 2012년 1800억원대에 삼성에버랜드에 되팔면서 큰 수익을 거뒀던 사실도 이같은 예상에 힘이 쏠리는 이유다.
이에 대해 삼성측은 삼성꿈장학재단 운영은 그룹과는 무관한 일이라며 애써 그 관계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삼성꿈장학재단에 대산 세무조사 착수 직전 회계 업무 담당자인 삼성생명 직원 2명이 파견형태로 재단에 투입된 것으로 확인된 사실도 있어 이같은 삼성측의 해명을 무색케 하고 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