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금융권이 3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여성 인재 찾기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는 계열사 CEO는 물론 사내‧외 이사 등용에서도 여성 인재를 속속 발탁중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이 여성 전문가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신한금융은 김조설 오사카상업대학 경제학부 교수를, 우리금융은 송수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를 선택했다.
김 교수는 동아시아 경제에 능통한 여성 경제학 교수고, 송 변호사는 금융과 ESG 분야를 주로 담당하는 법률 및 ESG 전문가다.
이번 결정을 통해 신한금융은 이번에 임기가 종료되는 윤재원 홍익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재선임에 더해 두 명의 여성 사외이사가 활동하는 셈이 되고, 우리금융은 출범 이후 첫 여성 사외이사를 구성원에 합류시키게 된다.
이들은 모두 이달 열리는 정기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 ESG경영으로 여성 전문가 중용 본격화
여성 전문가를 주요 보직에 앉히는 분위기는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KB금융도 핵심 계열사 중 한 곳인 KB증권의 여성 CEO 박정림 대표의 연임을 결정한 바 있다.
하나금융은 신임 하나펀드서비스 사장에 하나은행 지점장, 금융소비자보호부장, 변화추진본부장, 손님행복그룹장 등을 역임한 노유정 전 하나은행 상무를 선임했다. 노 신임 사장은 하나그룹 설립 이후 최초의 여성 CEO다. 또한 지난해 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에 이어 권숙교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도 했다.
이처럼 4대 금융지주가 계열사 임원은 물론 주요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사외이사진에 여성 인력을 포진시키는 이유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추세가 한몫했다.
ESG는 환경·사회·지배구조를 의미하며 다양한 측면에서 기업 활동을 평가하는데, 성별 균형도 그중 하나에 포함된다.
이와 관련 한 금융권 관계자는 취재진에 “올해 디지털 금융을 비롯해 ESG경영도 금융권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며 “금융권의 ‘유리천장 깨기’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 중 여성 전문가를 포함하는 것 역시 ESG경영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자본시장법 개정안 8월 시행…발등에 불 떨어졌나
일각에서는 ESG경영뿐만 아니라 올해 8월부터 시행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도 금융사들이 여성 전문가 중용에 심혈을 기울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제165조의20(이사회의 성별 구성에 관한 특례)에서는 최근 사업연도 말 기준 자산총액이 2조 원 이상인 주권상장법인의 경우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전원 남성 또는 여성으로 구성할 수 없다. 자본시장법은 오는 8월 5일부터 적용된다.
이런 상황에 기본적으로 사외이사로 추려지는 인물 면면을 살펴보면 기업경영 전반에 걸쳐 전문적 지식 또는 풍부한 경험이 요구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대학교수나 변호사, 언론인, 공인회계사, 퇴직 관료, 기업인 등이 주로 선임된다.
그런 만큼 인재 후보군으로 다소 제한된 인원이 추려지는데, 그중에서 사외이사를 구하고 검토까지 마쳐야 하는 만큼 여성 전문가 인력난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는 금융사들이 내부에서 여성임원을 키워 전문가를 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도출되는 계기도 된다.
실제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6월 여성리더 양성 프로그램 우리윙 1기 60명을 선발했고, 하나금융도 같은 시기 여성 리더 육성 프로그램인 하나 웨이브스 1기를 출범했다. 신한금융도 여성 리더 육성 프로그램인 신한 쉬어로즈를 가동하고 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취재진에 “오는 8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시행된다. 사외이사진에 꼭 여성을 포함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라며 “여성 인물 찾기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고 나아가 사내 인재풀에서 나올 수 있도록 인력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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