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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윤석열‧오세훈 부동산 감세 시동…'부익부 빈익빈' 심화 우려

고액주택 재산세 꺾고, 다주택자 종부세 상한율 ‘반토막’
고령자 추가 공제, 재산 많은 노인일수록 세금 이득
청‧장년, 돈 벌어 세금‧대출이자 내라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재산세‧종부세 개편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19일 보유세제 개편안을 인수위에 전달했다.

 

고액주택에 큰 폭의 감세를 하고, 시세가 아무리 급등해도 다주택자가 종부세를 많이 부담하는 일이 없도록 조정하는 안이 담겼다.

 

부동산 양극화를 예고한 것이다.

 

외형은 서울시 제안이지만, 인수위에서 그대로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다.

 

윤 당선자는 지난 대선에서 서울에서 5%포인트 표차로 크게 이겼으며, 보유세 대부분은 서울에서 걷힌다.

 

윤 당선자는 당선 직후인 지난달 13일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집 값을 잡아야 하니 사람 좀 보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집 값 정책과 세금 정책은 금융정책과 더불어 실과 바늘처럼 얽힌다. 

 

 

◇ 빈자 혜택없고, 부자 이익인 비율공제

 

서울시 안을 보면 고가주택 노인일수록 꼼꼼하게 이익을 볼 수 있도록 감세체계를 꾸렸다.

 

주택분 재산세 세율은 그대로 둔 채 4단계로 구성된 과세표준을 모두 높일 것을 제안했는데, 쉽게 말해 과세표준을 눕혀서 전체적인 세율 기울기를 내리겠다는 뜻이다.

 

 

현재 재산세 과세표준 구간 및 세율은 0.6억원 이하 0.1%(공시가격 기준 1억원 이하 주택), 0.6~1.5억원 이하 0.15%(공시 1~2.5억원 이하), 1.5~3.0억원 이하 0.25%(공시 2.5~5억원 이하), 3억원 초과 0.4%(공시 5억원 초과)로 구성돼 있다.

 

이것을 과세표준 0.9억원 이하(공시가격 기준 1.5억원 이하 주택), 0.9~2.7억원(공시 1.5~4.5억원 이하), 2.7~5.4억원 이하(공시 4.5~9억원 이하), 5.4억원 초과(공시 9억원 초과)으로 늘렸다.

 

이려면 굳이 세율에 손대지 않아도 세금 기울기를 낮추어 세율 인하 효과를 줄 수 있다.

 

과세표준을 늘리겠다는 건 비율공제를 늘리겠다는 뜻인데 중저 자산가들은 재산 자체가 적어 비율공제를 늘려봐야 체감하는 효과는 몇 만원 단위에서 그치게 된다.

 

반면, 고액자산가들에게는 막대한 이익이 예상된다. 재산세는 부동산 별로 세금을 매기기 때문에 이런 비율공제 강화가 다다익선의 효과를 낳는다. 중소규모 주택을 수십, 수백채 가진 사람에게는 큰 이익을 약속한다. 

 

 

◇ 시세 급등해도 세금 브레이크

 

오세훈 시장은 고가 주택 재산세 상한율을 낮추는 방안도 넣었다.

 

시세가 급등해도 고액자산가들의 이익을 보전해주겠다는 것인데 이는 일반적인 고액자산가는 물롤 재건축 조합원들의 이익과도 매우 밀접하다. 윤석열 당선자와 오세훈 시장은 재건축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의 제안을 들여다보면 현재 공시가격 6억원 초과 주택의 경우 재산세 부담 상한율은 130%인데, 이것을 공시가격 6~9억원 구간은 110%로, 9억원 초과 구간은 115%로 각각 낮추도록 했다.

 

상한율은 일시적 시세급등으로 갑자기 세금을 많이 내야하는 상황이 됐을 때 세금부담이 전년도보다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하는 세금 브레이크다.

 

상한율을 낮춘다는 건 아무리 시세가 날뛰어도 세금을 일정 수준으로 묶겠다는 뜻이다. 인수위와 서울시는 재건축을 풀겠다는 기조인데 재건축 시너지를 통한 고액 자산가들의 막대한 이익이 예상된다.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에도 같은 내용이 있다. 현행 최고 300%인 주택분 세 부담 상한율을 150%로 낮출 것을 제안힌 것이다. 1주택자의 세 부담 상한율을 현행 150%에서 115∼120%로 낮추도록 했다.

 

 

서울시는 일시적으로 2주택을 소유해도 1주택자로 간주하는 범위를 늘릴 것을 제안했다. 상속 등 불가피한 경우라고 설명했지만, 세부적으로는 정비사업 등을 집어넣어 재건축 조합원 이익보전 내용을 빼놓지 않았다.

 

 

◇ 60대‧서울대‧남성 내각이 보내는 편지

 

오세훈 시장은 고액자산 보유 노령자에 대한 꼼꼼한 세금 챙겨주기도 잊지 않았다.

 

서울시는 1주택 보유 실거주자와 은퇴한 고령자 등에게는 연령 및 보유기간 등을 고려해 최대 30%까지 재산세를 감면하는 제도 신설을 건의했다. 고령자 재산세 감면을 다주택자까지 확대할 경우 앞선 제도들과 시너지 효과를 낳는다.

 

 

◇ 대통령 권한 내놔라? 오세훈의 무리수

 

오세훈 시장은 여기에 한 가지 무리수까지 두었다. 대통령이 가진 비율공제 조정 권한을 서울시 등 지자체로 넘기라고 제안한 것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쉽게 말해 과세표준을 낮출 수 있는 추가 기본공제로 그 속성은 비율공제다.

 

이 비율공제를 만지작거리면 서민들에게는 별 혜택을 안 주고도 고액 자산가 세금혜택은 파격적으로 올릴 수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공제는 오세훈 시장이 서울시장에 첫 당선된 이명박 정부 때 들어왔는데 강력한 권한이면서도 쓰기가 좋은 권한이었기에 이명박 정부는 이것을 대통령 권한으로 뒀다.

 

그것을 서울시장에게 내놓으란 뜻인데 이것은 윤석열 당선자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

 

 

◇ 부자 감세, 서민 복리 준다

 

부자 감세를 하면 서민들에게는 영향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공공복리 관련 정책은 재산이 적을수록 체감효과가 크고, 재산이 많을수록 체감효과가 낮다.

 

예를 들어 출퇴근길 지하철-버스를 늘린다고 하자. 이 시간대 콩나물 시루가 되는 서민들에게는 행복한 일이지만, 운전기사가 운행하는 외제차를 탄 부자들과는 관계없다.

 

그런데 세금을 줄이면 공공복리에 쓸 예산도 줄어든다.

 

오세훈 표 부자감세의 나쁜 점은 비율공제를 손대고 있기 때문이다. 비율공제는 서민에게 불리하고 부자에게 유리하다. 따라서 주요국은 대체로 금액공제를 선택한다.

 

예를 들어 10억 공제를 해준다면 10억원 이하 재산을 가진 사람은 행복하겠지만, 1000억원 재산 가진 사람은 990억원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한다.

 

이걸 10% 비율공제로 바꾸면 10억 가진 사람은 1억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하고, 1000억원 가진 사람은 900억원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한다.

 

반면 미국은 금액공제를 취하는데 예를 들어 일괄적으로 일정 금액까지는 세금을 내지 않도록 공제를 주고, 그 이상이 되면 예외없이 세율을 곱한다.

 

금액공제는 재산이 적을수록 이익이므로 서민에게는 좋지만, 부자에게는 그다지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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