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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예규·판례] 법원 "경영진 횡령 못 잡아낸 회계법인, 주주들에 손해배상해야"

라임펀드 피투자사 리드 주주들 승소…'허위 채권 실재 확인 소홀' 과실 인정
"상장폐지는 리드 경영진의 범죄 탓…회계법인 책임 비율은 20%"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법원이 '코스닥 상장사 경영진이 횡령을 은폐하기 위해 만든 허위 채권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회계감사 담당 회계법인은 주주들에게 상장폐지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판단을 내놨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최욱진 부장판사)는 2020년 상장폐지된 코스닥 상장사 리드 주주 60여명이 A회계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최근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코스닥 상장사 리드는 라임자산운용(라임)이 투자한 회사로, 2019년 '라임 펀드 사태'가 불거지자 경영진이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되며 같은 해 10월 거래가 정지됐다. 이듬해인 2020년 5월에는 코스닥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됐다.

 

리드 경영진은 2018년 5월 전환사채(CB) 발행 납입금 440억원을 횡령하고 이를 대여금으로 허위 계상했지만, A회계법인은 2018년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에서 재무 상태가 공정하게 표시되고 있다며 적정 의견을 표명했다.

 

이에 주주들은 "존재하지 않는 440억원 상당의 허위 채권을 경영진이 재무제표에 계상했음에도 A회계법인이 이를 발견하지 못했고, 감사보고서를 신뢰해 리드 주식을 보유했다가 상장폐지돼 손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A회계법인은 "횡령은 경영진의 의도적인 부정에 의한 것이고 통상적인 감사 절차를 모두 수행했지만 채권이 실재하지 않는다고 의심할 만한 사정은 없었다"며 "합리적인 의구심을 가질만한 계기조차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회계법인이 자금조달 목적, 자산의 생성 과정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리드의 재무제표에 올라가 있는 주요 금융자산이 실재하는지 확인을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리드의 1년 매출액(373억원)보다 큰 액수의 허위 채권을 장기대여금으로 기재한 것부터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인 데다가, 거액의 전환사채 발행대금이 납입일 당일 바로 타 법인 은행 계좌로 송금돼 공시 내용과 다르게 쓰여 이례적인 상황임에도 A회계법인이 경영진에 관련 질문을 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강제조사권 없는 회계법인이 금전소비대차계약서와 이사회 회의록 등의 조작 가능성을 포착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대여계약의 진위를 보여주는 다른 서류인 채권채무조회서에는 인감증명서조차 첨부되지 않았는데도 회계감사인이 이를 걸러내지 못한 것은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이번 사안은 재무제표에 계상된 대여금 채권의 실재 여부 자체를 의심해봐야 하는 정도에 이른 사안"이라며 "이와 같은 사안에 대해 확인 절차를 수행하는 것이 회계기준에서 얘기하는 '합리적인 의구심' 내지 '전문가적 식견'에 부합하는 업무 처리"라고 강조했다.

 

다만 재판부는 감사보고서 공시일 이전에 매수한 주식에 대한 손해도 배상해야 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기각했으며, 상장폐지는 오롯이 리드 경영진의 범죄로 인한 것인 만큼 A회계법인이 부담해야 할 책임 비율은 20%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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