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 2011년부터 모든 상장기업 및 금융회사의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이하‘K-IFRS’) 도입이 의무화되었고, 비상장기업은 선택적으로 K-IFRS를 적용할 수 있으며, 선택하지 않는 기업은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정부는 K-IFRS를 적용하는 기업과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는 기업의 조세 부담 차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법을 개정하였으나, 아직까지 미진한 부분들이 존재하므로 기업들의 조세형평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K-IFRS를 적용한 기업과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기업 간의 조세형평성을 저해하는 몇 가지 요인 중 하나는 영업권 상각 문제이다.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기업의 경우, 회계상 신규로 취득한 영업권에 대해 20년을 초과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그 내용연수에 걸쳐 정액법으로 상각하도록 규정되어 있고, 세무상으로도 결산조정을 통하여 손금으로 산입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사실상 그 내용연수에 따라 세무상 손금을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K-IFRS를 적용한 기업의 경우, 회계상 영업권은 내용연수가 비한정인 무형자산에 해당하여 상각하지 아니하고 매년 또는 손상의 징후가 있을 때 손상검사를 수행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나, 세무상으로는 결산조정을 통해 손금에 산입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사실상 손상의 징후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그 사유가 발생할 때까지 세무상 손금으로 인정받을 수 없게 된다. 결국 신규로 영업권을 취득한 기업은 K-IFRS를 도입여부에 따라 조세 부담이 큰 차이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한 가지 사례를 더 소개하자면 일반기업회계기준에선 채무자의 채무변제능력이 크게 저하된 경우 채무자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하여 채권자와 채무자 간 합의 또는 법원의 결정 등의 방법으로 채무자의 부담을 완화하는 채권·채무 재조정에 대한 회계처리를 규정하고 있다.
이때 채권·채무 재조정을 위해 기존 채권의 이자율 인하, 낮은 이자율로 만기일 연장 등 해당 채권의 조건을 변경하는 경우에는 조건변경에 따른 새로운 미래 현금흐름을 채권발생시점의 유효이자율로 할인하여 계산된 현재가치와 채권의 장부가액의 차액을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세무상으로는 기업회계기준에 따른 채권의 재조정에 따라 채권의 장부가액과 현재가치의 차액은 손금으로 인정하며, 손금에 산입한 금액은 기업회계기준의 환입방법에 따라 익금에 산입하도록 규정함으로써 회계처리와 세무상 처리방법의 차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K-IFRS를 도입한 기업의 경우에는 채권·채무 재조정에 대한 회계처리에 대하여 실무상 일반기업회계기준과 동일하게 회계처리를 수행하고 있으나, 일반기업회계기준과 달리 채권·채무 재조정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세무상으로는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회계처리를 할 경우 세무상 처리방법과 차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K-IFRS를 도입한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하나, 국세청 유권해석에 따르면 “국제회계기준을 도입한 내국법인이 국제회계기준에 채권 재조정에 대한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관련 법인세 규정을 적용할 수 없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어 납세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K-IFRS의 도입으로 대한민국은 전 세계적인 회계처리기준 단일화 추세에 적극 동참하고, 국내 기업의 재무제표와 외국기업의 재무제표 간의 비교가능성이 높아져 대한민국 회계투명성에 대한 신뢰도가 향상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K-IFRS를 도입한 기업과 일반기업 회계기준을 적용하는 기업 간 조세 부담 차이가 계속 발생하여 조세법의 기본원칙 중 하나인 조세평등주의가 심각히 훼손된다면, 장기적 관점에선 K-IFRS 도입 취지가 무색해질 수밖에 없으므로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정교한 세법 개정이 시급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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