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6 (금)

  • 구름많음동두천 -5.4℃
  • 구름많음강릉 -1.1℃
  • 구름많음서울 -3.9℃
  • 맑음대전 -1.0℃
  • 구름많음대구 4.7℃
  • 구름많음울산 6.0℃
  • 구름많음광주 0.6℃
  • 구름많음부산 8.4℃
  • 구름많음고창 -2.3℃
  • 흐림제주 4.7℃
  • 구름많음강화 -6.1℃
  • 구름많음보은 -0.9℃
  • 구름많음금산 1.1℃
  • 구름많음강진군 1.0℃
  • 맑음경주시 6.0℃
  • 구름많음거제 7.6℃
기상청 제공

[예규·판례]일상 단어로 조합한 SNS글(제목)도 저작권보호 될까?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0 민사부, 출판물 판매금지 등 가처분 신청 기각결정
‘사랑’, ‘강아지’ 같은 일상 단어로 조립한 문장은 '어문제작물'로 보기 어려워

(조세금융신문=민경종 전문기자) ‘사랑’, ‘강아지’, ‘모양’ 같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단어를 어순에 따라 단순 구성한 문장(제목)은 저작권법 제4조 1항 1호에서 정하고 있는 ‘어문저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가처분 심리 담당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이는 비록 정식 소송(본안소송)에 의거한 결정은 아니고 향후 법리다툼의 소지가 남아 있어, 확정된 결론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 최근 여론형성과 소통의 대세 채널로 자리매김한 SNS의 파급력과 위상을 감안할 때 가처분 사건 담당 판사 3인의 결정이어서 관심이 간다. 

 

2024년 3월 14일자 서울중앙지법의 ‘출판물 판매금지 등 가처분(2023카합21631)’ 사건 결정문에 따르면 경위는 다음과 같다. 

 

‘채권자 A’는 2020. 10. 22. 자신의 인스타 계정에 반려견과의 일상생활을 주제로 한 만화를 게시한 뒤 2021. 1. 27.부터 이 사건 만화에 ‘사랑은 강아지 모양’(이하 ‘이 사건 문구’라 한다)이라는 제호를 붙여 2024. 1. 15일을 기준으로 87회까지 연재한 사실을 내세워 이 문구를 거의 유사하게 사용한 채무자 B와 C를 상대로 출판물 판매금지 등 가처분 소를 제기했다.

 

즉, 채무자B가 2022. 9.경부터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에 유기 반려견의 임시보호와 입양을 주제로 한 글을 연재하면서, 해당 글을 ‘사랑은 분명 강아지 모양일 거야’(이하 ‘채무자 문구’라 한다)라는 항목(카테고리)에 게시하였고,

 

또 다른 채무자 C는 2023. 11. 30. 자신이 운영하는 출판사업체 D를 통해 채무자 B가 연재한 글을 묶고, 채무자 문구를 제호로 표시한 도서(이하 ‘채무자 도서’라 한다)를 발행한 사실을 근거로 같은 가처분 신청의 소를 제기한 것.  

 

채권자A는 채무자 B와 C를 상대로 이 사건 문구는 ‘사랑’이라는 추상적 감정을 ‘강아지’라는 동물에 비유한 창작적인 표현에 해당하고, 자신이 이 사건 문구를 표현하기 전까지는 누구도 사용하지 않았으므로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어문저작물’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채무자들은 무단으로 이 사건 문구와 동일·유사한 채무자 문구를 제호로 사용한 채무자 도서를 발행해 자신의 이 사건 문구에 관한 ‘저작인격권 및 배포권’을 침해했으며, 이 사건 문구는 이 사건 만화에 관한 채권자의 표지로서 일반 수요자에게 널리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즉, 채무자들이 이 사건 문구와 동일·유사한 문구를 제호로 표시한 도서를 발행함으로써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상품 표지에 관한 혼동을 일으키고 있고, 이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가)목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며,

 

채권자가 이 사건 만화를 창작하기 위해 그림체와 만화 소재를 연구하고, 장기간 연재함으로써 이 사건 만화에 특정한 브랜드 가치가 화체되었는데, 이는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에 해당하는바 

 

이들이 이 사건 만화의 제호와 동일·유사한 문구를 사용함으로써 채권자의 성과를 도용하였고, 이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파)목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별지 목록 기재 도서의 출판, 인쇄, 복제, 판매, 배포, 광고를 함에 있어서 ‘사랑은 분명 강아지 모양일거야’를 도서의 제호로 사용해서는 안되며, 이를 사용한 도서의 판매 및 홍보를 중지하고, 위반시 위반행위 1회당 각 1백만원 씩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출판물판매금지등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하지만 담당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에서 규정하는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은 다툼 있는 권리관계에 관하여 그것이 본안소송에 의하여 확정되기까지 가처분권리자가 현재의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 등을 방지하기 위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해 허용되는 처분이라며,

 

위 제호가 어문저작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창작성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고, 또한 위 제호가 국내에 널리 인식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아 채권자의 신청을 기각했다. 

 

이러한 가처분을 필요로 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가처분 신청의 인용 여부에 따른 당사자 쌍방의 이해득실 관계, 본안소송에 있어서의 장래의 승패의 예상, 기타의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법원의 재량에 따라 합목적적으로 결정하여야 할 것이며, 

 

더구나 가처분채무자에 대하여 본안판결에서 명하는 것과 같은 내용의 부작위의무를 부담시키는, 이른바 만족적 가처분일 경우에 있어서는, 그에 대한 보전의 필요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제반 사정을 참작해 보다 더욱 신중하게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1993. 2. 12. 선고 92다40563 판결 등 참조)고 봤다. 

 

이에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신청취지와 같은 만족적 가처분을 발령할 정도로 보전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려우며, 채권자가 주장하는 저작인격권 및 배포권 침해행위 또는 부정경쟁행위의 성립 여부는 본안에서 충실하게 심리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채권자가 인스타그램의 유명인으로서 다수의 업체들과 협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 사건 문구가 이 사건 만화의 표지로서 국내에 널리 인식되었다는 사정을 뒷받침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등의 사유를 들어 채권자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공정의 사닥다리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며칠 전, 새로 전입한 사무관들과 조용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어떤 말을 전해야 할지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두 가지만을 강조했다. 인사를 잘하라는 것, 그리고 돈을 멀리하라는 것이었다. 이 말은 새로 만든 조언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내가 사무관이던 시절 같은 과에서 근무하셨던 한 선배 사무관께서 해주신 말씀이었다. 그때는 그 의미를 다 헤아리지 못했지만, 공직의 시간을 오래 지날수록 그 말은 점점 더 분명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날, 나는 그 말씀을 그대로 후배들에게 전했다. 인사는 결국 사람을 남기는 일이고, 돈을 멀리하라는 말은 공직자의 판단을 흐리는 유혹과 거리를 두라는 경고였다. 공직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항해이기에,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지 않으면 어느 순간 되돌아오기 어려운 곳으로 흘러가게 된다. 덧붙여 이런 이야기도 했다. 너무 경쟁하듯이 하나의 사다리만 오르려 하지 말고, 각자의 사닥다리를 각자의 속도로 차분히 오르기를 바란다고. 레드오션처럼 한 방향으로 몰려 달리다 보면, 사닥다리가 무너질 수도 있고 병목현상 속에서 누군가는 추락할 수도 있다. 성과와 평가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