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30 (일)

  • 맑음동두천 -1.5℃
  • 맑음강릉 2.2℃
기상청 제공

예규 · 판례

[예규·판례] 허위 영수증으로 받은 보험금…행법 "추후 실제 결제했어도 사기"

사후보전 보험 가입자, 취소한 영수증 첨부…"보험사 속이는 행위"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행정법원이 '비용을 사후 보전해주는 보험에 가입한 후 허위 영수증을 토대로 보험금을 받아냈다면, 향후 실제로 그 금액만큼 결제했다고 해도 보험 사기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놨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박정대 부장판사)는 A씨가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설계사 등록취소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을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보험설계사인 A씨는 골프 경기 중 홀인원을 한 경우 1개월 이내에 발생한 축하 만찬 비용, 축하라운드 비용, 기념품 구입비 등 '홀인원 비용'을 보전해주는 보험에 가입했다.

 

가입자가 영수증을 제출하면 500만원 한도로 결제액을 보전해주는 상품이었다.

 

이후 A씨는 실제로 2014년 11월 제천에 있는 한 골프장에서 홀인원을 했다. 그는 이튿날 한 골프용품점에서 500만원을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곧바로 이를 취소한 후, 취소한 결제 영수증을 보험사에 제출해 보험금 500만원을 받아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금융위는 A씨가 보험 사기를 저질렀다고 보고 그의 보험설계사 등록을 취소했다.

 

A씨는 "어차피 홀인원 비용으로 500만원 넘게 지출할 예정이었는데, 개별 결제마다 영수증을 내기 번거로워 일단 500만원을 결제하고 이를 취소한 후 그 취소된 영수증을 낸 것"이라며 불복 소송을 냈다.

 

A씨는 실제로 홀인원을 한 날로부터 1달 이내에 홀인원 비용으로 800여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재판부는 "설령 결제를 취소한 후 홀인원 관련 비용을 지출한 게 사실이더라도, 결제가 취소된 허위 영수증을 근거로 보험금을 청구하는 것은 보험사를 속이는 행위"라며 금융위의 손을 들어줬다.

 

이어 "보험설계사인 A씨가 '어차피 지출할 것'이라는 이유로 허위 영수증을 첨부한 것은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보험업에 종사하며 알게 된 실손 보험제도의 취약성을 이용해 계획적으로 사기를 저지른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질타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네티즌 의견 0

스팸방지
0/300자







전문가 코너

더보기



[김우일의 세상 돋보기] “성질이 고약하다”에서 본 리더의 그릇
(조세금융신문=김우일 대우M&A 대표) 국가, 지지체, 법인, 단체 가족 등 인간사회를 구성하는 요소들에는 CEO, 즉 조직의 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조직의 장이 유능하냐 무능하냐에 따라 그가 이끄는 조직은 백만대군을 가지고도 고구려의 소수 군사에 패한 당나라의 지리멸렬한 군사조직이 되기도 하고 임진왜란 시 10척의 배로 일본의 수백 척 왜선을 물리친 연전연승의 조선수군이 되기도 한다. 그만큼 조직의 장의 위치는 그가 가지는 재주와 기질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질 수밖에 없는 조직의 미래와 운명을 불가역적으로 결정하게 만든다. 필자는 우연히 물개영화를 보다 한 내레이션의 문구가 인상에 남았다. 관광객들에게 주의를 주는 멘트였는데, 물개가 얼굴은 귀엽게 생겼지만 성질이 고약해 쓰다듬지 말라는 말이었다. 여기서 ‘성질이 고약하다’는 어원의 출처를 캐보면 옛날 우리나라 최대의 성군이라 일컫는 조선의 세종대왕이 등장하게 된다. 한글을 창제하고 영토를 확장하고 장영실 같은 천민을 발굴해 과학 창달을 이뤄 당대에 태평 치세를 이룬 그에게 ‘성질이 고약하다’라는 어원의 출처가 등장하다니 뭔가 재밌는 일화와 후대들에게 시사하는 레슨이 있음은 분명해보였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