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송기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해 오던 윤석열 탄핵이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족수 부족에 따른 탄핵소추안 불성립으로 일단 제동이 걸렸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가운데서도, 곧바로 윤석열 탄핵소추안을 재발의하기로 하는 등 압박 수위를 다시금 끌어올릴 태세다.
애초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탄핵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 왔다.
김건희의 주가조작 개입 의혹, 명품백 수수 의혹 등으로 대여 공세에 나서면서도 '국정 발목잡기' 역풍을 우려해 탄핵은 좀처럼 입에 올리지 않았으며,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 가결'을 최대 목표로 설정했다.
그러던 중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가 연루된 공천개입 의혹 등이 불거지자 '탄핵의원 연대'가 결성되는 등 윤석열을 탄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번져나갔고 여기에 윤석열이 지난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등 혼란이 가중되면서 민주당의 탄핵 움직임은 점차 빨라졌다.
이처럼 가속페달을 밟아오던 민주당이지만, 이날 김 여사 특검법이 2표 차이로 부결된 것에 이어 국민의힘 의원 대부분이 불참한 가운데 이날 본회의에서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표결이 무산되면서 민주당의 공세도 벽에 부딪히게 됐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민주당 '탄핵 열차'의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될 때까지 하겠다'는 기조를 천명하며 이런 분석을 일축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탄핵안이 부결되면) 10일이 정기국회 종료일이니 11일에 즉시 임시국회를 열어 탄핵을 재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 번 부결된 안건을 같은 회기에 다시 상정할 수 없는 만큼 통상 회기가 한 달인 임시국회를 일주일 단위로 쪼개서 여는 방안까지 구상 중인 셈이다.
이번 본회의에서 부결되며 세 번째 추진에도 좌초된 김건희 특검법 역시 마찬가지다. 윤석열 탄핵안과 함께 '될 때까지 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전략에는 무엇보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중도층에서 여권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는 등, 윤 대통령의 탄핵을 원하는 여론이 상대적으로 강해졌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은 가결에 실패했지만, 갈수록 민심이 '단죄'를 압박하고 나서면 여당도 부담을 느끼고 결국에는 탄핵안 가결에 필요한 이탈표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재차 발의하는 탄핵안에 대해 이번처럼 투표 불성립이나 부결이 반복돼도 민주당은 그 책임론에서 자유롭다는 게 당내의 대체적인 견해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내란 수괴를 단죄하자는 탄핵을 계속 거부할수록 정부·여당이 느낄 부담은 커질 것"이라며 "언제까지 그 요구를 외면하겠나"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비상계엄 문제와 관련해서 상설 특검 카드도 꺼내 들 기세다.
국회 차원의 의결만으로 착수할 수 있는 상설 특검을 통해 재의요구권 행사 가능성을 무력화하고 내란죄를 입증하겠다는 것이다.
더욱이 윤석열이 담화에서 "법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했으니 상설특검 임명을 미루는 등의 대응은 여론이 용납하지 못하리라는 것이 민주당의 설명이다.
나아가 '내란죄 특검'을 별도로 발의해 윤석열을 '거부권의 딜레마'에 처하게 하는 방법이 거론되기도 한다.
'김건희 특검법'도 다시 발의해 통과시켜놓고 윤석열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이를 고리로 여권을 더 거세게 밀어붙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석열이 이날 오전 대국민 담화에서 계엄 사태에 고개를 숙여 반성하는 태도를 보여 놓고는 정작 배우자의 방탄에 나섰다는 점을 겨냥해 공세에 나설 수도 있다.
민주당은 여기에 더해 윤석열이 선포했던 비상계엄과 관련해서는 쓸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미 윤석열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8명을 내란 혐의로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했다.
이날 오전에는 불법 계엄 모의를 사유로 이 장관 탄핵 소추안을 발의했다. 이 장관 탄핵안은 오는 10일 본회의에서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최근 구성된 '12·3 윤석열 내란사태 특별대책위원회'에서 비상계엄 사태를 면밀히 조사하고 상설특검과 국정조사, 청문회까지 밀어붙일 심산이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