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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상속세제 개편 논의 이어가야

(조세금융신문=이동기 한국세무사회 세무연수원장) 국회는 지난 12월 2일 본회의를 열어 법인세법 개정안 등 11개 세법개정안을 통과시켰는데, 이 중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일부 조문의 자구수정 정도를 제외하고는 실질적인 개정이라고 할 만한 내용은 없었다.

 

앞서 지난 봄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는 피상속인 기준으로 세금을 계산하는 현재의 유산세 방식에서 상속인 각자가 물려받는 몫에 대해 개별적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하는 상속세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사실 우리나라의 상속세제가 그동안 낮은 상속세 과세표준 구간과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세율, 또한 경제성장으로 인한 부동산가격의 상승과 물가상승률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낮은 상속공제액 등으로 인해 상속세 부담이 과도하다는 지적과 함께 상속세제 개편의 필요성이 계속해서 제기돼 왔다.

 

이런 분위기에서 기재부가 2025년 3월 ‘상속세의 과세체계 합리화를 위한 유산취득세 도입방안’을 발표하면서, 유산취득세 방식의 상속세제 도입을 위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등 관련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하게 됐다.

 

이 무렵 정치권에서도 상속세제 개편에 대한 의견들이 경쟁적으로 터져 나왔었는데,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일괄공제액과 배우자에 대한 기본공제액을 상향조정하는 정도로 상속세법 개정의 필요성을 제기했던 것에 비해 당시 여당이던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현행 유산세 방식을 유산취득세 방식으로의 변경과 함께 배우자에 대한 상속세 과세도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했고, 당시 야당 대표이던 이재명 현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이런 주장까지 수용하겠다고 함으로써 상속세제 개편의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지는 듯한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그런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이하 기재위)는 지난 11월 25일 조세소위원회를 열어 현행 유산세 방식인 상속세제를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하는 상속세제 개편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고, 급기야 같은 달 30일 열린 기재위 전체회의에서도 관련 개정안의 처리가 무산되면서 결국 이에 대한 논의는 당분간 보류되게 됐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야당 소속 기재위 조세소위원장은 상속세제를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하게 되면 세수감소 규모가 2조원에 달한다면서 상속세제를 조세중립적으로 재설계할 것을 기획재정부에 요청했다고 하고, 기재위도 공청회 등을 열어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한 의견수렴에 나설 예정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월 3일 열린 외신 기자단 간담회에서 상속세제의 개편 가능성에 대해 묻는 질문에 대해, 현재 상속세제를 본질적으로 개편하는 것은 고민하고 있지 못하다고 답하면서 현재의 상속세제가 불합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개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런 원론적인 답변에도 불구하고 경제규모의 확대나 물가상승률 등으로 인해 고액자산가 뿐만 아니라 중산층까지도 상속세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상속세제 개편에 대한 필요성은 충분히 있다고 할 것이다.

 

새해에는 거대 담론에 휩쓸려 불합리한 세제를 방관하고 있기보다는 장기적으로는 상속세제의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유산취득세 방식으로의 전환을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우선 단기적으로 현실을 반영할 수 있는 과세표준 구간의 조정이나 각종 상속공제액의 조정 등을 통해서라도 현행 상속세제의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해 나가려는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

 

 

[프로필] 이동기 세무사/ 미국회계사

• 현)한국세무사회 부회장
• 전)한국세무사고시회 회장
• 전)신안산대학교 세무회계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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