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동기 전 한국세무사고시회 회장) 국세청은 지난 3월 11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소득자료관리준비단이 공식업무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소득자료관리준비단의 출범으로 실시간 소득파악 인프라 구축을 위한 컨트롤타워가 설치된 셈이라고 한다.
국세청이 밝힌 소득자료관리준비단의 향후 역할을 보면, 인적용역형 사업자, 일용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자에게 맞춤형 사전 개별안내(서면·모바일 안내문발송)를 하고, 소득자료 수집 시에는 사업자의 신고부담이 최소화 되는 방향으로 세심하게 소득자료 수집업무를 수행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소득자료의 적합성을 높이기 위해 인적사항, 소득내역 등의 오류를 정정하여 근로복지공단 등에 실시간으로 연계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이를 통해 국가재난 시 사회안전망 확충 등 맞춤형 복지의 효율적인 전달체계에 일익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렇듯 전 국민의 소득을 세밀하게 파악하여 고용보험의 적용확대나 각자의 소득수준에 맞는 재난지원금 등을 지급함으로써 복지행정의 정확성뿐만 아니라 형평성까지 갖추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한편, 지난 2월 26일 국회에서는 지급명세서 제출과 관련된 소득세법개정이 있었는데, 주요 내용은 일용근로소득 및 원천징수대상 사업소득의 지급명세서의 제출시기를 기존의 매분기에서 매월 제출하도록 하되 일용근로소득 지급명세서 불성실제출 가산세율을 미제출은 기존의 1%에서 0.25%로, 지연제출은 기존의 0.5%에서 0.125%로 인하하는 내용이었다.
정부 입장에서는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복지체계구축을 위한 정확하고 적시성 있는 소득자료를 파악하기 위해 여러 제도적·법적 장치들이 필요하겠지만, 문제는 그런 목적달성을 위한 과정에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2018년 말에 그동안 1년에 한 번씩 지급하던 근로장려금을 1년에 두 번씩 반기별로 지급하는 것으로 관련 규정을 개정하면서, 소득자료 파악을 위해 그동안 1년에 한번만 제출하던 근로소득에 대한 지급명세서를 간이지급명세서라는 이름으로 반기별로 제출하도록 하면서 미제출이나 지연제출 등에 대한 가산세 부담이 크게 논란이 된 바 있다.
갑작스런 제도변경으로 간이지급명세서를 제때에 제출하지 못한 많은 영세사업자들이 가산세 부담의 부당성을 호소하면서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리자, 국회에서 제도시행 초기임을 감안해 2019년분에 대해서는 가산세를 면제하거나 인하하는 개정안이 나오기도 했지만, 결국 작년 12월 국회에서 통과된 소득세법 개정의 결과는 근로소득간이지급명세서 미제출과 지연제출에 대한 가산세를 기존의 가산세율에서 각각 50%씩 인하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번에 국세청이 소득자료관리준비단을 출범시키면서 자료제출 대상 사업자에게 맞춤형 사전 개별안내를 하고, 소득자료 수집 시에는 사업자의 신고부담이 최소화 되는 방향으로 세심하게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발표하긴 했지만, 본래의 납세의무와는 무관하게 일종의 협력의무인 자료제출의무가 늘어나는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사회안전망을 확충하여 취약계층을 배려하려는 취지가 좋다고 하더라도 제도를 시행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영세사업자 등에게 불필요한 부담이 지워진다면 또 다른 갈등이 야기될 수 있으므로 이런 점을 충분히 감안하는 적극행정이 이뤄졌으면 한다.
[프로필] 이동기 세무사/ 미국회계사
• 전)한국세무사고시회 회장
• 전)신안산대학교 세무회계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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