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 기업에 대규모 금융지원을 단행한 정부의 정책이 효과를 거뒀다.
올해 부실 징후가 나타나 구조조정이 필요한 기업이 올해 157곳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오히려 작년보다 53곳 줄어든 수치다.
대규모 금융지원에 힘입어 유동성 위기를 일시적으로나마 넘긴 기업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채권은행이 3천508개 기업의 신용위험을 평가한 결과 대기업 4곳과 중소기업 153곳이 부실징후기업으로 파악됐다고 28일 밝혔다. 작년보다 대기업은 5곳, 중소기업은 48곳 각각 줄었다.
부실징후 중소기업 수가 줄어든 것은 2017년 이후 3년 만이다.
전체 부실징후기업 가운데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평가되는 D등급이 91곳으로 작년보다 60곳 감소했고, 정상화 가능성이 큰 C등급은 66곳으로 7곳 증가했다.
금감원은 "코로나19 관련 금융권의 유동성 지원 효과로 기업대출 연체율이 내리고 회생을 신청한 기업 수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개인 채무자에 대해 이뤄진 대출·만기연장·보증 등 금융지원 규모는 올해 2월부터 지난 4일까지 261조1천억원에 달한다.
다만 금감원은 "신용위험평가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영향이 배제됐고 3분기부터 기업실적이 회복 추세인 점도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향후 금융지원까지 종료되면 잠재된 신용위험이 표면화할 우려가 있다.
올해 꼽힌 부실징후기업을 업종별로 보면 금속가공 17곳, 도매·상품 중개 13곳, 부동산 13곳, 고무·플라스틱 12곳, 기계장비 12곳, 자동차 12곳 등이다.
기계장비, 전자, 부동산, 자동차 업종은 작년보다 각각 23곳, 8곳, 6곳, 5곳 줄어든 반면 철강, 고무·플라스틱 업종은 작년보다 3곳, 2곳 늘었다.
부실징후기업에 대한 금융권의 신용공여액은 지난 9월 말 기준 2조3천억원(대기업 7천억원·중소기업 1조6천억원)이다. 이중 은행권의 신용공여액이 1조8천억원(78.3%)을 차지했다.
은행이 조만간 이들 부실징후기업에 대한 여신의 자산건전성을 재분류하면 약 2천355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추가 적립해야 할 것이라고 금감원은 추정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은행의 손실흡수 능력 등을 고려하면 은행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이 9월 말 16.02%에서 0.01%포인트 하락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부실징후기업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을 신속하게 추진하며, 워크아웃 등을 신청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서는 채권은행이 사후 관리를 강화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일시적으로 경영 위기를 겪는 기업이라면 채권은행의 신속 금융지원·프리워크아웃 프로그램 등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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