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유상증자와 실적 악화 등 기업의 중요 내부정보를 사전에 알고 주식 거래에 활용한 상장사 관계자들이 무더기로 수사기관에 넘겨졌다. 내부정보를 가족과 지인에게 전달하거나, 직접 매매에 나선 사례까지 확인되면서 불공정거래 양상이 광범위하게 드러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5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전날 열린 제3차 정례회의에서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한 24명에 대해 고발 또는 수사기관 통보 조치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수사기관 통보 대상에는 상장사 임직원뿐 아니라 최대 주주, 공시 대리인, IR컨설팅업체 대표, 제약회사 연구 인력 등이 포함됐다.
금융당국 조사 결과 상장사 간 유상증자 및 지분 거래 정보를 활용한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상장사 A사의 임직원 4명과 상장사 B사의 전 직원 1명은 A사의 유상증자에 B사가 참여해 주식을 대량 취득한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한 뒤, 가족·지인과 함께 A사 주식을 매수해 총 43억4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B사 전 직원은 적발을 피하기 위해 직접 거래 대신 동종 업종의 다른 상장사 주식을 매수해 추가 이익을 챙긴 정황도 포착됐다.
악재성 내부정보를 이용한 손실 회피 사례도 확인됐다. 상장사 C사의 최대주주이자 업무집행 지시자인 D씨는 내부 결산 과정에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적자로 전환된다는 사실을 보고받은 뒤, 정보 공개 전 본인과 관계사가 보유한 C사 주식을 매도해 약 32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 및 IR 업무를 수행하는 외부 대리인의 위반 사례도 있었다. 공시대리업체 대표 E씨는 업무 과정에서 알게 된 두 개 상장사의 호재성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약 1억원의 이익을 올렸고, 해당 정보를 전달받은 지인은 추가로 2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또한 IR컨설팅업체 대표 F씨 역시 대행 업무 중 취득한 내부정보를 활용해 여러 차례 주식 거래를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약업계에서도 내부정보 유출이 문제로 드러났다. 한 제약회사 연구소 직원은 치료제 개발과 관련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수하고, 배우자에게 이를 전달해 수천만 원대 이익을 실현했다. 이후 정보가 지인들에게까지 확산되며 부당이득 규모는 1억원을 웃돌았다.
금융당국은 이번 조치가 내부자뿐 아니라 ‘준내부자’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불공정거래 단속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직무와 관련해 알게 된 미공개 중요정보를 거래에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이용하게 하면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며 “최근 신규 제재로 과징금이 부당이득의 최대 2배, 최대 12개월의 계좌 지급 정지 등 조치도 함께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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