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길
길 / 문방순 산다는 건 통증을 견디는 일이다 어제와 똑같은 오늘을 산다는 것 앞서 살아간 이들의 발자국 따라 정해놓은 수순처럼 그들을 닮아가는 건조하게 파삭거리는 시간들이 아프다 삶이란 게 먹고사는 그저 아주 소소한 일일진대 거부할 수도 없는 생의 언저리에서 안개처럼 모호하게 남겨지는 내 흐린 발자국들도 아프다 그 많은 길들의 범람 속에서도 새로운 길 한번 열어보지 못하고 맹목적인 답습의 행렬 속에서 문득 뒤돌아 멈춰선 이 자리 수없이 명멸하며 상실되는 길들의 살비듬 눈시울 타고 넘는 이른 아침의 이슬처럼 하나둘 사라지는 그 길들은 이제 어디서 또 다른 어떤 길들과 내통하고 있을까 [시인] 문방순 경기 화성시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경기지회)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우리에겐 수많은 길이 있다.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인생이 달라지고 삶이 변화될 것이다. 계묘년이 시작된 지금 같은 날의 반복일 수 있지만, 또 다른 마음가짐으로 시작한다면 가는 길이 또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그리고 앞서간 사람들의 발자취도 한 번 돌아보고 지난 나의 삶도 돌아보면서 부정적인 것은 버리고 더 긍정적인 길을 선택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