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한상곤 한국열린사이버대학 교수) 1. 일방주의의 재림: 경제적 역설에서 ‘세금 전쟁’으로 지난 칼럼에서 ‘America First(미국 우선주의)’의 초고율 관세 정책이 무역 위축과 물가 상승이라는 경제적 역설을 낳을 것이라 진단했다. 그러나 그 영향은 단순한 통상 마찰을 넘어, 기업의 재무 구조와 법적 생존을 위협하는 ‘세금 전쟁’으로 그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세계는 WTO(세계무역기구) 체제 이후 30여 년간 자유무역을 기반으로 성장했지만, 고관세, 기술인력 비자 제한, 강제적 현지 투자 요구는 기업이 본국에서 이룬 이익에 대해 ‘숨겨진 세금(Hidden Tax)’을 부과하는 것과 같다.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 따르면, 대다수 수출 대기업은 미국 관세 정책이 한·미 양국 기업 모두에 부정적이며, 관세 분쟁이 최소 6개월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합법적 예측 가능성을 파괴하고 글로벌 기업의 운영 비용을 비선형적으로 증폭시키는 반(反)규범적 행위다. 2. 숨겨진 세금: 기업을 압박하는 세무·법무 리스크 3대 경로 미국의 일방주의는 한국 기업에 세 가지 주요 경로로 위험을 확장한다. ① 관세 리스크의 세무적 전이와 이전가격 : 고율 관
(조세금융신문=한상곤 한국열린사이버대학 교수) 자유무역 질서의 역행 지난 30여 년간 세계 무역 질서는 자유무역을 지향하며 관세 장벽을 꾸준히 낮춰왔다. 1995년 WTO 체제 이후 자유무역협정(FTA)이 확산되면서 세계 가중평균 관세율은 1990년대 8~10%에서 최근 2~3%로 하락했다. 그러나 2025년 1월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America First’를 앞세우며 차별적 고관세 정책을 발표했다. 국가별로 최저 15%에서 55%까지 부과하고, 반도체·의약품에는 150~250%의 초고율 관세를 예고하며 미국내 투자를 강제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자유무역의 기본 정신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조치다. 동시에 세계 경제 질서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려는 전략적 전환이라 할 수 있다. 고관세의 경제적 역설 (1) 무역과 물가 부담의 악순환고관세 정책은 공급망 비용을 급격히 높인다. 기업들은 인위적 조달처 변경으로 생산비가 상승하고 투자가 지연된다. 결국 보호받던 산업조차 경쟁력을 잃게 된다. 무엇보다 관세 부담은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 예일대 The Budget Lab 분석에 따르면 고관세 정책으로 미국 가정당 연간 약 2,300달러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