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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가업승계와 유류분제도 개선

 

 

 

(조세금융신문=오영표 변호사·법학박사) 베이비부머 세대인 중소기업 오너의 고민거리 중 제일 풀기 어려운 고민거리가 바로 가업승계다. 힘들게 일군 가업을 자녀에게 승계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인데, 가업승계 과정은 복잡하고 어렵다.

 

정부도 가업승계 지원을 통해 명문장수기업을 육성하는 정책을 일관되게 펼쳐 왔지만, 가업승계가 정부가 원하는 만큼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법적 분쟁에 흔들리는 가업승계

 

가업승계가 원활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자녀 사이에 있을지 모르는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이다. 한명의 자녀에게 회사의 지분을 물려주면, 회사 지분을 물려받지 못한 자녀가 후계자인 자녀에게 소송을 제기하여 민법이 지정한 최소 상속분(유류분)에 해당하는 회사 지분을 빼앗아 갈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이다.

 

계산상 편의를 위해 배우자가 없고 자녀가 둘인 기업 오너를 가정하면, 중소기업 오너가 큰 자녀에게 회사를 100% 물려주면, 둘째 자녀가 기업 오너 사망 후 큰 자녀에게 소송을 제기하여 25%의 회사 지분을 취득할 수 있다. 가업 회사 지분을 공유하면서 자녀 두명이 사이좋게 회사를 경영하면 좋겠지만, 보통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한 경우 자녀 사이가 좋을 리 없다.

 

일본은 2008년 「중소기업에 있어서 경영의 승계의 원활화에 관한 법률」(이하 “일본가업승계원활화법”이라 한다)을 제정하여, 일정한 중소기업의 경영승계와 관련하여 ‘구대표자’가 ‘후계자’에게 경영승계에 필요한 주식을 증여하고 추정상속인 전원이 합의하여 서면으로 가업 주식을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에서 제외하거나 그 합의 당시의 가액에 따라 산입하기로 합의하고, 경제산업성대신의 확인과 그에 따르는 가정재판소의 허가를 받음으로써 유류분 산입을 제한하거나 그 가액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였다. 유류분의 사전합의를 허용하되, 강요에 의한 유류분 사전포기를 예방하기 위해 ‘가정법원의 허가’를 유류분 사전합의의 효력요건으로 규정하였다.

 

유류분에 대한 사전 포기나 사전 합의가 있고, 이에 따라 후계자인 자녀가 장기간 다른 자녀에게 유류분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분할하여 지급할 수 있도록 하면 두 자녀 사이의 분쟁은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 대법원과 통설은 유류분을 사전에 포기하거나 유류분에 대한 사전에 합의하였다 하더라도 무효인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개별 구체적인 사정과 무관하게 계산식에 의해 청구할 수 있도록 경직되게 규정된 유류분반환제도가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에 민법을 개정하여 합리적인 유류분반환제도를 만들자는 사회적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헌법재판소가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위헌법률심판제청에 따라 유류분제도의 위헌 여부에 대한 심판을 진행하고 있다.

 

유류분반환제도란

 

유류분반환제도는 우리 고유의 제도가 아니고, 1978년 시행된 민법 개정 법률이 남녀 차별적인 요소를 없애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도입된 취지 중 일부는 공감이 가지만 과도하게 경직된 유류분반환제도를 현재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에 대해 많은 국민이 공감하고 있다.

 

특히,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중소기업 가업승계의 국면에서 보면 유류분반환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정할 필요성은 더욱 크다. 유류분반환제도 전체에 대한 민법 개정이 어렵다면, 일본과 같이 중소기업 가업승계와 관련하여, 유류분의 사전포기나 사전합의가 가능하도록 민법의 특별법을 제정하여 우리나라 중소기업 오너가 유류분 이슈로 가업을 승계하지 못하는 경우는 없앨 필요가 있다.

 

물론 유류분을 포기하는 자녀가 진의로 유류분을 포기하는지에 대한 의사 확인을 위해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을 것을 유류분 사전포기나 사전합의의 효력요건으로 규정하면, 강압에 의한 유류분 포기를 예방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될 것이다.

 

 

 

 

[프로필]오영표 신영증권 패밀리헤리티지 본부장
• 한국신탁학회 기획이사
• 한국증권법학회 기획이사
• 변호사, 법학박사
• 저서 《가족신탁 이론과 실무(조세통람,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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