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횡령·배임 혐의로 인해 경찰로부터 압수수색 및 소환조사를 받은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이 구속 기로에 놓이게 됐다.
13일 수사당국 및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이하 ‘경찰’)는 이달 7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를 적용해 법원에 이호진 전 회장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호진 전 회장의 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16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10월말 경찰은 이호진 전 회장의 자택과 서울 광화문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사무실 등을 동시 압수수색을 펼쳐 서류, HDD, 노트북 등 증거 확보에 나선 바 있다. 이어 올해 1월말에는 이호진 전 회장을 비공개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경찰은 이호진 전 회장이 병보석 기간 동안 직원들에게 허위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20억여원 이상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태광그룹 계열사 임원은 겸직이 금지돼 있지만 일부 임원을 두 곳 이상 회사의 임원으로 등기해 이중으로 급여를 받게 했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경찰은 이호진 전 회장이 태광CC가 계열사에 공사비 8억여원을 부당 지원하고 법인카드 8000여만원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경찰의 이번 조치에 대해 태광그룹측은 이호진 전 회장에게 적용된 혐의 대부분이 김기유 전 경영협의회 의장이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했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조세금융신문’과의 통화에서 “김기유 전 의장은 지난 2015년 5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주요 계열사 요직에 있던 자신의 측근들에게 급여를 과다지급한 뒤 일부를 현금으로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84회에 걸쳐 8억7000만원의 부외자금을 조성해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체 감사 결과 김기유 전 의장은 측근들을 복수의 회사에 허위 등기해 이중 급여를 지급하거나 실제 연봉보다 더 많은 급여를 송금한 뒤 이를 다시 돌려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특히 이같은 부외자금 조성에 동원된 임원 대부분은 김기유 전 의장이 태광그룹 인사권을 장악 후 외부로부터 영입한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태광그룹은 김기유 전 의장이 태광CC 공사 과정에서 저지른 본인 비리를 은폐하고자 이호진 전 회장 개인 소유의 골프연습장 보수 공사도 함께 진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김기유 전 의장은 2015년 태광CC 클럽하우스 증축 공사 진행 과정에서 공사비를 부풀려 지인 업체에 몰아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3차례에 걸친 설계를 변경 과정에서 공사비는 당초 40억원에서 170억원대로 급증한 바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호진 전 회장의 법인카드 사적 사용 혐의에 대해선 “이호진 전 회장은 경영 공백기에 계열사 법인카드를 사용한 적이 없다”며 “이는 경찰 조사에서 이미 충분히 소명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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