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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5대은행 가계대출 증가속도 10개월만에 최대…이달 6조이상 확대 예상

19일간 4조원↑, 작년 8월 최대 영끌 후 가장 빨라…통화정책 '발목'
진정 안 되면 1주택자까지 수도권 주담·전세대 제한 등 추가조치 가능성

 

(조세금융신문=송기현 기자) 최근 서울 등 수도권 주택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코스피 지수도 3,000선을 넘어서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한국은행·금융당국의 경고와 일부 은행권의 대출 규제 강화 등에도 불구, 실제 대출 집행·신청 증가 속도는 오히려 더 빨라져 이미 사상 최대 영끌 광풍이 불었던 작년 8∼9월 직전 수준에 이르렀다.

 

이 추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하반기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추기 어려워진다. 영끌이 한국 경제 회복과 성장의 발목을 잡는 셈이다.

 

5대 은행 가계대출 추이(단위: 억원)
  2025년 2월말 3월말 4월말 5월말 6월 19일
가계대출잔액 7,367,519 7,385,511 7,430,848 7,480,812 7,520,749
전월비 증감 30,931 17,992 45,337 49,964 39,937
1일평균 증감 1,105 580 1,511 1,612 2,102
주담대 잔액 5,833,607 5,856,805 5,894,300 5,936,616 5,966,471
전월비 증감 33,836 23,198 37,495 42,316 29,855
신용대출잔액 1,019,589 1,016,063 1,024,931 1,033,145 1,044,027
전월비 증감 -493 -3,526 8,868 8,214 10,882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자료 취합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9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52조749억원으로, 5월 말(748조812억원)보다 3조9천937억원 불었다.

 

하루 평균 약 2천102억원씩 증가했는데, 이는 지난해 8월(3천105억원)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크다. 이 속도가 유지되면 이달 말까지 6조3천억원 정도 가계대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월간 증가 규모도 역대 최대였던 작년 8월(+9조6천259억원) 이후 최대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다만 나머지 기간 각 은행의 가계대출 규제 정도나 분기 말 대출 채권 매·상각 등의 변수가 남아 있다.

 

일단 이달 일평균 증가액과 전체 월 예상 증가 폭은 작년 7월(하루 2천312억원·월 7조1천660억원)에 근접한 상태다.

 

지표 기준으로 현재 상황이 지난해 8월 사상 최대 영끌 열풍이 불기 직전과 비슷하다는 게 은행권의 분석이다.

 

가계대출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 대출 포함) 잔액이 596조6천471억원으로, 5월 말(593조6천616억원)과 비교해 19일 사이 2조9천855억원 늘었다.

 

월말까지 4조7천억원 이상 불어 5월 증가 폭(+4조2천316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신용대출도 103조3천145억원에서 104조4천27억원으로 1조882억원 증가했다. 이미 하루 평균 증가액(573억원)이 5월(265억원)의 두 배를 웃돈다.

 

이 속도가 유지되면 월말까지 1조7천755억원 불어날 전망이다. 이는 2021년 7월(+1조8천637억원) 이후 무려 약 4년 만의 최대 증가 폭이다.

 

은행권 신용대출 급증에는 주택 거래자금뿐 아니라 증시 투자자금 수요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 및 정책대출 비중(단위: 억원)
  2024년
12월
2025년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19일)
은행자체 22,112 30,325 45,378 36,254 40,916 49,171 33,850
정책대출 28,165 27,179 31,189 21,399 22,341 22,674 12,568
신규취급액 합계 50,277 57,505 76,568 57,653 63,257 71,845 46,418
1일 평균
취급액
1,622 1,855 2,735 1,860 2,109 2,318 2,443
정책대출
비중
56% 47% 41% 37% 35% 32% 27%

※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자료 취합

 

A은행 주택담보대출 신청 건수·금액 추이(단위: 건, 억원)
  '25년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19일)
건수 4,888 6,770 6,434 7,354 7,495 5,712
금액 11,581 15,655 14,298 16,586 17,830 14,082

※ 신청은 서류접수 후 심사 완료 기준.

 

가계대출 집행의 선행지표인 대출 신청·접수 최근 추이로 미뤄, 7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실행돼도 영끌이 급격히 줄어들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A 은행에선 주택담보대출 신청(서류접수 후 심사 완료 기준) 건수와 금액이 올해 1월 4천888건, 1조1천581억원에서 5월 약 1.5 배인 7천495건, 1조7천830억원으로 뛰었다.

 

이달엔 19일까지 5천712건, 1조4천82억원의 신청이 이뤄져 건수로는 이미 지난달의 약 80%에 육박하고 있다.

 

B 은행의 이달 들어 19일까지 같은 기준 주택담보대출 신청 금액(1조6천710억원)도 1월 전체(1조3천120억원)보다 27%나 많다. 특히 정책대출을 빼고 은행 자체 주택담보대출 신청액 증가율은 71%(6월 1조2천40억원·1월 7천50억원)에 이른다.

 

은행에 신청·접수된 대출 건의 상당수는 1∼3개월의 시차를 두고 실제 집행될 가능성이 크다.

 

한 은행의 서울 성동구 영업점 직원은 "주택 매매 계약을 6월까지만 하면 2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의 소급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계약을 앞둔 고객들의 방문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는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가 전세와 매매 사이에서 고민하다 매매로 결정하고 7월 전 대출을 서두르거나, 전세를 살던 부부가 매매 계약 후 대출을 상담하는 경우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서울 강남구 소재 영업점 관계자도 "주택 구입 관련 대출 상담뿐 아니라 규제가 강화되기에 앞서 미리 생활안정자금 대출을 받아두려는 수요도 많다"고 말했다.

 

가계대출 증가율이 높은 일부 은행은 이미 수요 억제 조치에 들어갔다. NH농협은행은 24일부터 다른 은행에서 '갈아타기'로 넘어오는 대면·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막기로 했고, 앞서 18일에는 우대금리 조건을 까다롭게 바꿨다.

 

SC제일은행은 18일부터 주택담보대출 만기를 최장 50년에서 최장 30년으로 줄였다. 만기가 축소되면 DSR 계산식에 따라 결국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작년 7∼8월 전례로 미뤄, 만약 계속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으면 다른 은행들도 더 강력한 규제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대출 가산금리를 인위적으로 올리거나, 생활안정자금용 주택담보대출이 다른 용도로 활용되지 못하도록 한도를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조치마저 효과가 없다면 1주택 세대의 수도권 주택 추가 구입 목적의 주택담보대출을 막고 결국 무주택자에게만 주택담보대출을 허용할 수 있다. 갭투자(전세를 낀 주택 구입) 차단을 명분으로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소유권 이전 조건부(임대인 변경) 전세대출까지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런 은행권의 규제 강화와 3단계 스트레스 DSR 실행 등은 영끌을 진정시킬 근본적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금리 하락기인 만큼 시중 유동성이 갈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고, 주택이나 주식 투자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이 대출 금리를 웃돌 것이라는 기대가 사라지지 않는 한, 그 어떤 조치로도 잠재적 영끌 수요를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앞서 18일 기자 간담회에서 "최근 수도권 주택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기대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라며 "구체적 부동산 공급안이 수도권에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다음 달 10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시점까지 뚜렷하게 서울 집값과 가계대출 증가세가 안정되지 않을 경우, 한은으로서는 0%대 경제 성장 위기에도 불구하고 금융·부동산 불안을 염려해 일단 금리를 동결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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