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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

[서기수의 경제+] 2026 자산관리 전략: ‘두려움’에서 ‘실력’으로

 

(조세금융신문=서기수 서경대학교 금융정보공학과 교수) 2025년 회고: “피벗(Pivot)의 설렘과 AI의 광기”

 

먼저 우리가 지나온 2025년을 한 단어로 정의하자면 ‘회복탄력성(Resilience)’이었다.

 

“이제는 금리가 내려가겠지?”라는 설레는 기대감으로 시작된 한 해였고, 실제로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라는 ‘피벗’ 버튼을 누르기 시작하자 시장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불을 뿜었다.

 

주식과 채권은 물론 금과 부동산까지, 무엇에 투자하든 웬만하면 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던 해였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손실을 본 개인 투자자들이 적지 않았지만 말이다.

 

특히 AI 테마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종교’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반도체·데이터센터 기업들은 ‘돈을 쓸어 담는다’는 표현으로도 부족할 만큼 질주했고, 금(Gold)은 역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안전자산의 왕’ 자리를 더욱 공고히 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디지털 자산 역시 제도권의 품에 안기며 롤러코스터 같은 변동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화려한 상승장의 이면에는 높은 물가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스티키 인플레이션(Sticky Inflation)’과 전쟁, 관세 전쟁이라는 거친 파도가 끊임없이 몰아쳤다. 2025년은 기대와 광기, 그리고 불안이 동시에 공존했던 한 해였다.

 

2026년 전망: “축제는 끝났다, 이제는 실적이다”

 

그렇다면 2026년은 어떤 모습일까. 1984년 설립된 미국계 전략 컨설팅사로, 특히 금융 서비스(Financial Services) 분야에서 독보적인 전문성을 자랑하는 올리버 와이먼의 보고서와 시장의 목소리를 종합해 보면, 2026년은 ‘대변곡점(The Great Inflection)’의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2025년이 ‘기대감’으로 자산 가격이 오른 해였다면, 2026년은 그 기대가 ‘실제 숫자’로 증명돼야 하는 냉정한 해라는 의미다.

 

금리 인하 사이클은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것이고, 시장의 관심 역시 “금리가 얼마나 더 내려갈까?”에서 “내려간 금리 덕분에 기업들이 실제로 돈을 잘 벌고 있는가?”로 이동할 것이다.

 

특히 AI 산업은 이제 ‘하드웨어(칩)’에서 ‘소프트웨어(수익화)’로 중심축이 옮겨가며, 진짜 실력을 갖춘 기업과 이름만 AI인 기업이 극명하게 갈리는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2026년 자산관리 3대 필승 전략

 

이제 2026년의 거친 바다를 항해하기 위해 우리가 챙겨야 할 세 가지 구명조끼를 살펴보자.

 

첫째는 ‘금융 오마카세’를 즐기는 것이다. 이른바 솔루션 중심 투자다. 과거에는 “주식 60%, 채권 40%”라는 단순한 공식이 통했지만, 2026년에는 이 공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올리버 와이먼은 ‘초개인화된 솔루션’의 시대를 예고한다.

 

이제 투자자는 단순히 상품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은퇴 시점이나 자녀 결혼 자금 계획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자동으로 조정해 주는 ‘맞춤형 솔루션’을 원하게 될 것이다. 선택지는 줄이되 결과는 확실한, ‘금융의 오마카세’에 몸을 맡기는 것이 지능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둘째는 부자들의 전유물이었던 ‘사모 자산’에 올라타는 것이다. 그동안 소수만 접근할 수 있었던 사모 대출(Private Credit)이나 비상장 주식 투자가 점차 대중화(Democratization)되고 있다. 금리가 안정 국면에 접어드는 2026년에는 전통적인 주식과 채권만으로 만족스러운 수익을 내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2025년에 고수익에 익숙해진 상당수 투자자들에게 연 10% 안팎의 수익률은 성에 차지 않을 것이다. 퇴직연금 계좌에서도 사모펀드나 부동산펀드 투자가 가능해지면서, 일반 개인 역시 기관 투자자처럼 ‘포트폴리오의 기관화’를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올 전망이다.

 

셋째는 ‘토큰화’라는 새로운 파도를 타는 것이다. “블록체인은 사기 아니냐?”고 묻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2026년은 실물 자산 토큰화(RWA) 시장 규모가 1,000억 달러를 돌파하는 역사적인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강남의 빌딩 지분이나 고가 예술품을 주식처럼 쪼개 사고파는 일이 일상이 되고, 포트폴리오의 일부를 이러한 디지털 자산으로 채우는 것 역시 자연스러운 선택이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2026년형 스마트 투자자의 모습이다.

 

어찌 보면 2025년이 비교적 평탄한 길이었다면, 2026년은 ‘죽음의 계곡’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한 자갈밭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자산운용 업계에는 ‘죽음의 계곡(Valley of Death)’이라는 말이 있다. 너무 크지도, 그렇다고 아주 전문적이지도 않은 어중간한 회사들이 사라지는 구간을 뜻한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남들 하니까” 따라가는 어중간한 투자는 2026년의 변곡점에서 도태될 위험이 크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모든 자산 영역에서 양극화는 지금보다 훨씬 심해질 것이다. ‘가격이 싸 보이니까’, ‘그럴듯해 보이니까’ 투자하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2026년은 ‘공부하는 투자자’에게는 천국이, ‘운에 맡기는 투자자’에게는 지옥이 될 가능성이 높다.

 

AI라는 강력한 엔진을 장착하고, 사모 자산과 토큰화라는 새로운 무기를 준비하자. 아울러 가격(Price)이 아니라 가치(Value)를 발견하는 눈을 키우고, 그에 걸맞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

 

변화의 파도는 막을 수 없지만, 서핑 보드를 제대로 준비한다면 그 파도는 우리를 가장 높은 곳으로 데려다줄 것이다. 독자 여러분의 2026년이 자산의 성장을 넘어 ‘경제적 자유’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프로필] 서기수 서경대학교 금융정보공학과 교수

(현)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

(현)서울시민대학 사회경제분야 자문교수

(전)한미은행, 한국씨티은행 재테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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