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서기수 서경대 교수) 우리가 대학교에서 ‘투자론’이라는 과목을 배울 때 반드시 듣게 되는 이론이 있다.
바로 효율적 시장가설이라는 말이 있다. 효율적 시장 가설(EMH : Efficient Market Hypothesis)이란 가격은 상품에 대해 얻을 수 있는 모든 정보를 빠르게 반영하며, 따라서 그 정보들을 이용하여 장기적으로 시장 수익률을 넘을 수 없다는 가설이다.
따라서 일반 개인들이 투자 시기나 투가 가치가 높은 종목을 선정해서 시장 수익률을 넘어서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합리적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판단하는 이성적인 투자자로 이루어진 시장은 궁극적으로 균형을 맞추게 되어 있고 공격적이고 위험한 투자만이 나름대로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 이론은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유진 파마(Eugene F. Fama)가 처음 주창한 이론으로 알려져 있는데 합리적 기대가 가격에 빠르게 반영되기 때문에 가격 변동은 예측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원래 주식 시장에 대한 것이었으나 채권, 외환 등 비슷한 시장들에 대해서도 분석이 이루어졌다.
효율적 시장가설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해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얻을 수 있는 모든 정보”의 기준에 따라 약형, 준강형, 강형의 세 가지 가설형태가 있다.
약형(weak form)시장은 과거의 시장 거래 자료만으로는 장기적으로 시장 수익률을 넘을 수 없다고 보고 있고 준강형(semi-strong form)시장은 시장 거래 자료 외에 해당 기업의 전망과 관련된 공개 정보까지 이용해도 장기적으로 시장 수익률을 넘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강형(strong form)시장은 주가는 해당 기업의 전망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반영하므로, 비공개 정보까지 알고 거래해도 장기적으로 시장 수익률을 넘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결론적으로 웬만한 투자종목에 대한 정보는 실시간으로 가격에 반영이 되므로 일반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가격을 초월한 수익률을 내기가 어렵다는 것인데 실제 상당기간 이러한 원칙이 그대로 적용되는 듯 했었다.
하지만 이후 반대의 학설이 많이 나오면서 최근에는 시장 평균 수익률을 초과하는 포트폴리오에 대한 관심이 많다. 로버트 실러 예일대학교 교수는 투자자들의 비이성적이고 투기적인 성향을 통해서 시장은 어느 순간 비효율적으로 움직이게 되어 있고 이럴 때마다 시장에 적당한 규제가 필요하고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두 개의 주장이 맞서면서 시장초과 수익을 목표로 하는 액티브투자(Active)와 시장평균 수익률을 추구하는 패시브투자(Passive)가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투자방법 선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실제로 기존 투자의 원칙이 계속 무너지고 있는데 예를 들어 매년 1월에는 무조건 주식시장이 상승한다는 가설이 있는데 최근에는 많이 약해졌고 주식시장이 좋으면 모든 개인들은 주식투자에 뛰어들어야 하는데 오히려 고점이라고 망설임으로 투자를 주저하는 것이 이러한 증거이다.
여기에 ETF(상장지수펀드)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시장을 2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투자나 시장과 오히려 거꾸로 움직이는 ‘인버스’ 투자에 대해서 투자자들의 관심과 활용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의 주장도 효율적 시장가설을 극복하고 다양한 투자방법과 나만의 투자 철학을 구축하고 제대로 실천만 한다면 충분히 시장초과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포트폴리오만 잘 구축하면 충분히 시장 평균 수익률을 넘을 수 있다고 보는데 투자의 3요소인 수익성과 안정성과 유동성을 잘 활용하면 될 것이다.
“시장초과 수익률 거둘 수 있다”
시장 평균 수익률이 4%라면 8% 이상의 목표수익률이 가능한 수익성 위주의 종목으로 40%가량 배분하고 시장 평균 수익률을 쫓는 종목으로 30%, 그리고 안정성에 문제가 없는 종목으로 나머지 30%를 배분하면 될 것이다.
혹은 시장 상황에 따라서 때로는 현금보유나 인버스(시장과 역으로 수익률이 실현되는 투자) 상품이나 투자전략도 해볼 만한 투자운용 방법이겠다. 시장은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거의 모든 정보가 공개되어 있는데 오히려 투자자들이 그러한 정보를 활용하지 않거나 투자에 고려사항으로 외면한다면 사람에 의한 비효율적인 시장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회사의 PBR(주가순자산비율)도 모르거나 영업이익의 최근 3년간의 흐름도 모르고 ROE(자기자본이익률)도 모르면서 투자를 하고 있는 비이성적인 투자자들이 아직 시장에 많이 존재하고 있고 이는 부동산 투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고 제대로 투자 종목에 대한 정보를 체크하지 않는 투자가 비일비재하다.
필자가 항상 강조하는 표현이 ‘돈이 없어서 투자를 못하겠어요’라고 한다면 믿겠지만 ‘정보가 없어서 투자를 못하겠고 어떤 종목을 매수해야 할지 막막해요’라고 한다면 절대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조금만 시간품과 다리품을 팔면 충분히 알 수 있는 정보조차 확인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레 가격에 반영이 되었다는 정보만 가지고 투자한다면 절대 시장평균 수익률을 거둘 수가 없다.
‘역발상 투자’의 귀재인 데이비드 드레먼의 책을 읽다보면 우리를 향해 이렇게 외치고 있는 듯 하다.
“효율적 시장 가설과 노벨상 수상자들을 아직도 믿니?”
모든 정보가 이미 가격 형성에 즉각적으로 반영이 되어 누구라도 타인보다 우수한 투자 성과를 올릴 수 없다는 것이 바로 효율적 시장 가설이지만 모수를 키우는 것보다는 현재의 자산에서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한 투자 종목별 수익과 위험에 따른 운용 비율을 지키는 투자나 자산관리를 권하고 싶고 목돈만 쫓다가는 한 번의 투자의 실패로 와르르 무너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는 점을 잊지 말고 효율적 시장에서의 효율적 투자자가 되어보도록 하자.
[프로필] 서기수 서경대학교 금융정보공학과 교수
(현)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
(현)서울시민대학 사회경제분야 자문교수
(전)한미은행, 한국씨티은행 재테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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