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전자신고세액공제 축소'를 골자로 한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경제계와 시민단체, 노동계가 이례적으로 한목소리를 내며 전방위적인 반대 공세에 나섰다.
정부는 전자세정이 정착됐다는 입장이지만, 현장에서는 "사실상 영세 사업자에 대한 '꼼수 증세'이자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 납세자 단체부터 노동계까지…"행정 입법으로 국회 결정 뒤집나"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초의 납세자 시민단체인 한국납세자연합회는 최근 정부에 전자신고세액공제 축소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
소상공인연합회와 양대 노총에 이어 830만 중소기업을 대변하는 중소기업중앙회, 300만 외식업 종사자 단체인 한국외식업중앙회까지 반대 대열에 합류하면서 전선이 전방위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가장 큰 쟁점은 '절차적 정당성'이다. 납세자연합회는 의견서를 통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영세납세자 보호를 위해 현행 유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음에도, 정부가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이를 훼손하는 것은 조세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해치는 행위"라고 직격했다.
국회 차원의 입법 논의를 패싱하고 시행령으로 공제 혜택을 절반으로 깎는 것은 '행정권 남용'이라는 지적이다.
최원석 납세자연합회장(서울시립대 교수)은 "전자신고세액공제는 단순한 유인책이 아니라 납세자가 국가를 대신해 행정 비용을 부담하는 것에 대한 '비용 보전' 성격의 인프라"라며 "국가와 납세자 간 상호 신뢰를 담보하는 지속 가능한 제도로 유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60대 이상 자영업자 222만명…디지털 소외계층 직격탄"
현장 경제단체들은 이번 개정안이 민생 경제에 미칠 충격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고물가·고금리·고인건비라는 '3중고'에 시달리는 소상공인들에게는 소액의 공제액 축소도 실질적인 경영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논리다.
중소기업중앙회 측은 "세무대리인 고용이 어려운 영세 기업과 소상공인은 직접 전자신고를 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며 "세법이 매년 복잡해지면서 납세자가 부담해야 할 부속 서류와 심사항목은 늘고 있는데, 도리어 보전 비용(공제액)을 줄이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디지털 격차 문제도 제기됐다. 한국외식업중앙회에 따르면, 2025년 8월 기준 60대 이상 자영업자는 약 222만 명으로 전체의 39.1%에 달한다. 이들 상당수가 전자신고에 취약한 상황에서 인센티브를 축소하는 것은 성실신고 의욕을 꺾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다.
◇ 세수 증대 1000억 vs 조세 저항 리스크
정부가 이번 개정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세수 증대 효과는 약 1,0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발생할 사회적 비용과 조세 저항 리스크가 훨씬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조세 전문가는 "공제 대상자 695만 명 중 대다수가 소득 변동성이 큰 영세 사업자와 플랫폼 노동자들"이라며 "정부가 세수 결손을 메우기 위해 저항이 적은 영세층의 혜택부터 줄인다는 프레임이 씌워질 경우, 행정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각계 단체의 반대 의견이 쏟아지면서 기획재정부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심 이반을 우려한 정치권까지 가세할 경우 정부가 '제도 유지' 또는 '축소안 재검토'로 한발 물러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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