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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조사 증거자료 증빙력 있나…원본 없고 편집된 경우가 태반

감사원 표본점검에서 증거 열 중 일곱이 없거나 편집…원본성 훼손
규정개선 미비로 30년 이상 세무조사 관련 보존기록물이 10년 이하 취급
‘2012년 감사에선 증거확보, 2016년 감사에선 증거보존’ 양면에서 ‘미흡’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국세청의 세무조사 관련 기록물이 관리 소홀과 관련 규정 미비로 인해 제대로 보관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불복소송에 대비하려면 증거보존 및 원본성 확보가 필수적이었지만, 빈틈을 드러냈다.


감사원의 ‘세무조사 운영실태’ 감사에 따르면, 2015~2016년에 실시한 세무조사 중 표본선정된 258건의 세무조사 증거서류 보관 상황을 점검한 결과, 국세탈루사실이 확인된 증거자료 1284건 중 절반 이상인 666건(51.9%)이 원본에서 편집 및 가공된 것으로 드러났다. 

증거가 증빙력을 가지려면 원본성을 확보해야 하는 데 이것이 훼손된 것이다. 하지만 표본조사 대상 중 원본 증거자료는 410건(31.9%)에 불과했다. 

‘납세자의 확인서’ 외 원본 증거자료가 없는 경우는 204건(15.9%)에 달했다. 국세기본법 및 관련 규정에 따르면, 국세청은 세무조사를 통해 과세시 납세자의 확인서 외 증거자료를 수집해 납세자 불복에 대비해야 한다. 

특히 납세자의 조세불복인 집중되는 서울지방국세청과 중부지방국세청의 경우 원본 증거자료 보관비율은 각각 26.3%, 27.6%로 저조했으며, 서울청의 경우 증거자료를 보관하지 않은 비율은 35.0%에 달했다. 

또한 감사원이 2015년 세무조사 중 116건을 추출, 해당 건들의 금융거래내역 조회자료 보관실태를 점검한 결과, 원본이 보관된 경우는 28.4%(33건)에 불과했다.

보관 자료 중 태반인 62.1%(72건)는 편집·가공된 자료였으며, 원본은 물론 편집·정리한 금융거래내역 자료를 보관하지 않은 경우도 9.5%(11건)에 달했다.

탈세제보 또는 차명계좌 신고에 따른 세무조사는 무혐의로 확정된 것이라고 해도 증거자료를 수집·보존해야 했지만, 감사원이 무혐의로 끝난 77건을 검토한 결과 무혐의 결정의 근거가 되는 증거를 갖춘 조사는 28.2%(22건)에 불과하고, 71.4%(55건)가 증거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처음부터 증거자료가 없었던 것인지 아니면 증거가 있었는데 파기한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았다. 이는 조사행정의 공정성에도 문제가 된다. 

국세청은 세무조사 전반에 대한 자료보존 업무도 소홀히 했다. 

국세청은 지난 2015년 각 전자문서시스템을 온나라 문서시스템으로 통합하면서 보존기간이 30년이었던 세무조사 기록물, 영구보존이었던 조사종결업무 문서가 기록관리기준표에서 누락되면서 5년 또는 10년 보존문서로 관리됐다. 

뿐만 아니라 감사원이 들여본 세무조사 258건 중 35건에서 조사종결보고서에 적출결과만 요약기재하고 105건에선 탈루방법 및 적출경위 등 자세한 조사내용을 기록한 보충조서를 보관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종결보고서는 관리자가 조사종결 시 조사 적정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에 탈루방법, 적출 경위 등을 증거서류, 납세자 진술, 예규·판례 등과 논리적으로 연결·기록하여 적출의 타당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또한 조세불복에 대비하기 위해 보충조서도 필요하다. 

감사원은 증거자료가 없거나 편집·가공되어 증빙력이 하락, 과세행정의 정당성과 신뢰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고, 향후 불복소송이 있을 경우 과세유지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하며, 관련 증거자료 생성 및 보존할 것을 통보했다. 

국세청은 송무를 제2의 세무조사라고 하는 만큼 증빙확보는 그 중요도가 높다. 

국세청 측은 기록관리기준표에서 누락에 대해 새로운 시스템 개통 관련 업무가 과다해 실수가 발생했으며, 세무조사 증거자료 문제 개선을 위해 관련 예산과 인력, 지도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앞서 2012년 감사원 감사에서 과세자료를 적절히 확보하지 않아 상당한 세수를 부족징수했다고 지적받았던 적도 있었던 만큼 이번 감사까지 통틀어 과세 전 과세 후 모두 자료 확보, 보관에서 허점을 드러냈다.

좀 더 면밀한 관리를 위해 말 뿐인 노력이 아니라 규정개선과 필요하다면 추가자원 확보 등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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