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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손보업계의 '이슈메이커' 올해도 호실적 낸다

 

 

(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메리츠화재와 김용범 대표이사는 대범한 경영 전략을 앞세워 지난 5년간 손해보험업계를 뒤흔든 최고의 ‘이슈 메이커’로 꼽힌다.

 

인력감축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GA채널을 적극 공략함과 동시에 사업가형 지점장제도로 대표되는 철저한 성과주의를 채택, 손보업계 부동의 1위사인 삼성화재와 견줄만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

 

다만 메리츠화재의 눈부신 성공 뒤에는 우량 채권 매각과 무리한 매출 증대로 향후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채권 추가 매각이 어려워진 올해 김 대표이사가 실적 개선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에 손보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이유다.

 

김용범 대표이사는 대한생명 증권부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이래 최연소 이사, 30대 임원, 부회장까지 파죽지세의 성공가도를 달렸다. 이 같은 성공의 배경에는 경쟁사 대비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는 ‘파격’과 세심한 수익률 조정 역량이 있었다.

 

초장기 상품을 판매하는 보험사 대표이사로 부임한 이후에도 김 대표 특유의 ‘파격’은 지속됐다. “보험사를 증권사처럼 운영한다”는 수근거림이 업계에 퍼졌던 것 역시 사실.

 

김 대표는 부임 이후 이 같은 시장의 우려에 보란 듯이 실적개선을 이뤄냈다. 자산규모 상 비교가 어려운 초거대 손해보험사인 삼성화재와 월매출 경쟁을 벌일 정도로 판매량 증진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김 대표 취임 초기만 해도 의구심과 경탄이 뒤섞여 있던 손보업계의 시각 역시 5년째 유지되는 메리츠화재의 ‘실적 질주’에 점차 호의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성과 지상주의, 장기 보장성보험에 판매 역량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GA채널의 적극 활용 등 김 대표가 처음 선보였던 ‘메리츠식 경영 전략’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 다만 메리츠화재는 우수한 경영 성과가 우량 채권 판매와 일시적인 판매촉진 효과이며 장기적으로 손해율 및 성장성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의 눈초리를 여전히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메리츠화재 부임 이후 부회장까지 승진했던 김 대표 입장에선 자신에게 쏠린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함과 동시에 실적 규모를 유지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전속·GA 동시 공략…대면채널 강자 ‘우뚝’

 

김용범 대표이사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한생명 증권부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CSFB증권에서 외환채권 파생상품을 연계한 차익거래기법을 개발해 34세에 최연소 이사로 고속 승진을 이뤄냈다.

 

김 대표는 이후 삼성화재 증권부장, 채권2팀장, 채권운용본부장을 거쳐 상무보로 승진해 당시 2명뿐이던 30대 임원이 됐다. 2014년에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로 부임, 현재까지 사령탑 역할을 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 전설적인 커리어를 쌓은 김 대표였지만 메리츠화재 대표이사로 부임했을 당시 보험업계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 더 많았다. 보험업 관련 경험이 전무한 김 대표가 극도로 침체된 보험시장에서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컸던 것이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휴지기가 지나자 장기인보험과 독립보험대리점(GA)를 중심으로 극도로 공격적인 매출 확장 전략을 단행, 파죽지세로 경영 지표를 개선하며 시장의 이 같은 우려를 떨쳐냈다.

 

2018년 부회장 승진은 물론 연임에도 성공하며 금융사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이라는 보험업계에서 김 대표의 경영전략을 벤치마킹할 정도로 뚜렷한 족적을 남겼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취임 이래 ‘아메바 경영’을 강조해왔다. 단세포 생물인 아메바가 일정 이상 덩치를 키우게 되면 자체적으로 분열해 여러 개로 갈라지는 것처럼 큰 회사 조직을 간소화해 부문별 소집단으로 나눠 운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판매 채널에서는 정직원이던 지점장들을 전원 설계사 신분으로 변경하는 ‘사업가형 지점장’제도를 꺼내들었다. 성과에 따라 보다 많은 대가를 지급하겠다는 해당 제도는 메리츠화재의 실적 확대가 뒷받침되면서 생명보험업계와는 달리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메리츠화재는 김 대표 부임 이후 희망퇴직과 점포통폐합을 통해 임직원 및 설계사 조직을 개편, 자본을 축적하는데 주력했다.

 

자본 확충 작업을 마친 메리츠화재는 전속설계사에게 1000% 수준의 판매수수료를 지급하고 GA업계에도 고 수수료와 시책을 제시하며 손보업계 판매채널 공략에 나섰다.

 

전속 설계사와 GA 소속 설계사를 동시에 잡아내면서 대면채널에서 자산 규모를 넘어선 영향력을 확보했던 셈이다. 특히 김용범 대표는 손보업계에서 최초로 GA업계에 판매량 연계 성과급제를 도입하며 전속 설계사와 유사한 수수료를 받는 GA의 불만을 조기 봉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2015년 당시 1690억원에 머물렀던 메리츠화재의 당기순이익은 2016년(2372억원)과 2018년(3846억원)은 물론, 작년 3분기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늘어난 2127억원까지 급증한 상태다.

 

해당 기간 메리츠화재가 거둬들인 신계약 보험료는 1245억원에 달했다. 삼성화재의 1277억원과 비교해 불과 30억원의 차이로, 이 같은 맹추격은 지금까지 2위권 손해보험사였던 DB손보나 현대해상도 결코 도달하지 못했던 성과다.

 

선택과 집중…장기인보험 시장 공략 ‘총력전’

 

김 대표의 경영전략에서 돋보이는 또 다른 요소는 ‘선택과 집중’이다. 수익성과 시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순이익 증대 및 장기 성장에 유리한 특정 상품에 모든 판매 역량을 집중했던 것.

 

김 대표의 선택은 장기인보험 시장이었다. 보험사의 미래수익 개선 효과가 큰 장기·인보험 시장에서의 확장은 전통적으로 손보업계의 주력 시장이던 자동차보험의 퇴조를 불러왔다.

 

국민 절대 다수가 가입하는 자동차보험 시장을 포기하는 결단이 결코 쉬웠던 것은 아니었다. 손해율의 지속적인 악화와 대형사 독점 현상 심화에 주목, 초우량 고객 관리를 제외한 여력을 장기인보험으로 ‘올인’한 김 대표의 과감한 선택이 더욱 돋보이는 이유다.

 

실제로 항목별 원수보험료 추이를 살펴보면, 김 대표 취임 이전 2014년 3분기 5172억원이었던 자동차보험의 원수보험료 규모는 작년 3분기 4850억원으로 6.2% 줄었다.

 

같은 기간 전체 원수보험료에서 자동차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13.4%에서 8.2%로 5.2%p 감소했다.

 

반면 2014년 3분기 2조 9860억원이었던 장기보험의 인수보험료 규모는 작년 3분기 4조 9504억원으로 65.8% 증가했다. 전체 인수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77.5%에서 83.9%로 6.5%p 늘었다.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줄어든 영향력 이상을 장기보험 시장에서 회수했음은 물론,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로 허덕였던 타 손보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게 나타나는 효과를 거둬들인 셈이다.

 

혁명가와 몽상가 사이…채권 매각 어려운 올해가 ‘분수령’

 

이처럼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둬들인 김 대표이나 새해에는 마냥 과거와 같은 급격한 실적 개선 효과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신계약 증진과 더불어 메리츠화재의 수익성을 견인했던 채권매각이 한계에 이른데다 격화된 시장 경쟁으로 판매채널에서의 우위도 메리츠화재의 전유물이 아니게 됐기 때문. 구조조정과 우량자산 매각을 통해 모은 자본을 바탕으로 무리하게 매출을 확대한 역효과가 발생할 것이란 시장의 오랜 우려가 실제로 나타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셈이다.

 

 

실제로 작년 메리츠화재는 3분기까지 총 5.77%의 운용자산수익률을 기록하며 3% 초반대였던 대형손보사 대비 압도적인 수치를 보였다.

 

이는 우량자산을 매각해 얻은 결과로 풀이된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3분기 말 누적 기준 3조 8842억원에 달하는 금융자산을 처분, 4006억원의 처분이익을 실현했다.

 

반면 메리츠화재의 보장성·저축성보험 공시이율Ⅰ~Ⅳ는 지난해 1월만 해도 2.25~3.30% 수준이었으나 올해 2.73~4.94%로 치솟으면서 5% 가까운 수치를 나타냈다.

 

이는 메리츠화재의 최근 공시이율 급증과 연동해 향후 메리츠화재가 역마진 문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결론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메리츠화재의 공시이율Ⅰ~Ⅳ 그룹이 2013년 전후에 판매됐던 보험계약에 적용되는 이율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금리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현재, 메리츠화재는 향후 과거계약자들에게 실제 금리보다 높은 이자를 물어내야 하는 셈이다.

 

메리츠화재 역시 올해 운용자산이익률 목표를 전년 대비 떨어진 3.7%로 잡았다. 지난해 채권매각이익을 제외한 운용자산이익률은 3.66%였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올해 더 이상의 채권매각이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김 대표는 올해 운용자산이익률의 도움 없이 지난 5년간 유지해온 실적 개선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를 평가받게 된다.

 

혁명가와 몽상가라는 두 가지 상반된 평가를 받았던 김 대표의 진가가 드러나게 되는 만큼 메리츠화재에 어느 때보다 손보업계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이사는 눈부신 성과를 거둬들이면서 보수적인 보험시장에서 극도로 상반된 평가를 받았다”며 “유연하고 과감한 경영 전략을 통해 수익 개선을 실현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나 보험사의 장기 성장동력을 저당 잡혀 단기 실적 개선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메리츠화재는 과거와 달리 채권매각이익실현이 어려워지고, 판매채널에서도 경쟁사들의 추격으로 지금까지와 같은 절대적인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워졌다”며 “김 대표이사의 진가가 시험대에 오른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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