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보험업계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등 악재가 속출했던 여파를 이겨내지 못하고 신년에도 공시이율을 하락 조정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10월 16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지난해 7월과 10월 기준금리를 연 1.25%까지 인하하는 등 한 해 동안만 기준금리를 2차례 내린바 있다.
역마진 발생 우려가 높은 저축보험의 경우 12개에 달하는 보험사가 상품 판매를 중지했으며 손해보험업계에서는 7개 보험사가 전부 판매 중단 결정을 내렸다.
저금리에 코로나19 확산이 겹치면서 대면 영업활동이 극도로 위축된 만큼 향후에도 보험업계의 공시이율 하락세는 반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업계의 기축년 1월 평균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은 2.22%로 전달 대비 0.14포인트 줄었다.
이 기간 저축보험을 판매한 생보사 10개사 중 공시이율이 줄어든 생보사 역시 ▲NH농협생명(2.20%. -0.03포인트), ▲한화생명(2.17%, -0.05포인트), ▲ABL생명(2.15%, -0.06포인트) ▲교보라이프플래닛(2.30%, -0.10포인트) 등 4개사에 달했다.
다만 삼성생명(2.30%, 0.03포인트)을 필두로 교보생명(2.27%, 0.03포인트), 동양생명(2.25%, 0.02포인트), 흥국생명(2.27%, 0.03포인트) 등 4개사는 공시이율을 소폭 상향하면서 평균 공시이율의 하락폭이 줄었다.
오렌지라이프생명은 2.15%의 저축보험 공시이율을 유지, 유일하게 저축보험 공시이율의 변화가 없었다.
다만 전체 생보사의 3분의 1이 저축보험 상품 판매 자체를 중단하면서 방카채널을 통해 가입할 수 있는 저축보험의 종류는 시간이 갈수록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1월 기준 15개 생명보험사 중 저축보험의 판매를 중단한 생보사는 미래에셋생명과 하나생명, DGB생명과 신한생명, 푸본현대생명 등 5개사에 달한다.
손해보험업계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1월 기준 7개 보험사가 모두 판매를 중단하면서 저축성보험 상품 판매 자체가 사라진 것.
1월 현재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저축보험 판매를 중단한 보험사들은 ▲농협손보 ▲현대해상 ▲삼성화재 ▲KB손보 ▲DB손보 ▲흥국화재 ▲한화손보다.
공시이율은 시중금리와 연동해 적용되는 일종의 보험 예정금리로 공시이율이 떨어지면 그만큼 만기 환급금이 줄어들고 반대로 보험료는 올라간다.
금리 하락에 따라 공시이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즉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험료 납입 대비 받을 수 있는 환급금이 줄어든다는 의미로, 저축보험 투자 유인이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다.
부채의 시가 평가를 골자로 하는 IFRS17 도입과 저출산·저금리 등으로 기대 수익이 시간이 갈수록 줄어드는 보험사 입장에선 공시이율 하향 조정은 물론, 역마진 ‘폭탄’을 안고 상품 판매를 지속하기 어렵단 판단을 내린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경기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회복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며 “10년 이상 장기 보유할 경우 보험혜택 및 은행금리 대비 높은 이율을 아직까지 유지하고 있는만큼 아직까지 경쟁력은 존재하나 보험사 입장에서도 상품 판매를 지속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손해라는 판단이 우세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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