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생명보험업계가 12월에도 판매 전 상품군에서 일제히 평균 공시이율을 하향 조정하며 결국 2020년 들어 단 한 차례도 이율이 반등하지 못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여파를 버티지 못하고 공시이율을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은행 금리 대비 높은 이율을 앞세워 저축성보험 판매양이 늘어나는 역설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는데다 보험사의 저축성보험 판매량 관리 작업이 들어간 만큼 대면 향후 생명보험업계의 공시이율 하락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사 12월 평균 공시이율은 연금보험 2.02%, 저축보험 2.23%로 전월 대비 각각 연금보험 0.03%, 저축보험 0.03% 하락했다.
공시이율은 시중금리와 연동해 적용되는 일종의 보험 예정금리로 공시이율이 떨어지면 그만큼 만기 환급금이 줄어들고 반대로 보험료는 올라간다.
금리 하락에 따라 공시이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즉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험료 납입 대비 받을 수 있는 환급금이 줄어든다는 의미로, 저축성보험 투자 유인이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다.
12월 생보업계의 공시이율은 금리연동형 연금 상품에서 12개사 중 9개사, 저축보험 상품에선 7개사중 6개사가 하락세를 이어갔다.
올해 공시이율 하락에는 금리 인하에 따른 이율 부담 증가가 가장 큰 원인으로 거론됐다. 기준금리가 자꾸 떨어지니 보험사 역시 고(?)금리를 감당할 수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0월 16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10월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기준금리 하락은 비단 지난달 만의 일은 아니었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 18일에는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인하, 한 해 동안만 기준금리를 2차례 내렸다.
금리연동형 연금 상품을 판매하는 12개 생보사 중 공시이율을 하향 조정한 보험사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사를 비롯 9개사에 달했다.
삼성생명은 이 기간 공시이율을 0.03%포인트 낮춘 2.27%까지 재조정했으며 교보생명과 한화생명도 각각 0.03%포인트 내린 2.27%까지 떨어진 상태다.
금리연동형 연금 상품에서 전달 대비 공시이율 하락폭이 가장 큰 생보사는 0.05%포인트 떨어진 KB생명(2.20%)과 ABL생명(2.20%), KDB생명(2.10%)이었다.
이밖에도 ▲IBK여금보험(2.37%, -0.03%포인트) ▲동양생명(2.23%, -0.04%포인트) ▲흥국생명(2.18%, -0.03%포인트) 역시 공시이율을 하향 조정했다.
공시이율 방어에 성공한 생보사는 ▲신한생명(2.20%) ▲농협생명(2.20%) ▲DGB생명(2.00%) 등 3사에 그쳤다.
연금저축 상품은 공시이율이 전월 수준을 유지하되 삼성생명이 전 상품군에서 유일하게 공시이율을 올렸다.
이 기간 삼성샘명의 연금저축 상품 공시이율은 전월 대비 0.04%포인트 인상한 2.13%까지 올라간 상태다.
▲교보생명(2.15%) ▲IBK연금보험(2.10%) ▲한화생명(2.05%) ▲ABL생명(2.00%) ▲신한생명(2.00%) ▲KDB생명(2.00%) ▲동양생명(1.97%)은 연금저축 상품의 공시이율의 변동이 없었다.
저축보험 상품에서는 농협생명(2.23%)를 제외한 6개사 모두의 공시이율이 떨어졌다.
KDB생명은(2.20%) 12월 저축보험 공시이율이 전달 대비 0.05%포인트 감소하며 하락폭이 가장 컸다. 한화생명(2.22%)가 0.04%포인트의 낙폭으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도 ▲교보생명(2.25%, -0.03%포인트) ▲흥국생명(2.24%, -0.03%포인트) ▲ABL생명(2.21%, -0.02%포인트) 등의 보험사들이 저축보험 상품 공시이율을 낮췄다.
삼성생명은 11월에 이어 12월에도 공시이율을 상향한 유일한 생보사에 이름을 올린 반면, 같은 기간 동양생명은 1.97% 공시이율로 전체 생보사 중 유일하게 1%대 공시이율을 보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차례나 인하하면서 공시이율의 하락세에 가속도가 붙었다”며 “10년 이상 장기 보유할 경우 보험혜택 및 은행금리 대비 높은 이율을 아직까지 유지하고 있어 판매량 자체는 반등하고 있지만 IFRS17 도입 등으로 보험사가 관리에 나선만큼 매출 증가 또한 상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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