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보험사와 은행의 늑장 업무가 소비자에게 엉터리 보험 상품 정보 제공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일상품의 공시이율이 은행과 보험사에 따라 달라지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보험사는 은행 창구를 통해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상품의 공시이율을 매달 조정한다. 은행 역시 정보를 요구하는 소비자에게 해당 보험사들의 공시이율을 안내하고 있다.
불의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 본연은 기능은 물론, 장기 투자 상품의 특성을 띄는 저축성보험 특성상 이 같은 정보는 보험 가입을 고민하는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되고 있다.
은행과 보험사는 상품 개발과 판매라는 역할의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동일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공시이율은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제공되고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공시이율의 출처가 보험사인 만큼 이는 상식에 가까웠다.
문제는 이러한 믿음이 기자 본인부터 흔들렸다는 것이다. 얼마 전 7월 보험사들의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을 시중 은행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안내 받고 이에 기반 해 기사를 작성했다.(2019년 7월2일자 <'해 저무는' 저축성보험 시장...라이나생명 독주 ‘눈길’> 관련기사 참조)
공시이율 기사가 나간 이후 기자는 복수의 보험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기사의 공시이율이 실제 보험사 공시이율과 다르다는 내용이었다. 정확하게는 6월 당시의 공시이율이 7월 공시이율로 둔갑했다는 설명이었다.
공시이율이 잘못됐다는 이야기에 기자는 당혹감을 감추기 어려웠다. 보험사는 은행 담당 부서가 전월 공시이율을 잘못 올렸거나 아직 최신 자료를 반영하지 않은 것 같다는 해명 아닌 해명을 쏟아냈다.
물론 소비자는 보험사나 보험협회 공시를 통해 공시이율을 확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바운드 영업을 하는 방카슈랑스 채널 특성상 대다수 소비자들이 계약을 체결하는 은행 창구에서 이를 확인할 가능성이 보다 높은 것이 사실이다.
백번 양보해도 보험사와 은행 담당부서의 늑장업무, 소통 부재로 소비자가 실제와 다른 엉터리 공시이율 정보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배제할 수 없게 된 순간이었다.
무형의 상품인 보험은 무엇보다도 정보가 중요하다. 보험사와 소비자 사이의 정보비대칭은 불완전판매와 보험사기라는 시비 거리를 생산했던 뜨거운 감자다. 기자가 겪었던 공시이율 해프닝이 부디 ‘이례적인’ 해프닝이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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