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홍채린 기자) 올해 들어 코스피 종목 중 가장 두드러진 수익을 낸 주식은 금리 인상기의 수혜주로 꼽히는 보험주인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4일부터 4월 15일까지 보험주 12개를 편입한 코스피 보험 지수는 12.1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업종 지수 중 수익률 1위다. 원자재 가격 강세 수혜를 본 철강금속(10.14%)이나 전통적 경기 방어 업종인 통신(6.76%) 등을 앞질렀다.
코스피가 연초 이후 9.46% 하락한 점에 비춰 보험 업종의 강세가 돋보이는데, 이 기간 전기전자 업종 지수는 15.63% 내렸다. 코스피 보험 지수 편입 종목은 삼성생명,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DB손보, 현대해상, 한화생명, 코리안리,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롯데손보, 한화손보, 흥국화재 등이다.
종목별 주가 흐름을 보면 롯데손해보험(41.36%)과 현대해상(40.09%)은 올해 들어서만 상승률이 40%를 넘었다. 또 메리츠화재(38.45%), 한화손해보험(33.96%), DB손해보험(27.59%), 흥국화재(18.19%) 등 손해보험 업종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이 중 롯데손해보험, 현대해상, DB손해보험은 이달 들어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실손 보험 제도 개선 추진, 백내장 수술 등에 대한 보험금 지급 기준 강화, 코로나19와 고유가로 인한 자동차 보험 손해율 개선 등이 호재였다.
삼성생명(0.94%), 한화생명(5.62%), 동양생명(4.24%), 미래에셋생명(0.25%) 등 생명보험 업종은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낮아도 하락장에는 선방한 편이다. 생명보험의 경우 주식시장 하락으로 주력 상품인 변액보험 관련 손익이 악화하면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에 속도를 내고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연초 이후 시장 금리도 덩달아 뛰었다. 보험사는 금리가 오르면 자산보다 부채가 더 큰 폭으로 감소해 부채 부담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구조적으로 자산보다 부채 잔존 만기가 긴 보험사는 금리가 상승할수록 자본, 즉 기업가치가 증가한다"면서 "내년부터 새 국제회계기준 IFRS17 도입으로 보험사는 부채를 시가평가 하므로 금리 변동에 따른 기업가치 변화를 재무제표 및 감독 기준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금리 상승이 보험사에 호재만은 아니다. 금리가 올라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된 채권 평가이익이 줄면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이 하락하기 때문.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작년 말 보험사의 RBC 비율은 평균 246.2%로 전 분기 말보다 8.3%포인트 낮아졌으며, 작년 3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하락했다.
NH투자증권은 "금리 상승 시 자산의 채권 가치만큼 회계적 자본이 감소하고 RBC 비율이 하락한다"며 "대부분 보험사는 채권 계정에 따라 금리 10bp(1bp=0.01%포인트)당 RBC 비율이 1∼5%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다만 "회계제도 변화에 따른 감독기준 변화로 RBC는 올해까지만 적용된다"며 "과도하게 낮은 수준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 RBC 비율 하락은 감수해도 무방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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