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정부가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로 이전하는 기관이나 기업의 종사자들에게 주거 편의 제공 차원에서 시행한 ‘세종시 이전기관 종사자 주택 특별공급’을 악용한 사례가 감사원 감사에서 다수 적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감사원에 따르면 국회 감사 요구에 따라 세종시 이전기관 특별공급 주택 2만5995호의 당첨 사례를 조사했고, 전날 국토교통부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세종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부동산원을 감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특별공급 대상 기관 소속이 아닌데도 분양을 받거나 주택 재당첨 제한 기간인데도 특별공급에 당첨된 사례 등 무자격 당첨자가 116명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76명이 걸러지지 않고 분양 계약을 맺었다.
감사원에 따르면 교육부와 환경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농림축산식품부, 국무조정실, 공정거래위 등 다양한 부처에서 무자격 당첨자가 나왔고, 기관장이 발급하는 특별공급 대상 확인서를 위조한 사례도 적발됐다.
금산군 소속 공무원 A씨의 경우 행정안전부 파견 당시 원소속기관이 특별공급 대상기관이 아니었으므로 자격이 없는데도 부당하게 청약 및 당첨됐다. 그는 특별공급 대상 확인서의 ‘소속 기관’ 란에 원래 소속인 금산군이 아닌 ‘행안부 모 본부’라고 적고 행안부 장관 관인을 다른 데서 복사해 붙여넣었다. 이렇게 위조한 확인서를 계약서류로 제출한 A씨는 결국 주택을 공급받았다.
이에 감사원은 A씨의 확인서 위조 및 행사 행위에 범죄혐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고발 조치했다.
특별공급 자격을 상실했는데도 대상자 확인서를 발급해준 사례도 확인됐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은 입주예정일 이전 정년 퇴직으로 자격 상실이 명확한데도, 확인서를 부당 발급했다. 감사원은 자격 상실 사실을 알면서 확인서를 발급해 준 관련자 1명에 대해 경징계 이상의 징계를 요구한 상태다.
자격이 없는 부서를 부당하게 특별공급 대상기관에 포함시킨 사례도 발견됐다.
행복청은 파견 경찰의 행안부 내 근무 부서를 특별공급 대상기관으로 인정했다. 해당 부서는 파견 인력의 근무 공간으로 경찰청이 행복도시에 이전 또는 설치한 기관이 아니므로 특별공급 대상에서 제외되야 하지만, 서울 B와 C경찰서의 확인서 발급 담당자는 행안부 파견 경찰 역시 특별공급이 가능한 것으로 임의로 판단해 확인서를 발급했다. 결과적으로 이들 2명은 이를 토대로 주택 청약했고 당첨됐다.
감사원은 이와 관련 부당하게 특별공급 대상기관을 관리한 관련자 3명에 대해 경징계 이상의 징계를 요구했고 국토부에 공급계약 취소 등 조치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해당 경찰서 관련자 2명에 대해서도 주의를 요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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