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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국세청 상반기 고위직 인사 키워드 ‘암중모색(暗中摸索)’

총선 앞두고 최대한 안정적 인사 추구
차관 광폭 인사에 일부 외부수혈 거론
국세청 三유임 등 안정론 부상
행시‧지역 고려한 인사 관측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일정 종료와 더불어 7월 초 정부 고위직 인사가 발표될 전망이다. 지난 1년이 일종의 실험이었다면 앞으로의 1년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권 안정을 위한 내 사람 채우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세청의 경우 나갈 사람은 있는데 내보낼 자리는 제한된 형국이 펼쳐졌다. 국세청장을 비롯, 1급 이상 고위직들이 대거 유임될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경력‧기수‧연령에 따라 짜인 좌판 위에서 마지막 돌발 변수 가능성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2022년 5월 13일.

 

새 정부 첫 국세청장 지명 이후 큰 물결이 국세청을 뒤엎었다.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에서 김창기 국세청장이, 대구지방국세청장에서 김태호 국세청 차장이, 대전지방국세청장에서 강민수 서울지방국세청장이 각각 중앙무대로 이름을 올렸다.

 

동시에 지난 정부에서 국세청 차장‧서울지방국세청장‧국세청 조사국장‧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장 등 요직에 있던 인물들은 정리되거나 밀려났다.

 

행시 39회는 오호선‧최재봉 그룹과 정재수‧박재형 그룹으로 쪼개졌고, 오호선 국장이 본부 조사국장, 최재봉 국장이 본부 국제조세관리관을 각각 거머쥐면서 선취점을 가져갔다.

 

그리고 현재.

 

국세청장, 국세청 차장, 서울지방국세청장까지 전원 유임설이 나오면서 정재수‧박재형 그룹의 한보 후퇴는 결과적으로 도움닫기를 밟기 위한 반보 전진으로 풀이되고 있다.

 

◇ 하나를 위한 전부

 

개혁을 추구하는 정권은 개방적 인사(권력분산)을 하게 되어 있고, 안정을 추구하는 정권은 측근 인사(권력강화)를 하게 되어 있다.

 

굳이 많은 뉴스를 보지 않더라도 현재 용산 대통령실의 나침반이 어딜 향하는지 누구나 알 수 있다.

 

2019년 7월 26일.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다음 날 발표된 검찰청 인사.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특수부에서 같이 했던 특수통들이 대검부장 6개 자리 중 5개를 차지했다.

 

숨구멍 하나를 제외하고 특수통이 독차지한 인사.

 

새 정부 출범 이후 이러한 기조에 약간의 변화가 생기는 듯 했다.

 

훗날 윤핵관과 서오남으로 비판받긴 했지만, 정치세력과 서울대 인사들간 합종연횡이 그것이었다. 검찰만으로 선거를 치르고, 대한민국 모든 영역을 장악하기에는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 불과 4개월 만에 변화는 없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2022년 9월을 시작으로, 2022년 10월, 2023년 6월 7일에 이르기까지 세 차례의 국정원 인사파동은 출신으로 얽힌 끈끈한 측근 인사의 실체를 내비치고 있다.

 

지난해 4월 참여연대 발표 자료에 따르면, 검사 119명, 검찰수사관 19명의 고위직 검찰 라인들이 대통령과 장관 4자리, 차관 9자리를 차지했고, 이밖에 국정원, 외교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감사원에도 깊숙이 자리 잡았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결과 윤핵관은 밀려났고, 충성파는 부상했다.

 

내년 총선에서도 경상, 강원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충청, 경기, 서울 등 보수 우세 지역에 내 사람 꽂기 가능성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세청에서는 이러한 분위기와 무관하게 유임이든 발탁이든 우리만의 리그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마약수사와 연계돼 관세청장‧관세청 차장 외부수혈론이 불거졌다는 점을 볼 때 향후 국세청 또한 어떻게 될지는 알 수가 없다. 마약수사는 한동훈 장관의 정치적 상징이다.

 

그리고 용산은 위에서 내려준 기획 외 다른 기획에 관심 있는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듯하다. 그것이 국세청 핵심 인사여도 예외는 없어 보인다.

 

◇ 두 명의 1급 유임

 

세간에 거론되는 것처럼 국세청장, 국세청 차장, 서울지방국세청장 ‘三유임’설이 실현된다면 외부수혈 가능성은 사라지게 된다.

 

차장, 서울국세청장 양자가 유임 시 서울 쪽에 차기 국세청장이 줄지 장담하기 어렵다.

 

첫째 1급을 두 번이나 거쳤다는 것은 단순한 인사이동이라고 볼 수 없고, 둘째 현 정부 인사는 공으로 하는 게 아니라 허물로 인사를 한다. 큰 공을 세워도 한 번의 실수가 당락을 결정한다. 셋째 4월 총선 결과 용산의 의도대로 의석을 채우지 못할 경우 어떤 파란이 발생할지 당장 예단키 어렵다. 적어도 공천 명단이 나오고 한 달을 지켜봐야 전망이라도 가능하다.

 

◇ 행시 39회, 두 개의 그룹

 

나머지 인사는 대략적인 윤곽이 나온 듯 하다.

 

행시 39회는 지난해 7월 인사로 둘로 쪼개졌다.

 

오호선‧최재봉 그룹과 정재수‧박재형 그룹.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오호선 그룹이 잘 나갔지만 현재는 정재수 그룹의 차례다.

 

오호선 그룹의 목표는 어떻게 다음 다리를 잘 넘어가느냐이며, 되도록 이번 인사에서 안정된 자리로 가야 한다. 어쨌든 이번 정권에서 명예퇴직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三유임' 시 최상책은 오호선 중부지방국세청장 정도다. 오호선 국장은 1급 기관장을 두 번을 맡으면 다음다음 본선 라운드 진출권이 확정된다. 아니라면 최소한 명예로운 퇴진이라도 가능하다.

 

만일 이번에 본부 국장에 머무르게 되면, 법인납세국장 정도가 수평이고, 나머지는 어떤 식으로든 하향전보이다.

 

오호선 국장과 함께 했던 최재봉 국장은 평가가 나쁘지 않은 만큼 국세청 자산과세국장 또는 국세청 법인납세국장 이야기가 나온다.

 

정재수‧박재형 그룹은 지난해 다소 답답한 겨울을 보냈지만, 현재 분위기는 봄을 맞이한 듯 하다.

 

‘TK조사국장 없는 TK정부가 우리 사람 맞나?’

 

서문시장에서 수차례 기를 받은 용산은 세간의 거듭된 의문에 곧 답을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정재수 국장이 국세청 조사국장 자리로 간다면 박재형 국장은 조사국장의 파트너인 국세조세관리관으로 이동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국세조세관리관은 원래 그다지 조명받지 못한 보직이었지만, 이현동 국세청장 이후 역외정보를 다루는 국세청 특명조직으로 거듭났고, 현 정부 들어서 조사국장과 국제조세관리관이 서로 따라다니는 자리로 바뀌었다.

 

◇ 서오남, 그리고 비고시

 

나가야 하는 사람들은 갈 길이 바쁘다. 앞으로 어떻게 정국이 바뀔지 모르는 상황에서 최대한 안정적일 때 자기 길을 가야 하는 탓이다.

 

송바우 국세청 기획조정관의 경우 행시 38회로 입직은 빠르지만, 72년생으로 행시 41회보다 젊다.

 

새로운 국면이 올 때까지 이대로 국장직을 순회하며 정년까지 버틸 수 있지만, 중간에 지방국세청장이나 교육원장에 보낼 경우 어떻게 될지 모른다.

 

또다른 고참 국장인 김동일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의 경우 지난 1년 농사를 잘 지었다는 평가다.

 

통계 챙기는 보직은 경찰이나 국세청이나 가장 고달프고 외부 활동이 잦은 자리인데 처음에는 다소 거북했지만, 막상 맡겨보니 불만없이 성실히 수행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래도 서오남(서울대‧오십대‧남성)인데 1급까지는 아니더라도 지방 기관장 정도는 내줘야 한다는 의견이다.

 

신희철 국세청 정보화관리관 역시 서오남의 일원으로 지방국세청장 진입이 유력시 된다.

 

이번 인사에서도 비고시가 갈 수 있는 문은 좁다.

 

현 국세청장은 자기 권력강화나, 윗선 심기를 살펴 비고시를 배려할 이유가 없다. 비고시 가운데 서울대 법대 출신도 없다.

 

三유임으로 행시들조차도 나갈 문이 좁아진 상태에서 비고시를 챙겨줄 여력도 부족하다.

 

게다가 이미 부산지방국세청장을 비고시에 준 만큼 두 명의 비고시 1급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대단히 희박하다.

 

비고시가 2급으로 간다면 대전국세청장과 대구국세청장 두 자리인데 두 자리 다 내줄 지도 의문이다. 두 자리 다 주면 행시 1명은 반드시 물을 먹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거꾸로 말하면 물 먹어야 하는 사람이 제주로 간다.

 

◇ 희미한 희망, 제주

 

제주도 교육원장 자리는 적기에 제 자리를 찾아가지 못한 고위직에게 한 차례 쉬어가는 자리가 될 수도 있지만, 때로는 마지막 유배지가 되기도 한다.

 

정철우 원장은 대구국세청장으로 빠져나왔지만, 그 다음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특히 이번 인사의 경우 교육원장 후보로 행시 상위 기수부터 행시 40회, 41회까지 거론된다. 행시 40, 41까지 말이 나오는 건 본부에 들어와야 하는 군번임에도 본부 국장 자리가 부족해 어딘가 쉬어갈 자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三유임의 영향이다.

 

쿠션 인사의 사례 중 하나로 민주원 전 서울국세청 조사1국장이 있는데 그는 인천국세청장을 받은 덕분에 체면은 차릴 수 있었다. 하지만 행시에게 있어 쿠션 인사로 교육원장을 받은 사람은 심적으로 상당한 부담을 받게 된다.

 

특히 정년퇴직이 임박한 사람이 이 자리를 가게 되면  행시든 비고시든 그 자리에서 공직을 마무리해야 할 수 있다.

 

◇ 비좁은 문과 고진감래

 

상반기 인사에서 퇴직할 기관장은 4~5명으로 관측된다. 외부 파견자 복귀를 감안할 경우 3~4명의 승진이 관측된다.

 

고위직 승진 후보는 수도권 부이사관들인데 부이사관으로 승진한지 오래된 인물들은 윤창복 서울청 과학조사담당관(행시 44회), 공석룡 인천청 성실납세지원국장(행시 44회), 윤승출 중부청 납보관(행시 44회)이다. 이들은 대체로 무난한 상반기 승진 또는 하반기 승진이 예단된다.

 

비고시들은 이번 인사도 어렵다.

 

이번 인사에서 세무대 5기 둘은 고위공무원 승진을 두고 겨뤄야 한다.

 

박광종 서울국세청 납세자보호담당관(67년생)과 김길용 서울국세청 징세관(66년생)이 후보인데 둘 다 시간이 없지만, 김길용 징세관 쪽이 훨씬 더 촉박하고, 본부 과장자리에서 고생한 기간이 좀 더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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