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기대작이었던 신작 ‘TL(쓰론앤리버티)’의 흥행 실패, 시장 내 ‘리니지 라이크’의 범람 등으로 최근 부진을 겪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가 하향조정됐다.
17일 KB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기존 21만원에서 19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이어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기존 대비 16% 감소한 1440억원으로, 내년 영업이익은 21% 줄어든 2820억원으로 각각 내렸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게임 ‘리니지2M’과 ‘리니지W’의 매출 하락세가 지속되고 ‘TL’의 출시 초기 성과가 시장 기대치에 비해 부진하다”며 “이에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하향 조정한 것이 목표주가 하향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바일 게임 매출이 감소하나 PC 게임 매출에 ‘TL’이 반영되고 ‘TL’ 출시 전 집중된 마케팅 비용이 올 1분기에 집행되지 않으면서 영업이익은 작년 4분기 대비 개선될 것”이라며 “올 하반기 ‘TL’ 글로벌 런칭, ‘블레이드&소울2’ 중국 출시, 내년 ‘아이온2’ 등 신작 효과가 나타나면서 주가는 상승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16일 기준 회사의 총액 규모는 3조7000억원으로 청산가치에 근접했다”며 “‘리니지’ IP(지식재산)의 영업가치가 시장으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탈(脫)리니지’를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7일 엔씨소프트는 신작 PC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TL’을 국내에 정시 출시한 바 있다. 출시초기 20여분만에 동시접속자수 5만명 이상을 기록하며 흥행에 파란불이 들어왔으나 이후 여러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현재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게이머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게임 내 낮은 전투 재미도 ▲유료 재화(루센트)로만 아이템 거래가 가능한 점 ▲아이템 거래시 부과된 과다한 수수료 ▲타사 게임 대비 스토리텔링 부족 ▲자동사냥·이동에 익숙한 중장년 게이머 배려 부족 ▲최근 제기된 게임 내 핵프로그램 구동 의혹 등을 ‘TL’의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여기에 모바일 게임 시장 내 기존 ‘리니지’ 스타일을 모방한 이른바 ‘리니지 라이크류’ 게임의 범람에 따른 수익 감소, ‘과다한 과금 BM(비지니스 모델)’에 따른 회사 평판 하락 등으로 인해 지난 2021년 2월 주당 100만원 이상을 기록했던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3년여만인 지난 16일 종가 기준 16만9400원까지 내려온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조세금융신문’과의 통화에서 “게이머 사이에서 ‘개고기 탕후루’라고 비유하듯 엔씨소프트의 게임은 현재 주요 고객인 중장년층의 이탈, 신규 고객인 10‧20대의 외면 등으로 인해 진퇴양난인 상황”이라며 “이와 함께 기대작 ‘TL’의 부진, ‘리니지 라이크’ 범람, 악화된 회사 이미지 등 개선해야할 부분도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같은 문제점을 극복고자 올해 초 이성구 부사장‧백승욱 상무‧최문영 전무 등 3인의 최고사업책임자 체계로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선 만큼 최우선으로 ‘탈(脫)리니지’ 성향의 신작 게임 성공이 요원하다”며 “앞으로 나올 기대작 ‘아이온2’ 등이 시장에서 ‘기존 리니지류와 다름없다’는 평가를 받을지, ‘환골 탈태했다’는 평가를 받을지에 따라 향후 회사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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