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송기현 기자) 달러-원 환율이 '트럼프 트레이드'의 재개로 달러화 가치가 다시 뛰면서 1,400원 선을 상향 돌파한 채 장을 마쳤다.
12일(한국시간)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새벽 2시 달러-원 환율은 전장 서울 외환시장 주간 거래(오전 9시~오후 3시 반) 종가 1,386.40원 대비 14.60원 급등한 1,401.00원에 마감했다. 달러-원 환율은 이날 주간 거래 종가 1,394.70원과 비교하면 6.30원 뛰었다.
달러-원 환율의 종가가 1,400원 선 위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 2022년 11월 7일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다만 2022년 11월에는 달러-원 야간 거래가 새벽 2시까지 열리지는 않았다. 달러-원 환율은 이날도 달러인덱스와 보조를 맞추며 움직였다.
이날 미국이 재향군인의 날(베테랑스 데이)을 맞아 주요 경제 지표나 이벤트가 예정돼 있지 않았다. 채권시장도 휴장에 들어갔다. 하지만 외환시장에선 트럼프 거래가 되살아나면서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났고 달러화로 매수세가 다시 집중됐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104.94에서 멈췄던 달러인덱스는 이날 0.6% 이상 오르며 105.6선을 상향 돌파했다. 지난 7월 3일 이후 장 중 최고치다. 이날 서울 환시 마감 후 달러인덱스는 한층 탄력을 받아 미국 시장 개장 직후엔 105.7선까지 뚫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기 내각을 본격적으로 조각하기 시작하면서 달러화를 미리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주말 간 수지 와일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집권 2기 첫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지명한 데 이어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을 국경 관리 및 이민 정책 총괄(국경 차르)로 이날 임명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과격한 관세 부과로 수입 물가가 뛰면서 인플레이션도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느리게 만드는 요인이자 '강달러'를 지탱하는 재료다.
트럼프가 2기 행정부에서 강경파로 손꼽히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같은 자리에 재선임할 것이라는 관측도 달러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BMO글로벌자산관리의 비판 라이 매니징 디렉터는 "시장이 점점 '붉은 물결(공화당의 정치권 장악)'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며 "달러화가 그 수혜 대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핌코의 리비 캔트릴 미국 공공정책 총괄은 "트럼프가 이제는 다시 선거에 출마해야 한다는 정치적 고려에 덜 얽매일 것"이라며 "다만 미국 의회 선거에서 공화당이 작은 차이로 다수당이 된 것은 트럼프의 의제에 견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야간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서울 마감 무렵보다 0.3엔 올랐다. 유로-달러 환율은 1.06505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2300위안이다.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06.78원을 나타냈고, 위안-원 환율은 192.87원에 거래됐다. 이날 달러-원 환율의 장중 고점은 1,402.80원이었고, 저가는 1,392.50원으로 나타났다.
야간 거래까지 총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126억2천2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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